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실시권은 '내 특허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이자, 잘못 설정하면 사업의 발목을 잡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 등록 후, 그다음이 진짜입니다
특허를 등록받고 나서 연락이 뚝 끊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등록증 받으면 끝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솔직히, 그 마음 이해는 합니다. 출원부터 등록까지 길게는 2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있으니, 등록증 손에 쥐는 순간 허탈할 만도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특허는 등록이 끝이 아닙니다. 등록 이후부터가 진짜 시작이거든요. 특허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그 활용 방식 중에서 오늘 제가 이야기 드리고 싶은 것이 바로 특허실시권입니다.

특허실시권, 한마디로 설명하면
쉽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내 특허기술을 다른 사람이 쓸 수 있게 허락해 주는 것.
그게 특허실시권입니다. 특허권자가 자기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도 하지만, 제조 능력이 없거나 유통망이 부족한 경우, 혹은 더 많은 수익을 원하는 경우에는 타인에게 그 기술을 사용하도록 허락하고 대가를 받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그 대가가 바로 실시료(로열티)고요.
특허를 팔아버리는 것(특허권 양도)과는 다릅니다. 양도는 소유권 자체를 넘기는 것이지만, 실시권은 소유권은 내가 가지고 있으면서 사용권만 빌려주는 개념입니다. 집으로 비유하면, 집을 파는 게 아니라 세를 놓는 것과 비슷하죠.

전용실시권 vs 통상실시권, 이 차이를 모르면 낭패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십니다. 실시권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전용실시권은 말 그대로 독점적인 사용권입니다. 전용실시권을 설정하면, 특허권자 본인조차도 그 기술을 사용하려면 전용실시권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이게 꽤 강력한 권리입니다. 특허청에 등록을 해야 효력이 생기고요.
통상실시권은 비독점적 사용권입니다. 특허권자가 여러 회사에 동시에 허락할 수 있고, 특허권자 본인도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등록은 의무가 아닙니다만, 등록을 해두면 제3자에게도 대항할 수 있어서 보호 측면에서는 훨씬 낫습니다.
19년 동안 상담을 하면서 보면, 이 두 가지를 구분 못 하고 계약을 맺었다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대표님들 중에서요. 투자사나 대기업과 기술이전 협상을 하면서 "실시권 줄게요"라는 말만 믿고 계약서를 꼼꼼히 안 보셨다가, 나중에 보니 전용실시권을 줘버린 경우가 있습니다. 그 순간부터 자기 특허인데 자기가 마음대로 못 쓰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청천벽력이 따로 없습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법정실시권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알아두시면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계약으로 설정하는 실시권 말고, 법률에 의해 자동으로 발생하는 실시권이 있습니다. 이것이 법정실시권입니다.
예를 들어, 특허가 무효심판에서 무효가 확정되기 전에 그 특허를 선의로 실시하고 있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계속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이를 '중용권(中用權)'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법이 그렇게 정해놓은 겁니다.
또 하나. 직무발명 관련해서도 법정실시권이 생깁니다. 직원이 업무 중에 발명을 해서 특허를 받았는데, 회사가 그 특허를 승계하지 않은 경우, 회사는 해당 특허에 대해 무상의 통상실시권을 갖게 됩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직무발명 관리를 소홀히 하셨다가, 나중에 회사와 직원 사이에 분쟁이 생기는 케이스를 저도 몇 번 봤습니다.

실시권 계약,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최근에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제조업을 하시는 분인데, 본인 특허를 대기업에 기술이전 하면서 실시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를 가져오셔서 보니, 실시 지역 범위가 '대한민국 전역'으로 명시가 안 되어 있고, 실시료 지급 방식도 불명확했습니다. 이게 나중에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충분한 계약이었던 거죠.
실시권 계약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 실시권의 종류: 전용인지 통상인지
- 실시 지역 범위: 국내 한정인지, 해외 포함인지
- 실시 기간: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 실시료 산정 방식: 고정금액인지, 매출 기반 비율인지
- 재실시권(서브라이선스) 허용 여부
이 중 하나라도 애매하게 처리하면, 그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계약서 한 줄 차이가 수억 원의 분쟁으로 번지는 걸 저는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셀프로 실시권 계약 하시려는 분들께
가끔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계약서 양식은 인터넷에서 구했고, 실시료 금액도 대충 합의했으니 그냥 도장만 찍으면 되지 않나요?"
글쎄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특허실시권 계약은 민법상 계약이기도 하지만, 특허법 고유의 논리가 함께 적용되는 영역입니다. 일반 계약서 양식으로는 특허법적으로 중요한 부분들이 빠지기 십상이거든요. 특히 전용실시권이라면 특허청 등록까지 해야 완전한 효력이 생기는데, 이 절차를 모르고 그냥 계약서만 써놓고 끝낸 분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제3자가 특허를 침해했을 때 전용실시권자가 직접 소송을 제기하려 했더니,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19년 실무를 하면서 보면, 처음 단추를 잘못 끼운 계약이 얼마나 큰 후유증을 남기는지 모릅니다. 특히 실시권 계약은 한번 맺으면 수년간 효력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에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피해가 오래갑니다.

특허실시권, 잘 활용하면 이렇게 됩니다
부정적인 이야기만 한 것 같아서, 긍정적인 면도 말씀드립니다.
사실 특허실시권을 잘 설계하면, 특허는 그 자체로 수익 자산이 됩니다. 직접 생산하지 않아도 로열티 수익이 들어오고, 다수의 기업에 통상실시권을 부여해서 시장을 넓히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스타트업이 초기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대기업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초기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도 제가 여러 건 직접 도왔습니다.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느끼는 건데요. 특허를 단순히 '등록 받는 것'으로만 생각하시는 분과, 특허를 '사업 도구'로 생각하시는 분의 결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달라집니다. 특허실시권은 그 차이를 만드는 핵심 수단 중 하나입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특허가 서랍 속에서 잠자는 종이 한 장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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