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국제특허, 해외 진출 전 반드시 선행해야 할 3가지 체크사항

윤변리사 2026. 7. 14. 08:29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요즘 국제특허 관련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특히 해외 시장을 처음 두드려보려는 스타트업이나, 수출을 막 시작한 중소기업 대표님들께서 많이 연락을 주시는데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담을 해보면 '국제특허'라는 단어에 대한 오해가 생각보다 훨씬 깊습니다.


오늘은 그 오해를 하나씩 풀어드리면서,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국제특허, 그게 정확히 뭔가요?


사실 '국제특허'라는 말 자체가 조금 모호합니다.


법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아니에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효력을 갖는 단일 특허권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허는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등록한 나라 안에서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에서 특허 등록을 받았다고 해서, 중국이나 미국에서 누군가 그 기술을 무단으로 쓰고 있어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 나라에 별도로 출원하고 등록을 받지 않은 이상은요.


이 사실을 모르고 계셨던 분, 꽤 많으실 겁니다. 상담 현장에서 19년을 보내면서 하루에도 수십 건씩 이런 케이스를 접해 왔으니, 제가 잘 압니다.




"한국에서 등록했으니 해외도 되겠지"라는 착각


몇 달 전에 상담을 주셨던 한 스타트업 대표님 이야기를 잠깐 해드릴게요.


소재 분야 기술을 개발해서 국내 특허 등록까지 마쳤고, 그 후 일본 바이어와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협상 중에 바이어 측에서 "이 기술, 일본에서 특허 있으세요?"라고 물어왔고, 그제야 해외 출원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으셨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타이밍이었습니다. 국내 출원일로부터 이미 14개월이 지나 있었어요.


우선권 기간인 12개월이 지나버린 겁니다.


이 경우, 일본에 출원은 할 수 있지만 국내 출원일을 기준으로 우선권을 주장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 사이 기술 내용이 공개됐다면 신규성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고요. 결국 그 대표님은 일본 출원 자체를 포기하셨습니다. 협상도 틀어졌고요.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갈 뿐이죠. 이런 상황, 정말 안타깝습니다.




PCT 출원, 만능 열쇠가 아닙니다


국제특허를 검색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는 단어가 있습니다. PCT 출원이죠.


많은 분들이 PCT를 진행하면 전 세계에 특허가 등록되는 것처럼 이해하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PCT는 해외 진입 기간을 늘려주는 제도입니다. 국내 출원일로부터 원래 12개월이던 해외 우선권 기간을, 최대 30개월까지 연장해 주는 것이죠.


다시 말해, PCT를 출원해 두고 30개월 안에 원하는 나라에 개별적으로 출원을 진행해야 비로소 그 나라에서 권리가 생깁니다. PCT 출원만 해두고 30개월이 지나버리면? 아무 나라에서도 특허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그냥 비용만 쓴 거예요.


그러면 PCT가 필요 없는 건가요? 그것도 아닙니다. 진입할 국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거나, 어느 나라에 집중해야 할지 판단할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라면, PCT는 분명히 유용한 선택지입니다. 기간을 버는 거니까요.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그럼 언제, 어느 나라에 출원해야 하나요?


이게 사실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정답이 없거든요. 사업 계획, 기술의 성격, 경쟁사 현황, 예산 규모에 따라 전혀 달라집니다. 제가 월 100건 가까운 출원을 관리하면서 느끼는 건, 이 판단을 서두르다 낭패 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겁니다.


다만 몇 가지 기준은 드릴 수 있습니다.


  • 제품을 직접 판매하거나 제조할 나라: 해당 국가에서 경쟁사가 모방품을 만들어 팔 수 있으므로 출원이 필요합니다.
  • 주요 경쟁사가 위치한 나라: 경쟁사를 견제하거나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특허가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사업 계획이 전혀 없는 나라에까지 무작정 출원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가별로 출원비용과 관납료, 현지 대리인 비용까지 합산하면 나라 하나에 최소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이상이 들어가거든요. 무분별하게 여러 나라에 출원했다가 유지비용을 감당 못 해 중간에 포기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습니다.




국가마다 절차가 다르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해외 출원을 결정했다 해도, 나라마다 절차가 제각각이라는 점을 꼭 짚어드려야 합니다.


미국 특허청은 심사관과의 인터뷰 제도가 있어서 심사 과정에서 직접 의견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실용신안(실안)과 발명특허의 이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심사 속도나 청구항 기재 방식이 한국과 꽤 다릅니다. 유럽은 단일 출원으로 여러 나라를 커버할 수 있는 유럽특허청(EPO) 루트가 있지만, 각국 언어로의 번역 및 검증 절차가 추가됩니다.


이런 차이를 모르고 진행하면 어떻게 될까요. 청구항 하나를 잘못 작성했다가, 나중에 침해 소송에서 정작 핵심 기술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특허는 있는데 쓸 수 없는 특허가 되는 거죠. 이게 진짜 무서운 겁니다. 돈을 쓰고도 아무런 방패가 없는 상황.


19년 실무를 하면서 이런 케이스를 꽤 많이 봤습니다. 다른 사무소에서 진행한 해외 특허를 검토해 달라는 의뢰가 오면, 청구범위가 지나치게 좁게 작성되어 있어서 사실상 방어력이 거의 없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타이밍을 놓치지 마십시오


결국 국제특허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국내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 시간이 지나면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PCT를 통해 30개월까지 늘릴 수 있지만, 그 비용과 절차도 만만치 않습니다. PCT 국제관납료만 해도 약 180만 원 수준이고, 대리인 비용까지 합산하면 총 300만 원 이상을 예상하셔야 합니다.


"나중에 해외 진출하면 그때 생각해 봐야지"라고 미루다가, 정작 기회가 왔을 때 이미 기간이 지나버린 경우를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릅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겁니다. 그 타이밍에 미리 준비했더라면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하거나 경쟁사를 견제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해외 진출 계획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국내 출원 직후부터 해외 출원 여부를 검토하십시오. 결정을 미루더라도, 검토는 지금 당장 시작하셔야 합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변리사를 통해서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