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일본특허번역출원, 영어 명세서 그대로 내면 절대 안 됩니다

윤변리사 2026. 6. 21. 07:08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요즘 일본 특허 관련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이미 특허출원을 해놨는데, 일본에도 같은 내용으로 출원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막상 알아보다 보면 '번역출원'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거기서부터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하죠.


오늘은 그 부분을 좀 풀어드릴까 합니다.




일본특허, 한국 출원과 뭐가 다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차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허청에 명세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받고, 등록 여부가 결정되는 흐름은 동일합니다.


다만 일본특허 출원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바로 언어입니다.


일본 특허청(JPO)은 원칙적으로 일본어로 된 명세서를 요구합니다. 한국에서 작성한 출원서를 그대로 제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번역 작업이 단순한 언어 변환이 아니라는 점, 이게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의 핵심입니다.


특허 명세서는 법적 문서입니다. 단어 하나, 표현 하나가 권리범위를 결정짓습니다. 일반 번역가에게 맡겼다가 낭패를 보신 분들, 저에게 오셔서 하소연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권리범위가 줄어든 채로 등록이 되어버리면, 그 특허는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해집니다.




우선권 주장, 놓치면 진짜 손해입니다


일본특허 번역출원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파리조약에 의한 우선권 주장입니다.


한국에서 특허출원을 한 날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일본에 출원하면, 한국 출원일을 일본 출원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특허는 선출원주의입니다. 하루라도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를 가져갑니다. 한국에서 출원한 이후 일본 시장을 조사하고, 사업 계획을 세우고, 파트너를 찾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게 됩니다. 그 사이 경쟁자가 유사한 기술을 일본에 먼저 출원해버리면? 그때는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12개월. 이 기간을 달력에 표시해두십시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한국 출원 후 14개월이 지나서 연락을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우선권 주장 기간이 이미 지나버린 상황이었죠. 일본 출원 자체는 가능하지만, 그 사이 공개된 한국 출원 내용이 선행기술로 작용해 심사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려야 했습니다.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번역출원, 그냥 맡기면 안 되는 이유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번역출원을 의뢰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실수가 있습니다. "어차피 번역이니까 어디서 해도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입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 특허 명세서는 일본 특허청의 심사 기준에 맞게 최적화되어야 합니다. 한국 명세서를 직역하면 일본 심사관이 요구하는 기재 방식과 맞지 않아 거절이유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기재하는 방식, 발명의 효과를 서술하는 방식 등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미묘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과거에 일본 SONY ENTERTAINMENT社 및 무라타제작소社의 인커밍 특허출원 업무를 직접 담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본 측에서 들어오는 특허를 한국에 출원하는 작업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일본 명세서의 구조와 논리를 몸으로 익혔습니다. 단순히 책으로 배운 것과는 다릅니다.


그 경험이 지금 일본 번역출원을 준비하는 고객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일본어를 모르는데 어떻게 진행하나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고객분이 일본어를 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발명 내용을 한국어로 충분히 설명해 주시면, 번역과 명세서 작성, 일본 현지 대리인과의 협력까지 저희가 모두 처리합니다.


다만, 한 가지 꼭 준비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발명의 내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시는 겁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기존 방법과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가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 이 세 가지를 명확히 설명하실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이 부분은 한국 특허출원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발명자가 자신의 발명을 얼마나 명확하게 설명하느냐가 좋은 특허의 출발점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일본 번역출원에서는 이 설명의 명확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번역 과정에서 모호한 부분이 있으면 권리범위가 의도치 않게 좁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PCT 출원 vs 파리조약 출원, 뭘 선택해야 하나요?


일본 단독으로 출원하는 경우라면 파리조약에 의한 우선권 주장 출원이 일반적입니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고, 절차도 단순합니다.


반면 일본 외에 미국, 유럽, 중국 등 여러 나라에 동시에 출원할 계획이 있다면 PCT(국제특허출원)를 먼저 고려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PCT를 통하면 하나의 출원으로 여러 나라에 동시에 출원 효과를 낼 수 있고, 각국 국내단계 진입까지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 일본 단독 진출 계획: 파리조약 우선권 주장 출원
  • 다국가 동시 진출 계획: PCT 출원 후 일본 국내단계 진입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사업 계획과 예산, 기술의 성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상담을 통해 개별적으로 검토해드리는 것이 맞습니다.




셀프로 하면 안 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특허 셀프 출원도 쉽지 않은데, 일본어로 된 명세서를 스스로 작성해서 일본 특허청에 제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일본 특허청은 일본 내 주소를 가진 대리인을 통해서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외국인이 직접 출원하려면 일본 현지 특허사무소에 재위임을 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결국 어떤 방식이든 전문가를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측 변리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일본 현지 대리인에게 단순히 서류를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출원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일본 심사 기준에 맞게 번역 방향을 제시하고, 중간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응 전략을 함께 고민해줄 수 있는 변리사가 필요합니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에 이미 일본 현지 대리인에게 직접 연락했다가 소통이 안 돼서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언어 장벽뿐 아니라, 한국 특허의 내용을 일본 측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엉뚱한 방향으로 출원이 진행된 경우도 봤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저를 찾아오시는 거죠.




정리 드리면,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 우선권 주장 기간을 반드시 지킬 것, 번역출원은 단순 번역이 아닌 일본 심사 기준에 맞는 명세서 최적화 작업임을 기억하실 것, 일본 단독 진출이냐 다국가 진출이냐에 따라 PCT와 파리조약 중 선택이 달라진다는 것.


이 세 가지 정도는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일본 특허 번역출원 경험이 충분한 변리사를 통해서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