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오늘은 특허 가출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존재 자체를 모르는 분들도 많고, 알더라도 "어차피 나중에 본출원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고 그냥 지나치시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런데 19년간 실무를 하면서 느낀 건, 이 제도를 제때 쓰지 않아서 억울하게 권리를 잃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그게 안타까워서 오늘 이 글을 씁니다.

특허 가출원, 도대체 뭔가요?
정식 명칭은 임시명세서를 활용한 특허출원입니다. 특허법 제82조의2에 근거한 제도로, 완성된 명세서 없이도 발명의 기본 내용만으로 출원일을 먼저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특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날짜입니다. 같은 아이디어라도 하루라도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를 가져갑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명세서를 작성하려면 보통 3~4주가 걸립니다. 그 3~4주 사이에 누군가 비슷한 아이디어를 먼저 출원하거나, 혹은 본인이 아이디어를 외부에 공개해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위험을 막아주는 게 바로 가출원입니다.
발명 내용의 뼈대만 갖춰지면 당일 출원도 가능하고, 통상 1~2일 안에 출원번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1년 이내에 국내 우선권 주장을 통해 내용을 보완한 본출원을 진행하면, 최초 가출원 날짜를 기준으로 권리 판단을 소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당장 가출원을 하십시오
제가 하루에도 20건씩 상담을 하다 보면, 가출원이 절실히 필요한데 그걸 모르고 계신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최근에도 이런 분이 오셨습니다. 스타트업 대표인데, 다음 주에 투자자 미팅이 잡혀 있어서 아이디어를 공개해야 한다는 겁니다. 명세서 작성은 아직 시작도 못 했고요. 이 경우, 공개 전에 가출원을 해두지 않으면 본인이 발표한 내용이 공지된 기술이 되어 나중에 특허 등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래 상황 중 하나라도 해당하신다면 지금 바로 가출원을 검토하셔야 합니다.
- 외부 발표, 투자 미팅, 논문 제출 등 아이디어 공개가 임박한 경우
- 협력사나 파트너에게 기술 내용을 공유해야 하는 경우
- 사업상 출원번호가 급히 필요한 경우

가출원할 때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하나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완벽하게 정리된 자료가 없어도 됩니다. 발명의 핵심 아이디어가 담긴 자료라면 충분합니다. 사업계획서, 제품 설계도, 논문 초안, 심지어 A4 한 장에 손으로 정리한 메모도 괜찮습니다.
가출원 시에는 청구범위 유예 제도를 활용하기 때문에, 청구범위를 지금 당장 완벽하게 작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변리사가 주신 자료를 바탕으로 발명의 기술적 내용을 정리하여 임시명세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출원을 진행합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정도 자료로 되겠어?" 하고 망설이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게 훨씬 더 큰 손실입니다.

가출원의 함정, 모르면 낭패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드려야겠습니다.
가출원은 빠르게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처음 작성한 임시명세서의 내용이 이후 권리 범위를 결정짓는다는 점을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나중에 국내 우선권 주장을 통해 본출원을 할 때, 소급받을 수 있는 내용은 최초 가출원에 포함된 내용에 한정됩니다. 처음에 임시명세서를 허술하게 작성해두면, 본출원 때 아무리 내용을 보완하려 해도 새로 추가된 부분은 가출원 날짜를 소급받지 못합니다.
실제로 이런 경우를 봤습니다. 급하다고 혼자 간단히 정리해서 가출원을 했는데, 정작 중요한 기술적 특징이 임시명세서에 빠져 있었던 거죠. 본출원 때 해당 내용을 추가했지만, 그 부분은 가출원 날짜를 소급받지 못했고, 결국 경쟁사의 선행기술에 막혀 등록이 거절됐습니다.
뭐 그런 거죠.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 세팅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가출원은 본출원에 앞서 추가로 진행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당연히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통상 30~50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예상하시면 됩니다. 본출원 비용과 합산하면 전체 예산이 조금 늘어나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오. 아이디어 하나를 개발하는 데 들인 시간과 비용이 얼마입니까? 그 권리를 선점하는 날짜 하나를 확보하는 데 30~50만 원이 아깝다고 느껴지신다면, 솔직히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반면, 가출원을 하지 않다가 경쟁사에 선출원을 빼앗기거나, 본인의 공개 발표가 공지기술이 되어 등록을 못 받게 되면 그때는 아무리 돈을 써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가출원, 셀프로 해도 될까요?
특허청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본인이 직접 출원하는 것이 가능하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특히 가출원은 더욱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임시명세서에 무엇을 어떻게 담느냐가 이후 권리 범위 전체를 결정합니다. 변리사 입장에서 보면, 가출원 단계에서 발명의 핵심 구성요소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표현으로 기재하느냐가 나중에 본출원의 청구범위를 설계하는 데 직결됩니다.
이걸 특허 실무를 모르는 분이 혼자 하시면, 나중에 본출원 때 변리사가 아무리 잘 작성해도 가출원 소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처음부터 경험 있는 변리사와 함께 진행하셔야 합니다.
저는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직접 관리하고 있고, 가출원 역시 당일 출원 포함 다양한 케이스를 다뤄왔습니다. 급하신 분들도 연락 주시면 최대한 빠르게 대응해 드립니다.
특허 가출원은 제도 자체는 간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 꽤 많은 실무적 판단이 숨어 있습니다. 빠른 출원번호 확보라는 장점만 보고 가볍게 접근했다가, 나중에 권리 범위가 쪼그라들어 돌아오는 경우를 저는 너무 많이 봤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제대로 보호받기를 바랍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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