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포트폴리오 전략{feat. 스타트업이 먼저 해야 할 것}

윤변리사 2026. 6. 10. 14:50

특허포트폴리오구축 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셨다면, 이미 단순히 특허 하나 내는 것 이상을 생각하고 계신 분일 겁니다.


맞습니다. 그 직관, 틀리지 않았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 하나로 사업을 지킬 수 있다는 착각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특허 하나 받아놓고 "이제 우리 기술은 보호됐다"고 안심하시는 분들,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19년 동안 수천 건의 사건을 다루면서 제가 목격한 현실은 달랐습니다. 특허 하나는 경쟁사에게 그저 '우회 설계'의 과제를 던져주는 것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실제로 최근 상담하신 스타트업 대표님 중에, 3년 전에 핵심 기술 특허를 하나 받아 놓으셨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저를 찾아오신 이유는 경쟁사가 자사 제품을 버젓이 출시했는데, 특허 침해인지 아닌지 애매하다는 거였습니다. 검토해보니 경쟁사가 청구항 하나를 살짝 비켜가는 방식으로 설계를 바꾼 겁니다. 법적으로 침해를 주장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때 그분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변리사님, 저 3년 전에 특허 받을 때 왜 이런 얘기를 아무도 안 해줬을까요?



포트폴리오란 결국 '그물망'입니다


특허포트폴리오구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물망을 짜는 것입니다.


구멍이 크면 물고기가 빠져나갑니다. 구멍이 촘촘할수록 경쟁사가 빠져나갈 틈이 없어지는 거죠. 특허 하나는 그물 한 줄에 불과합니다.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잡을 수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짜느냐. 크게 세 방향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 핵심 기술 특허: 제품/서비스의 본질적인 기술 원리를 보호하는 특허. 권리 범위를 최대한 넓게 설정해야 합니다.
  • 주변 기술 특허: 핵심 기술의 변형 실시 형태, 응용 방식을 커버하는 특허. 경쟁사의 우회 설계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 방어 특허: 경쟁사가 선점할 수 있는 기술 영역을 미리 선점하는 특허. 공격보다 방어 목적이 강합니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릴 때, 비로소 그물이 됩니다.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포트폴리오,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지금 자금이 빠듯한데, 특허 여러 개를 동시에 낼 여력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맞습니다.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그런데 포트폴리오 구축이 반드시 동시에 여러 건을 출원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 대표님들께 드리는 조언은 이렇습니다. 우선 핵심 기술 하나를 가장 넓은 권리 범위로 출원하십시오. 그리고 제품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경쟁사가 어떤 방식으로 따라오는지를 관찰하면서 주변 특허를 추가해 나가는 겁니다. 이것이 현실적인 포트폴리오 구축 방식입니다.


한꺼번에 다 하려다 아무것도 못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첫 번째 특허 하나를 시작점으로 삼는 게 훨씬 낫습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는 말이 여기서도 통합니다.




포트폴리오 없이 투자 받으려 하지 마십시오


글쎄요. 이 부분은 좀 강하게 말씀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요즘 VC나 엔젤투자자들이 기업을 검토할 때 특허포트폴리오를 반드시 봅니다. 하나짜리 특허, 그것도 권리 범위가 좁은 특허는 오히려 투자자에게 불안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이 기술, 경쟁사가 쉽게 따라 할 수 있겠구나"라는 인상을 주거든요.


반대로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3~5건의 특허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팀은 자기 기술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알고 있구나"라는 신뢰를 갖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IP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십 개 기업의 기술을 평가해본 경험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특허 하나로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은, 카드 한 장으로 포커를 이기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셀프로 포트폴리오를 짜려는 분들께


이건 진심으로 드리는 경고입니다.


특허 하나를 셀프로 출원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포트폴리오 전략을 혼자 세우는 것은 더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특허를 여러 개 쌓아올리면, 비용만 날리고 오히려 경쟁사에게 자사 기술 방향을 공개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허 명세서는 출원 후 18개월이 지나면 공개됩니다. 전략 없는 출원은 적에게 지도를 나눠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 이런 케이스가 꽤 됩니다. 이미 2~3건을 직접 출원해놓으셨는데, 전부 권리 범위가 너무 좁거나 서로 연결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새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하자니 기존 출원과 충돌이 생기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경쟁사에 취약한 구조가 그대로 남아있고.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처음 단추를 잘 꿰야 합니다.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제가 포트폴리오 구축 상담을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현황 파악입니다.


현재 보유한 특허가 있다면 권리 범위를 재검토하고, 없다면 기술의 어느 부분이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하는지를 파악합니다. 그다음 경쟁사 특허 현황을 분석해서 어디가 비어있는지, 어디를 선점해야 하는지를 지도처럼 그립니다. 저는 이걸 'IP 지형도'라고 부르는데요. 이 지형도가 있어야 포트폴리오의 방향이 잡힙니다.


하루에 20건 이상 상담을 직접 진행하고,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업종마다, 기술마다, 기업 규모마다 포트폴리오 전략은 전부 다릅니다. 정답이 하나인 문제가 아닙니다.


(IP 지형도 분석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 칼럼으로 자세히 설명 드릴 예정입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기술이 단 한 개의 특허로 무방비 상태에 놓이지 않기를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