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식품특허, 대부분은 등록 못 받습니다(feat. 자연발생물질 제외 기준)

윤변리사 2026. 7. 18. 22:28

식품특허 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이미 어느 정도 공부를 하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인이 개발한 레시피, 제조 공법, 식품 배합 비율 같은 것들이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셨겠죠. 혹은 이미 식품 관련 사업을 운영 중인데,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내놓아서 억울한 마음이 드셨을 수도 있고요.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오늘은 식품특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9년 동안 수천 건의 특허를 다뤄왔는데, 그 중에서도 식품 관련 특허는 유독 오해가 많은 분야입니다. 잘 모르고 진행했다가 낭패를 보시는 분들도 꽤 많이 봤습니다.




식품특허, 레시피도 특허가 될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됩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레시피는 저작권이지 않나요?"라고 물어보십니다. 그건 반만 맞는 말입니다. 레시피의 표현 방식, 즉 책에 담긴 글 자체는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레시피가 담고 있는 기술적 아이디어, 즉 어떤 성분을 어떤 비율로 조합했을 때 특정한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내용은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닭고기를 소금에 절여서 굽는다"는 특허가 안 됩니다. 너무 일반적이고, 누구나 이미 알고 있는 방법이니까요. 그런데 "특정 유산균 종을 일정 농도로 배합한 마리네이드 용액에 닭고기를 48시간 침지하면 육질 연화 효과와 항산화 기능이 동시에 발현된다"는 이야기라면 달라집니다. 신규성과 진보성이 있다면 특허로 등록받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새로운 기술적 효과'입니다.




식품특허가 등록되는 유형들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 조성물 특허: 특정 성분들의 조합, 배합 비율, 함량 범위 등에 관한 특허입니다. 가장 많이 출원되는 유형이고, 건강기능식품, 음료, 소스류 등에서 많이 활용됩니다.
  • 제조방법 특허: 식품을 만드는 공정, 가공 방법, 발효 조건 등에 관한 특허입니다. 동일한 재료라도 제조 방법이 다르면 별도의 특허가 가능합니다.
  • 용도 특허: 기존에 알려진 물질이나 성분이 새로운 기능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출원하는 특허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 식품 원료가 특정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사실 이 세 가지가 딱 떨어지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나의 발명 안에 조성물과 제조방법이 동시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그걸 어떻게 청구항에 담느냐에 따라 권리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식품특허가 어렵다고 느끼는 진짜 이유


솔직히 말씀드리면, 식품특허는 다른 분야에 비해 까다로운 편입니다.


왜냐하면 선행기술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먹어온 음식들이 있고, 그 과정에서 쌓인 공지 기술의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특허청 심사관 입장에서는 "이게 정말 새로운 건가?"를 굉장히 엄격하게 봅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하자면, 저한테 상담 오시는 분들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전통 발효 방식을 현대화한 장류 제품을 개발하셨는데, 본인은 분명히 새로운 방법이라고 확신하셨거든요. 그런데 막상 선행기술 조사를 해보니, 유사한 공법이 이미 10년 전에 논문으로 발표가 되어 있었습니다. 논문 한 편이 특허 등록의 발목을 잡은 거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식품특허에서 등록 성공률을 높이려면 출원 전 선행기술 조사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냥 특허청 키프리스에서 키워드 몇 개 검색해보는 수준이 아니라, 논문 데이터베이스까지 포함해서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출원부터 했다가 거절받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식품특허, 셀프로 하면 안 되는 이유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식품 분야에서 셀프 출원을 시도하시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특허청 홈페이지에서 직접 출원하면 비용이 줄어드니까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제가 본 케이스 중에, 소스류 제조업을 하시는 분이 직접 특허를 출원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있습니다. 본인이 개발한 소스의 핵심 배합 비율을 청구항에 너무 구체적으로 적어버린 겁니다. 예를 들어 "A 성분 3%, B 성분 5%, C 성분 2%"처럼요. 등록은 됐습니다. 그런데 경쟁사가 A 성분을 3.5%로 바꾼 제품을 출시했고, 특허 침해를 주장했더니 권리 범위 밖이라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특허가 있는데도 막지 못한 겁니다.


이게 식품특허의 함정입니다. 등록 자체보다, 권리 범위를 얼마나 넓고 탄탄하게 설계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청구항 하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발명이라도 쓸모 있는 특허가 되기도 하고, 경쟁사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하는 종이 한 장이 되기도 합니다.




건강기능식품, 식품첨가물 분야의 특수성


건강기능식품이나 식품첨가물 분야는 일반 식품보다 특허 전략이 더 복잡합니다.


왜냐하면 특허 등록과 별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 절차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특허를 받았다고 해서 그 제품을 바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특허 출원 시점과 인허가 신청 시점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 그리고 특허 명세서에 기재하는 효능 관련 내용이 나중에 인허가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특허만 먼저 받아놨다가, 인허가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허 명세서에 기재된 효능 표현이 식약처 기준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표현이었다거나, 특허 공개로 인해 영업비밀 전략이 틀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처음 단추를 잘 못 끼운 경우, 나중에 돌이키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식품특허, 지금 당장 출원해야 하는 이유


아직 제품이 완성되지 않았는데 출원해도 되나요?

네, 됩니다. 특허는 시제품이 없어도 출원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 출원이 가능하고, 오히려 그게 맞습니다. 특허는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를 갖는 '선출원주의'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19년 동안 가장 안타까웠던 경우 중 하나가 이겁니다. 몇 년 동안 공들여 개발한 식품 제조 기술이 있는데, 출원을 미루다가 경쟁사가 먼저 유사한 특허를 등록해버린 경우. 그분은 제게 오셔서 "제가 먼저 개발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셨는데, 제가 드릴 수 있는 답이 많지 않았습니다.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는 말을 저 스스로 자주 되뇌이는데요. 특허만큼은 짧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빨리 출원하고, 천천히 사업을 키우는 게 순서입니다.




정리 드리면,


식품특허는 레시피, 조성물, 제조방법, 용도 등 다양한 형태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단, 선행기술 조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출원 후 거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구항 설계를 잘못하면 등록이 되어도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은 특허 전략과 식약처 인허가 전략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출원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완성된 제품이 없어도 됩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