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존속기간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이미 특허 출원을 마쳤거나, 아니면 출원을 앞두고 꼼꼼히 공부하고 계신 분일 겁니다.
좋습니다. 그 자세, 정말 중요합니다.

특허권, 영원히 내 것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허를 받고 나서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닙니다. 시작입니다.
특허권에는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출원일로부터 20년. 이게 기본입니다. 등록일이 아니라 출원일 기준이라는 점, 꼭 기억해 두십시오. 출원 후 심사를 거쳐 등록까지 보통 1~2년이 걸리는데, 그 기간도 20년 안에 포함됩니다. 실질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18년 안팎이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 20년은 연장이 안 됩니다. 딱 거기까지입니다.

그럼 의약품 특허는 왜 20년이 넘는다는 말이 있을까요
이런 궁금증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뉴스에서 보니까 제약회사 특허가 20년보다 길다던데, 그건 뭔가요?
맞습니다. 의약품이나 농약 관련 특허는 예외가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특허를 받고 나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 같은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실제로 팔 수 있습니다. 허가 받는 데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죠. 그 기간만큼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특허법은 이런 경우에 한해 최대 5년의 존속기간 연장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단, 아무 특허나 되는 게 아니고, 조건이 있습니다. 허가를 받기 위해 실제로 소요된 기간을 증명해야 하고, 특허청에 연장등록 신청도 따로 해야 합니다.
일반 기계, 소프트웨어, 서비스 관련 특허에는 해당이 없습니다. 20년이 끝입니다.

연차료, 이걸 모르면 특허가 그냥 사라집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허를 등록받았다고 해서 20년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게 아닙니다. 매년 연차료(유지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이걸 안 내면 특허권이 소멸됩니다.
1~3년차는 등록 시 일괄 납부하는 방식이고, 4년차부터는 매년 따로 납부해야 합니다. 금액은 연차가 올라갈수록 점점 높아집니다. 초반에는 몇 만 원 수준이지만, 10년이 넘어가면 건당 수십만 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최근에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있었습니다. 5년 전에 열심히 특허를 받아두셨는데, 이후에 연차료 고지를 놓쳐서 특허가 소멸된 상태였습니다. 뒤늦게 아셨을 때는 이미 6개월이 지난 상황이었고요. 특허법상 소멸 후 6개월 이내에는 추납이 가능하지만, 그 기간도 지나면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그 분, 눈앞이 캄캄하다고 하시더군요.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2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요
존속기간이 만료된 특허는 공공의 영역(퍼블릭 도메인)으로 넘어갑니다. 누구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게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특허 제도 자체가 발명자에게 일정 기간 독점권을 주는 대신, 그 기술을 세상에 공개하여 결국 사회 전체가 혜택을 받도록 설계된 겁니다. 뭐 그런 거죠, 일종의 사회적 계약 같은 것입니다.
다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 시점을 미리 계산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의존하고 있는 핵심 기술의 특허가 언제 만료되는지, 경쟁사 특허가 언제 소멸되는지. 이걸 파악하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사업 전략에서 꽤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출원일 기준, 이게 왜 중요하냐면
19년 동안 변리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이겁니다.
등록일 기준 아닌가요?
아닙니다. 출원일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2020년 1월에 출원하고 2022년 3월에 등록을 받았다면, 특허 존속기간은 2040년 1월에 끝납니다. 등록일인 2022년 3월에서 20년이 아닙니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하냐. 특허를 매매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 남은 존속기간이 권리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됩니다. 등록일 기준으로 착각하고 계약을 맺었다가 나중에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실제로 있습니다.
또한 PCT 국제출원이나 분할출원, 변경출원 등 복잡한 경우에는 기산일 계산이 더 까다로워집니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전문가와 확인하십시오.

존속기간 만료 전에 챙겨야 할 것들
특허 존속기간이 끝나간다면, 그 전에 몇 가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 후속 특허 확보: 핵심 기술을 개량하거나 응용한 새로운 발명으로 추가 특허를 받아두는 것이 현실적인 방어 전략입니다. 존속기간이 만료된 특허 하나에만 의존하다가 경쟁사가 그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상황이 생깁니다.
- 상표·디자인 병행 관리: 특허는 20년이 한계지만, 상표권은 10년마다 갱신이 가능합니다. 브랜드 가치를 쌓아두면 특허 만료 이후에도 시장에서 차별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에 이런 케이스가 꽤 있습니다. 특허 하나만 믿고 수년간 사업을 해왔는데, 만료가 다가오면서 경쟁사가 슬슬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죠. 그때서야 부랴부랴 후속 특허를 알아보러 오시는 겁니다. 물론 늦은 건 아닙니다. 다만, 조금 더 일찍 오셨으면 선택지가 더 많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 지식재산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의 등록에만 집중하지 말고, 5년 뒤, 10년 뒤를 같이 그려봐야 합니다.
정리 드리면,
특허 존속기간은 출원일로부터 20년이며, 연장은 의약품·농약 분야에 한해 최대 5년만 가능합니다. 연차료를 매년 납부하지 않으면 20년이 되기 전에도 권리가 소멸될 수 있고, 만료 이후에는 누구나 해당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존속기간 만료를 앞두고는 후속 특허 전략과 상표·디자인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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