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요즘 베트남 특허출원 관련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정말 부쩍 늘었습니다.
K-뷰티, K-푸드, 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그런 것 같은데요. 실제로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에 "베트남에 공장 세우기 전에 특허부터 챙겨야 할 것 같아서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맞습니다. 그 판단, 아주 옳습니다.

베트남 진출, 특허를 나중에 챙기면 생기는 일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에게 오시는 분들의 절반 정도는 이미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하신 뒤에 연락을 주십니다.
현지 파트너가 우리 제품 똑같이 만들어서 팔고 있어요.
베트남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다른 업체가 카피해서 유통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죠?
이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참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미 피해가 발생한 뒤에는 할 수 있는 게 확연히 줄어드니까요. 특허는 출원일 기준으로 권리가 인정됩니다. 피해가 생긴 시점이 아니라요.
베트남은 선출원주의 국가입니다. 누가 먼저 출원했느냐가 권리의 기준이 됩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오래 사용한 기술이라도, 베트남에서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자가 됩니다. 이 원칙 하나만 기억하셔도 왜 빨리 움직여야 하는지 감이 오실 겁니다.

베트남 특허출원, 한국이랑 뭐가 다른가요
이런 궁금증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그냥 한국 특허 있으면 베트남에서도 보호받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전혀 아닙니다.
특허권은 속지주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한국에서 등록받은 특허는 한국 영토 안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보호받으려면 베트남에 별도로 출원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간략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베트남 특허출원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진행됩니다.
- 파리 조약 루트: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베트남에 우선권을 주장하며 출원하는 방식. 한국 출원일을 소급 적용받을 수 있어서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 PCT 루트: 국제특허출원(PCT)을 통해 베트남을 지정국으로 포함시키는 방식. 여러 나라에 동시 진출할 때 유리합니다.
어떤 루트를 선택할지는 진출 국가의 수, 기술의 성격, 예산에 따라 달라집니다. 베트남 단독이라면 파리 조약 루트가 현실적으로 더 효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베트남 특허, 얼마나 걸리나요
한국 특허도 심사 기간이 길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베트남은 솔직히 더 깁니다.
베트남 특허청(NOIP, National Office of Intellectual Property)의 심사 기간은 통상 3~5년 정도를 예상하셔야 합니다. 빠르면 2년 반, 길면 6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그동안 아무런 보호도 못 받는 건가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출원 자체가 이루어지면 출원일 기준으로 권리가 소급 적용되기 때문에, 일단 출원을 해두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최종 등록이 되면 그 권리는 출원일부터 인정되거든요.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베트남 현지 바이어와 계약 협상 중에 "우리 기술은 베트남에 특허출원 중"이라는 한 마디가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바꿨다고 하셨어요. 등록이 되지 않았어도 출원 사실 자체가 비즈니스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겁니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베트남 특허출원 비용은 한국 특허출원 비용에 더해 현지 대리인 비용이 추가됩니다. 현지 공인 대리인을 반드시 선임해야 하는 것이 베트남 특허법의 규정이기 때문입니다.
대략적으로 보면, 파리 조약 루트 기준으로 출원 단계에서 100~200만원 내외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기술의 복잡도, 명세서 번역 분량, 선임하는 현지 대리인에 따라 편차가 꽤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인터넷에 베트남 특허출원 비용을 검색하면 "저렴하게 해드립니다"는 문구가 넘쳐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을 러시안 룰렛 같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특허는 현지 대리인의 실력이 등록 성패를 크게 좌우합니다. 비용만 보고 선택했다가,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못 받아 거절이 확정되는 경우를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베트남 특허,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19년간 수많은 해외 출원을 다루면서 제가 느낀 것이 있습니다.
해외 특허에서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우선권 기간을 놓치는 것입니다.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 기간을 넘기면 우선권 주장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베트남에서 독립적인 심사를 받아야 하고, 그 사이에 제3자가 유사한 기술을 출원했다면 권리 충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놓치는 것은 상표와 특허를 혼동하는 것입니다. 기술을 보호하는 것은 특허, 브랜드를 보호하는 것은 상표입니다.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신다면 특허와 상표를 동시에 검토하셔야 합니다. 베트남은 상표 침해 사례도 매우 빈번한 나라입니다. 이 부분은 추후 별도 칼럼으로 다시 설명 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베트남 현지 파트너나 에이전시에게 기술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반드시 출원부터 하십시오. 공개된 기술은 신규성이 훼손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파트너가 먼저 출원해버리는 경우도 실제로 있습니다. 이건 정말 청천벽력 같은 상황이 됩니다.

베트남 특허,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이유
결국 해외 특허의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 순간부터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준비가 끝난 뒤에 특허를 챙기겠다는 생각은, 단추를 잘못 끼운 채로 옷을 다 입는 것과 같습니다. 나중에 다시 풀어야 합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번거롭고 비용이 더 드는지는, 제가 상담한 분들이 가장 잘 아실 겁니다.
하루에 20건 이상의 상담을 직접 진행하다 보면, 안타까운 사례를 정말 자주 봅니다. 베트남 진출 2년 차인데 특허가 하나도 없는 스타트업, 현지 파트너에게 기술을 통째로 넘겨버린 중소기업.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오시는 거죠.
꼭 저가 아니더라도, 베트남 해외 특허 경험이 풍부한 변리사를 통해 진행하시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정리 드리면,
베트남 특허출원은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이 골든타임, 선출원주의 원칙상 늦으면 권리를 빼앗길 수 있고, 현지 대리인 선택이 등록 성패를 가른다.
이 세 가지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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