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침해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아마 지금 꽤 복잡한 상황에 처해 계실 거라 짐작됩니다.
누군가 내 기술을 가져다 쓰고 있는 것 같다. 혹은 반대로, 내가 침해를 했다는 경고장을 받았다. 어느 쪽이든 당사자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죠.
오늘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절차나 대응 방법보다는, 19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제가 직접 목격한 실수들, 그리고 그 실수들이 왜 반복되는지에 대해서요.

특허침해, 생각보다 판단이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건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20건 가까이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케이스를 만납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유형이 있어요. "분명히 우리 특허를 베낀 것 같은데, 왜 침해가 아니냐"는 반응입니다.
특허는 등록증 한 장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 안에 적힌 청구항, 즉 권리범위가 실질적인 무기입니다. 등록은 받았어도 청구항이 좁게 잡혀 있으면, 상대방이 조금만 비껴가도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 경험상, 침해 소송을 원한다며 찾아오시는 분들 중 40% 가까이는 막상 검토를 해보면 침해 주장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분들이 특허를 아예 받지 않은 게 아닙니다. 받기는 받았는데, 정작 싸울 수 있는 특허가 아니었던 거죠.
단추를 잘못 끼운 셔츠처럼, 처음 출원 단계에서 방향이 어긋나면 나중에 아무리 애를 써도 돌이키기가 어렵습니다.

경고장을 받았다면, 이것부터 확인하십시오
이번엔 반대 상황입니다. 내가 침해를 당한 게 아니라, 침해를 했다는 경고장을 받은 경우입니다.
경고장을 받으면 대부분 두 가지 반응 중 하나를 보입니다. 겁을 먹고 바로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무시하거나. 둘 다 위험합니다.
합의를 서두르면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무시하면 나중에 더 큰 소송으로 번지고요. 이 두 극단 사이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려면, 경고장에 적힌 특허가 실제로 유효한지, 그리고 내 제품이 그 권리범위에 들어가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무효심판이라는 게 있습니다. 상대방 특허 자체를 무너뜨리는 방법인데요. 경고장을 받은 분들이 의외로 이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허가 등록되어 있다고 해서 그게 영원히 유효한 건 아닙니다. 선행기술이 있거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특허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판단을 혼자 하시면 안 됩니다. 경고장을 받은 날부터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받는 즉시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게 맞습니다.

침해 대응,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침해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네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경고장 발송 → 권리범위확인심판 → 침해금지가처분 또는 소송 → 손해배상청구
이 순서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경고장 하나로 해결되는 사건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상대방이 경고장을 받으면 "아, 이 사람이 진지하게 대응하겠구나"라고 인식하고 스스로 멈추는 경우가 실제로 꽤 됩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소송을 들이밀면 어떻게 될까요. 비용도 비용이지만, 관계가 완전히 틀어집니다. 사업 파트너였던 사이라면 더 그렇고요. 소송은 마지막 카드입니다. 처음부터 꺼내드는 건 러시안 룰렛 같은 도박이 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심판 단계까지는 변리사가 대리할 수 있지만, 소송부터는 변호사가 맡아야 합니다. 그래서 특허 소송은 변리사와 변호사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이 두 사람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중간에 일이 틀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당소는 특허법인과 법무법인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서 상당히 자유롭습니다.

손해배상, 3배까지 가능하다는 거 아셨나요
잠깐 딴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는데, 이건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특허법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이 있습니다. 고의적인 침해에 대해서는 실제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019년 개정 이후 도입된 내용인데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침해를 당한 분들이 "어차피 받아봤자 얼마나 받겠어"라며 포기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침해자가 우리 특허를 이용해서 수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그 3배까지 청구가 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고의성을 입증해야 하고, 매출 규모를 증명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전략을 짜야 합니다. 혼자 진행했다가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배상을 놓치는 분들을 저는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올 뿐이죠.

형사고소, 만능이 아닙니다
특허 침해는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 숫자만 보면 꽤 강력해 보이죠.
그런데 여기서 오해가 생깁니다. 형사고소를 하면 내가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아닙니다. 형사처벌로 상대방이 벌금을 낸다 해도, 그 돈은 국고로 귀속됩니다. 나한테 오는 게 아니에요.
피해를 실질적으로 보전하려면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별도로 진행해야 합니다. 형사와 민사, 두 트랙을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도 처음 대응 방향을 잡을 때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특허침해 대응은 처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19년 동안 수천 건의 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건 하나입니다.
처음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결과를 거의 결정한다.
경고장을 잘못 쓰면 오히려 역공을 당하고, 소송을 성급하게 제기하면 비용만 날리고, 경고장을 무시하면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릅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상담을 오시는 분들께 항상 먼저 현황 파악부터 하자고 말씀드립니다. 침해가 맞는지, 대응 가능한 특허인지, 어떤 방법이 지금 상황에 맞는지. 이걸 먼저 짚어야 올바른 방향이 나옵니다.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침해 대응 사건도 다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경험이 쌓여서 지금의 판단 기준이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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