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요즘 특허무효심판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상대방이 특허를 들고 나타나서 경고장을 받은 경우, 혹은 반대로 내가 오랫동안 써온 기술인데 누군가 특허를 선점해버린 경우. 이런 상황에 처한 분들이 저를 찾아오십니다.
그분들의 표정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당혹감. 그리고 약간의 분노.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그 입장이라면 그럴 것 같습니다.

특허무효심판, 그게 정확히 뭔가요?
쉽게 말씀드리면, 이미 등록된 특허를 "이 특허는 처음부터 등록되면 안 됐다"는 이유로 취소시키는 절차입니다.
특허청이 심사를 해서 등록을 해줬다고 해서, 그 특허가 영원히 유효한 건 아닙니다. 심사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선행기술이 있거나, 특허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했다면 무효가 될 수 있거든요.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청구하면, 심판관들이 해당 특허가 진짜 유효한지를 다시 따져봅니다. 그 결과 무효로 판단되면, 그 특허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됩니다. 소급해서 효력이 사라지는 거죠.
이게 왜 중요하냐면, 상대방 특허가 무효가 되면 침해 주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경고장도, 손해배상 청구도, 다 무력화됩니다.

어떤 경우에 무효가 될 수 있나요?
특허법 제133조에 따라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건 신규성 결여와 진보성 결여입니다.
신규성이란, 그 발명이 출원 전에 이미 공개된 적이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해당 특허와 동일한 기술이 이미 논문, 제품 카탈로그, 학술 발표 등에 공개된 적이 있다면 신규성이 없는 거죠.
진보성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기존에 알려진 기술들을 조합해서 그 발명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면, 즉 당해 기술분야의 전문가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수준이라면 진보성이 없다고 봅니다.
실무에서 보면, 무효심판 사건의 상당수가 이 진보성 결여로 다투어집니다. 신규성은 완전히 동일한 선행기술을 찾아야 하지만, 진보성은 복수의 선행기술을 조합해서 주장할 수 있으니까요. 공격 범위가 더 넓습니다.
그 외에도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 명세서 기재 불비, 공동발명자 누락 등도 무효 사유가 됩니다.

선행기술 조사, 이게 승패를 가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무효심판의 성패는 얼마나 강력한 선행기술을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부분을 가볍게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특허청 심사관도 출원 당시에 선행기술 조사를 합니다. 그런데도 등록이 됐다는 건, 그 심사관이 못 찾은 선행기술이 있거나, 찾았더라도 비교 대상이 되는지 판단이 애매했다는 뜻입니다.
무효심판 청구인 입장에서는, 심사관보다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합니다. 국내 특허 데이터베이스는 기본이고, 미국·일본·유럽 특허, 학술 논문, 기술 잡지, 심지어 제품 설명서나 카탈로그까지 뒤져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제가 상담한 분 중에, 상대방 특허 때문에 수년간 사업을 제대로 못 하고 있던 중소기업 대표님이 계셨습니다. 이미 다른 사무소에서 무효심판을 한 번 진행했다가 기각된 케이스였어요. 선행기술 조사가 너무 피상적으로 이루어진 게 패인이었습니다. 저희가 다시 면밀하게 조사를 해보니, 일본 기술 잡지에 유사 기술이 공개된 자료가 있었습니다. 결국 재심판 청구를 통해 무효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한 번 기각됐다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새로운 증거가 있으면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경고장을 받았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경고장을 받으셨다면, 일단 침착하게 대응하셔야 합니다.
당황해서 급하게 사업을 중단하거나, 반대로 무시하고 계속 진행하는 것, 둘 다 위험합니다.
경고장을 받은 순간부터 시간이 중요해집니다. 상대방이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에서 침해금지 가처분이 나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사업 자체가 멈춰버릴 수 있거든요.
제가 보통 이런 순서로 접근합니다.
- 상대방 특허의 청구범위를 정확하게 분석해서, 내 제품/서비스가 실제로 침해를 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 침해 가능성이 있다면, 무효 사유가 있는지 선행기술 조사를 병행합니다.
- 무효 가능성이 있으면 심판을 청구하고,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법원에 무효 항변을 함께 합니다.
중요한 건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겁니다. 순차적으로 하다가는 시간을 놓칩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무효심판, 직접 하면 안 되나요?
글쎄요. 법적으로는 본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
무효심판은 특허청 심사관이 한 번 검토해서 등록시킨 특허를 뒤집는 절차입니다. 심판관 3인이 합의체를 구성해서 심리를 합니다. 답변서, 구술심리, 증거 제출 등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고, 법리적인 주장을 정확하게 구성해야 합니다.
상대방도 특허권자이기 때문에, 보통 변리사나 변호사를 선임해서 대응합니다. 혼자서 이 싸움에 뛰어드는 건, 솔직히 말씀드려서 러시안 룰렛 같은 겁니다.
무효심판 전체 청구 건수 중 무효 인용률이 어느 정도인지 아십니까? 대략 40~50% 수준입니다. 전문가가 해도 절반은 기각됩니다. 선행기술 조사부터 청구서 작성, 심판 대응까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그나마 승산이 생깁니다.
혼자 하다가 기각되면, 그 이후에는 같은 증거로 다시 청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새로운 증거를 찾아야 하니까요. 처음부터 제대로 하셔야 합니다.

무효심판과 권리범위확인심판, 뭐가 다른가요?
이걸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권리범위확인심판은 내 제품이나 기술이 상대방 특허의 권리 범위에 들어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특허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게 아니라, "내 기술은 저 특허 범위 밖에 있다"는 걸 확인받는 거죠.
무효심판은 특허 자체를 소멸시키는 겁니다.
상황에 따라 두 가지를 동시에 청구하는 경우도 있고, 권리범위확인심판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수단을 쓸지는 상대방 특허의 청구범위 분석 결과와 내 기술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19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무조건 무효심판이 답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지양하고 있습니다. 사건마다 최적의 수단이 다릅니다. 그걸 판단하는 게 변리사의 역할이고요.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경고장을 받고 밤잠을 못 이루고 계신 분들, 혹은 상대방 특허 때문에 사업에 발이 묶인 분들. 그 답답함, 충분히 압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등록된 특허라도, 뒤집을 수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여러분이 억울한 특허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기원 드리는 수 밖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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