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상품특허, 특허법상 물품특허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윤변리사 2026. 7. 27. 09:50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오늘은 '상품특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주제로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의 절반 이상이 이미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뒤에야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그분들 중 상당수는 "이미 늦은 것 아닌가요?"라는 말을 첫 마디로 꺼내시죠. 그 눈빛을 19년 동안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상품특허, 뭘 보호하는 건가요


먼저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흔히 '상품특허'라고 부르는 것은, 법률 용어로 정확히 말하면 물건(물품)에 관한 발명을 특허로 보호받는 것을 뜻합니다. 특허법상 발명은 크게 물건, 방법,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나뉘는데요. 그 중 '물건의 발명'이 바로 우리가 일상에서 '상품특허'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제품의 구조, 형상, 재질의 조합, 혹은 그 기능적 특성까지 포함해서 특허의 보호 범위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모양을 보호하는 디자인권과는 다릅니다. 기능과 구조, 그 작동 원리까지 권리 범위에 넣을 수 있다는 게 상품특허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힘들게 개발한 제품의 핵심 기술을 경쟁사가 슬쩍 베껴서 팔아도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 그걸 막아주는 것이 상품특허입니다.




출원 시점을 놓치면 벌어지는 일


참 안타까운 사례가 많습니다.


몇 달 전, 소형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대표님이 찾아오셨습니다. 2년 전 자체 개발한 제품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꽤 잘 팔리기 시작하자, 비슷한 제품들이 우후죽순 쏟아졌다고 하시더군요. 심지어 중국산 카피 제품이 절반 가격으로 국내 오픈마켓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허를 받으셨냐고 여쭤봤더니, "그때 바빠서 미뤘다"고 하셨습니다.


문제는, 제품을 공개하거나 판매한 날로부터 1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공지된 기술은 이미 공공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분의 경우 2년이 지나 있었으니, 사실상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기회는 이미 사라진 후였습니다.


그 대표님이 그날 사무실을 나가시던 뒷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뭐라 위로의 말을 드리기가 어려웠습니다.




상품특허,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나요


특허 등록을 받으려면 크게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신규성: 출원일 이전에 동일한 발명이 공개된 적이 없어야 합니다.
  • 진보성: 기존 기술과 비교했을 때, 해당 분야 전문가가 쉽게 생각해낼 수 없는 수준의 창의성이 있어야 합니다.
  • 산업상 이용 가능성: 실제 산업에 활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중 실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진보성입니다. 신규성은 선행기술 조사를 해보면 어느 정도 확인이 되는데, 진보성은 심사관의 판단이 개입되는 영역이라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경험 많은 변리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청구항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진보성 인정 여부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단순히 "이런 제품 특허 내주세요"라고 하면, 그냥 명세서 쓰고 출원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거절통지가 오면, 그때서야 "어떻게 해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청구항 설계가 전부입니다


상품특허에서 가장 중요한 것, 딱 하나만 꼽으라면 청구항 설계입니다.


청구항이란, 내가 독점하고 싶은 기술의 범위를 문장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게 넓으면 넓을수록 강한 특허가 되지만, 너무 넓으면 심사관이 선행기술을 들이밀며 거절합니다. 반대로 너무 좁게 쓰면 등록은 쉽게 받지만, 경쟁사가 조금만 변형해도 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 균형을 잡는 것이 변리사의 실력입니다. 뭐 그런 거죠.


저는 상담을 할 때 고객의 제품이 어떤 시장에서 어떤 경쟁 구도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파악합니다. 특허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업을 지키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등록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쓸모없는 특허를 받아놓고 비용만 날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셀프 출원, 해보셨나요


요즘 특허청 온라인 시스템이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직접 특허를 출원해보셨다는 분들을 심심찮게 만납니다.


글쎄요. 출원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출원하느냐입니다.


상품특허에서 셀프 출원의 가장 큰 함정은, 명세서와 청구항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 채 출원했다가 거절을 받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그 거절이유를 극복하려면 처음부터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데, 이미 출원 내용이 공개된 상태라 수정에 한계가 생깁니다. 처음 단추를 잘못 끼운 거죠.


더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셀프 출원으로 좁은 권리만 겨우 등록받아 놓고,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을 버젓이 팔고 있는데도 침해라고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특허는 있는데 막상 쓸 수가 없는 거죠. 이걸 러시안 룰렛이라고 하지 않으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상품특허, 언제 출원해야 하나요


정답은 하나입니다.


지금 당장.


제품 개발이 완료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시점, 즉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성만 갖추면 출원이 가능합니다. 시제품이 없어도 됩니다. 설계도가 완성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제품을 시장에 공개하기 전에 출원을 마쳐두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공개 후 1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사이에 누군가 먼저 유사한 아이디어로 출원을 해버리면 선점권을 빼앗길 수 있습니다. 특허는 먼저 출원한 사람이 이기는 선출원주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하루 20건 이상의 상담을 직접 진행하다 보면,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이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19년 동안 들어온 말인데, 아직도 그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




마치며


상품특허는 여러분이 땀 흘려 만든 제품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패입니다.


비용이 아까워서, 바빠서, 나중에 하려고 미루다가 경쟁사에 시장을 빼앗기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그 후회는 정말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거든요.


꼭 저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변리사를 통해서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