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조건, 변리사가 이야기하는 가장 놓치기 쉬운 3가지

윤변리사 2026. 4. 1. 17:25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를 받기 위한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요즘 특허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 정도면 특허 받을 수 있지 않나요?"라고 물어보십니다.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있고, 아직 세상에 없는 것 같고, 그러면 당연히 특허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시는 거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판단이 맞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틀렸을 때의 대가가 생각보다 크다는 겁니다. 출원 비용을 쓰고, 1년 넘게 기다렸다가 거절 통지를 받는 분들을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납니다.


19년간 특허 실무를 해오면서, 특허조건에 대한 오해가 얼마나 많은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풀어보려 합니다.




특허가 되려면, 세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특허법에서 규정하는 등록 요건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신규성, 진보성, 산업상 이용가능성.


이 세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특허로 등록될 수 있습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거절입니다.


신규성은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이미 세상에 알려진 기술이라면 특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처음 생각했더라도, 누군가 이미 논문에 발표했거나, 외국에서 특허를 냈거나,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 나왔다면 신규성이 없습니다. 이 부분을 놓치고 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진보성은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신규성은 있지만, 기존 기술에서 누구나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수준이라면 역시 거절됩니다. 쉽게 말해, "이 정도는 해당 분야 전문가라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나오면 특허가 안 된다는 거죠. 실무에서 거절 이유의 절반 이상이 이 진보성 부족입니다. 산업상 이용가능성은 실제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인데, 이건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충족하는 편이라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신규성, 생각보다 무서운 조건입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식품 관련 제조 방법을 개발하셨는데, 본인이 직접 SNS에 제조 과정을 올린 게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거니까 괜찮지 않나요?" 하고 물으셨는데,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본인이 공개한 것도 신규성을 깨뜨립니다.


특허법에는 공지예외 주장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본인 공개에 한해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이 공개일로부터 12개월 이내로 제한되어 있고, 절차도 놓치면 끝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2년이 지난 후 출원하러 오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마음이 무겁습니다.


특허를 생각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이디어를 외부에 공개하기 전에 반드시 출원부터 하시거나, 적어도 변리사와 상담을 먼저 하십시오. 순서가 바뀌면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진보성, 이게 진짜 핵심 관문입니다


신규성은 검색으로 어느 정도 확인이 됩니다. 그런데 진보성은 다릅니다.


진보성 판단은 심사관의 주관적 해석이 상당 부분 개입됩니다. 그래서 같은 아이디어라도 어떻게 청구항을 작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청구항이란 특허에서 보호받고자 하는 범위를 문장으로 정의한 것인데, 이게 너무 넓으면 선행기술과 겹쳐서 거절되고, 너무 좁으면 등록은 되어도 경쟁사가 살짝 우회해서 쓸 수 있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글쎄요, 이게 말로 설명하면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섬세한 작업입니다. 저도 하루 20건 가까이 상담을 하고,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느끼는 건데, 진보성 판단을 잘못 짚어서 처음부터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경우가 셀프 출원에서 특히 많이 나옵니다.


진보성 부족으로 거절이 나오면, 단순히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출원 단계에서 청구항 구조 자체가 잘못 설계된 거라면, 나중에 고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단추를 잘못 끼운 셔츠는 끝까지 풀고 다시 끼워야 하는 것처럼요.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특허가 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 부분도 자주 오해를 받는 부분입니다.


아무리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라도, 특허법상 보호 대상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게임 규칙, 수학적 공식, 정신적 활동의 방법 같은 것들은 원칙적으로 특허를 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자연법칙 자체, 예를 들어 "중력은 이렇게 작용한다"는 식의 발견은 특허 대상이 아닙니다.


BM특허, 즉 비즈니스모델 특허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나 시스템과 결합된 구체적인 구현 방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구체적인 기술적 수단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거죠. 이 경계선을 어디서 긋느냐가 실무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이 부분은 추후 별도 컬럼으로 자세히 다뤄볼 예정입니다.




셀프 출원, 조건 충족 여부 판단이 문제입니다


특허조건을 이야기할 때, 셀프 출원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허청 홈페이지에 가면 개인도 직접 출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시도하시는 분들이 꽤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출원 자체보다 특허조건을 제대로 충족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겁니다.


신규성 검색을 어느 정도 하셨다 해도, 진보성 판단은 다릅니다. 선행기술과 본인 아이디어의 차이를 어떻게 부각시킬 것인지, 청구항을 어떻게 구성해야 심사관의 거절을 피할 수 있는지는 경험에서 나옵니다. 저도 처음 변리사 생활을 시작했을 때 이 감각을 익히는 데 몇 년이 걸렸습니다.


셀프 출원 후 거절 통지를 받고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될 줄 알았는데"라는 말씀을 하신다는 겁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특허조건은 내 기준이 아니라 특허법과 심사관의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그 간극을 줄이는 것이 변리사가 하는 일입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특허조건 충족 여부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전문가를 통해 먼저 확인하시고 진행하시길 권합니다.




정리 드리면


  • 특허조건은 신규성, 진보성, 산업상 이용가능성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본인이 먼저 공개한 아이디어도 신규성이 깨질 수 있으니, 출원 전 공개는 조심하십시오.
  • 진보성 판단은 청구항 설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처음 설계가 중요합니다.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