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 전용실시권은 단순한 '사용 허락'이 아닙니다.
특허권자에게도, 실시권자에게도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전용실시권, 도대체 뭐가 다른가요
요즘 기술 이전이나 라이선스 계약 관련해서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용실시권이랑 통상실시권이 어떻게 다른 거냐"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두 가지를 헷갈리는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심지어 계약서에 사인을 다 하고 나서야 "제가 받은 게 전용실시권이 맞나요?"라고 물어보러 오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미 계약이 체결된 후라 되돌리기가 쉽지 않죠.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통상실시권은 특허권자가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줄 수 있는 사용 허락입니다. 반면 전용실시권은 특정 범위 안에서 실시권자가 사실상 특허권자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 독점적 권리입니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통상실시권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같은 개념이라면, 전용실시권은 그 구역에서 나만 장사할 수 있는 독점 계약에 가깝습니다.

전용실시권자가 갖는 권한, 생각보다 셉니다
전용실시권이 설정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특허법 제100조에 따르면, 전용실시권자는 설정 범위 내에서 업으로서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특허권자 본인도 그 범위 안에서는 실시를 못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계약 내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전용실시권을 설정해 준 특허권자가 정작 자기 특허를 자기 범위 안에서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게 뭐 그리 이상한 일이냐고 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 이 부분을 간과하고 계약을 진행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꽤 됩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하시는 분인데, 본인 특허에 대해 대기업 계열사에 전용실시권을 설정해 줬습니다. 계약 당시엔 로열티도 받고 좋았는데, 나중에 자기 회사 제품 라인을 확장하려다 보니 그 특허를 쓸 수가 없게 된 겁니다. 전용실시권 설정 범위가 너무 넓게 잡혀 있었던 거죠.
참 안타까운 사례였습니다.

등록이 안 되면 효력도 없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전용실시권은 특허청에 등록을 해야만 효력이 발생합니다. 계약서를 아무리 잘 써놔도, 특허청 등록원부에 전용실시권 설정 등록이 안 되어 있으면 제3자에게는 주장을 할 수 없습니다.
글쎄요,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예를 들어 내가 어떤 특허에 대해 전용실시권 계약을 맺었는데, 특허권자가 나 몰래 다른 사람에게 그 특허를 팔아버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등록이 되어 있지 않으면 새 특허권자에게 "나한테 전용실시권이 있다"고 주장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계약서가 있어도요.
등록은 선택이 아닙니다. 필수입니다.
계약서 작성과 동시에 등록 절차를 밟는 것, 이것이 실무에서 제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침해가 발생하면 누가 소송을 걸 수 있나요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전용실시권자는 제3자가 무단으로 특허를 침해하는 경우, 자기 이름으로 직접 침해금지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도요. 이 점이 통상실시권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통상실시권자는 침해를 당해도 본인이 직접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습니다. 특허권자에게 "제발 소송 좀 걸어달라"고 부탁하는 처지가 되는 거죠. 특허권자가 소극적이거나 이해관계가 다를 경우, 사실상 손 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반면 전용실시권자는 다릅니다. 직접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기술을 도입하는 입장에서는 통상실시권보다 전용실시권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한 거죠. 내가 독점적으로 쓸 수 있고, 침해도 내가 직접 막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전용실시권자가 소송을 제기할 때 특허권자에게 통지를 해야 하는지, 공동 소송이 필요한지 등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이 부분은 계약서 내용과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전용실시권 설정, 이런 실수가 많습니다
19년 동안 수많은 라이선스 계약을 검토하면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실수들이 있습니다.
- 범위를 너무 광범위하게 설정하는 것. 지역, 기간, 실시 내용 중 하나라도 무제한으로 설정하면 특허권자가 나중에 굉장히 불리해집니다.
- 계약서만 있고 등록을 안 하는 것. 앞서 말씀드린 대로, 등록 없이는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전용실시권 계약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분쟁은 '범위 해석'입니다. "이 기술도 전용실시권 범위에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를 놓고 특허권자와 실시권자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실시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적어야 합니다. 모호한 표현 하나가 나중에 수억 원짜리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거죠.
계약서 문구 하나하나가 그냥 글자가 아닙니다. 법적 효력을 가진 문장입니다.

전용실시권을 다시 줄 수 있나요 (재실시권 문제)
이 부분도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전용실시권자가 제3자에게 다시 실시권을 줄 수 있는지, 즉 재실시권(서브라이선스)이 가능한지의 문제입니다.
특허법상 전용실시권자는 특허권자의 동의가 있어야 재실시권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이 부분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전용실시권자가 마음대로 제3자에게 실시를 허락해 줄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계약을 맺었다가, 전용실시권자가 하청업체에 기술을 넘겨주고 나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죠.
계약서에 재실시권 허용 여부, 허용한다면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지를 반드시 명시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이후 별도 컬럼으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마무리하며
전용실시권은 제대로 활용하면 기술 사업화의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로열티 수익을 확보하면서 기술을 상업화할 수 있고, 실시권자 입장에서는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전용실시권 계약은, 양쪽 모두에게 독이 됩니다. 범위가 불명확하면 분쟁이 생기고, 등록을 안 하면 효력이 흔들리고, 재실시권 조항이 빠지면 나중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집니다.
계약 전에 반드시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십시오.
19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처음에 제대로 설계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분쟁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사후에 수습하는 비용이 처음에 제대로 하는 비용보다 몇 배는 더 들고, 무엇보다 시간을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기원 드리는 수 밖에요.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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