특허출원 시기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이미 어느 정도 아이디어는 정리가 되어 있는 상태일 겁니다. 그런데 막상 "언제 출원해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 멈춰 서신 거겠죠.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오늘은 특허출원 시기 전략에 대해 이야기 드리려 합니다. 사실 이 주제,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단순히 "빨리 내면 좋다"는 말로 끝날 문제가 아니거든요.

하루 차이로 특허가 날아간 사례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자체 개발한 공정 방식에 대해 특허를 준비하면서, 먼저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확인한 뒤 출원하자는 생각을 갖고 계셨어요. 합리적인 판단처럼 보이죠.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품을 출시하고 약 두 달이 지난 시점, 경쟁사가 유사한 방식으로 특허를 먼저 출원해 버린 겁니다. 이 분이 저에게 오셨을 때는 이미 상황이 꽤 복잡해진 뒤였습니다. 선행기술 조사를 해봤더니 경쟁사 출원이 공개되어 있었고, 본인이 먼저 개발했다는 증거는 있었지만 출원일 기준으로는 뒤처진 상태.
결국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했습니다.
특허는 먼저 개발한 사람이 아니라,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를 갖습니다. 이게 우리나라 특허법의 기본 원칙입니다. 선출원주의라고 하죠. 이 한 가지 사실만 제대로 알고 계셨어도, 그분은 그런 고생을 안 하셨을 겁니다.

"아직 완성이 안 됐는데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의 특징을 요약해 보면, 상당수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아직 개발이 완료된 게 아니라서요.
시제품도 없는데 출원이 되나요?
조금 더 다듬고 나서 하려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특허는 완성된 제품을 제출하는 게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문서로 구체화해서 제출하는 겁니다. 머릿속에 있는 발명의 내용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만 정리가 되어 있으면, 출원은 가능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출원일이 곧 권리의 기산점입니다. 완성을 기다리는 그 몇 달 사이에 누군가 비슷한 아이디어를 먼저 출원해 버리면, 그때는 정말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만 내면 될까요?
이 부분은 조금 더 섬세하게 봐야 합니다.
빠른 출원이 중요한 건 맞습니다. 그러나 너무 급하게, 아무 전략 없이 출원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제가 19년간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건, 출원 시기와 출원 전략은 항상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아이디어가 아직 초기 단계인데, 핵심 기술의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 상태에서 출원을 하면, 나중에 실제 제품과 특허 내용이 달라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허는 받았는데 정작 사업에 쓸 수 없는 특허가 되는 거죠. 뭐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반대로, 기술의 방향이 어느 정도 확정됐고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출원하는 것이 맞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핵심은 이겁니다. 출원 시기는 발명의 완성도와 시장 상황, 두 가지를 동시에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Q. 공개 전에 출원해야 한다는데, '공개'가 뭔가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습니다.
특허법에서 말하는 공개란 생각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학회 발표, 논문 게재, 박람회 전시, 심지어 SNS에 올린 게시물도 공개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 제품 소개 영상 올린 것도 마찬가지고요.
공개 후에는 원칙적으로 특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예외 규정이 있긴 합니다. 공개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출원하면서 신규성 의제 주장을 하면, 일정 요건 하에 구제가 됩니다. 그러나 이 예외 규정은 말 그대로 예외입니다. 처음부터 이 규정에 기대고 출원 계획을 짜는 건 권장하지 않습니다.
박람회 나가기 전에 출원하세요. 투자자에게 피칭하기 전에 출원하세요. 파트너사와 기술 미팅 하기 전에 출원하세요. 이게 기본입니다.

분할출원과 우선권 주장, 시기 전략의 숨겨진 카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특허 출원 시기 전략에서 의외로 활용도가 높은 게 우선권 주장 출원입니다. 국내에서 먼저 출원을 해놓고, 1년 이내에 해외 출원을 하면서 국내 출원일을 기준으로 우선권을 주장하는 방식입니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처음부터 해외 특허를 출원하는 건 비용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국내 출원을 먼저 빠르게 해놓고, 1년의 유예 기간 동안 사업 방향을 검토한 뒤 해외 출원 여부를 결정하는 전략을 많이 씁니다.
분할출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출원할 때 하나의 명세서에 여러 아이디어를 담아 두고, 나중에 사업 방향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별도의 특허로 분리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출원일의 이점을 살리면서도 유연하게 권리 범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략들은 처음 출원할 때 어떻게 명세서를 작성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나중에 분할을 하려고 해도, 처음 명세서에 해당 내용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고객분께 처음 출원 시 사업의 방향성을 충분히 이야기해 달라고 합니다. 지금 당장의 아이디어뿐 아니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키울 것인지까지 고려해서 명세서를 설계해야 하거든요.

셀프 출원, 시기만 맞춰도 되는 거 아닌가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어차피 빨리 내는 게 중요하면, 셀프로 일단 출원해 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맞는 말 같지만, 반만 맞습니다.
출원일 확보는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특허는 출원만 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심사 과정에서 거절이유가 나오면 대응을 해야 하고, 청구항의 범위가 너무 좁게 작성되어 있으면 등록은 받아도 쓸모없는 특허가 됩니다.
실제로 셀프 출원을 하고 거절이유를 받은 뒤 저에게 오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이미 출원 단계에서 청구항이 너무 좁게 잡혀 있거나, 명세서 기재가 부실해서 보정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갈 뿐이죠.
시기를 맞추는 것과, 제대로 된 권리를 확보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아야 특허가 진짜 무기가 됩니다.

결국, 언제 출원해야 하는가
정리 드리면,
- 아이디어의 방향이 어느 정도 잡혔다면, 완성을 기다리지 말고 출원하십시오
- 공개(발표, 전시, SNS 포함) 전에 반드시 출원하십시오
-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면, 국내 출원일 기준 1년 이내에 해외 출원 여부를 결정하십시오
- 처음 명세서를 작성할 때, 사업의 미래 방향까지 변리사와 충분히 이야기하십시오
이 네 가지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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