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취하, 변리사가 말하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

윤변리사 2026. 7. 18. 23:15

특허취하 라는 단어를 검색하셨다면, 아마 지금 출원 중인 특허가 있고 뭔가 상황이 꼬였거나, 아니면 취하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림길에 서 계신 분일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취하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한 번 취하하면 끝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끝까지 읽고 결정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특허취하, 왜 하려는 건가요?


19년 동안 변리사 일을 하면서, 취하 관련 상담을 받는 케이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더군요.


하나는 출원 후에 선행기술을 찾아보니 이미 비슷한 게 있어서 등록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경우. 또 하나는 사업 방향이 바뀌어서 해당 특허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경우. 그리고 마지막은 비용이 부담돼서, 혹은 관리가 귀찮아서 그냥 포기하려는 경우입니다.


어떤 이유인지에 따라 취하가 맞는 선택일 수도 있고, 절대 하면 안 되는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취하하면 무슨 일이 생기나요?


특허를 취하하면 출원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됩니다. 법적으로는 처음부터 출원이 존재하지 않았던 상태로 돌아갑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특허출원을 하면 출원일이 확보됩니다. 이 날짜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허는 선출원주의, 즉 먼저 낸 사람이 권리를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취하를 하면 이 날짜가 사라집니다.


더 심각한 건 공개 이후에 취하하는 경우입니다.


특허출원은 출원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나면 특허공보에 공개됩니다. 취하를 했더라도 이미 공개가 된 이후라면, 해당 기술 내용은 공중에 공개된 상태로 남습니다. 내 기술이 세상에 알려졌는데, 나는 권리는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바로 이겁니다.


최근에 상담한 스타트업 대표님이 딱 이 케이스였습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출원 후 20개월 만에 취하를 하셨는데, 이미 공개가 된 상태였습니다. 경쟁사가 그 공개된 내용을 참고해서 자기네 특허를 보강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을 때, 그분 표정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취하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


취하를 고민 중이라면, 아래 두 가지만큼은 꼭 확인하십시오.


  • 공개 여부: 출원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났는지 확인하세요. 이미 공개됐다면 취하의 의미가 반감됩니다.
  • 심사청구 여부: 심사청구를 했다면 취하 시점에 따라 관납료 환급 여부가 달라집니다.

공개 전이고 심사청구도 안 했다면, 취하가 상대적으로 깔끔합니다. 기술 내용도 공개되지 않고, 비용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개 후라면, 취하를 하더라도 기술 내용은 이미 세상에 나온 상태입니다. 이 경우엔 취하보다 포기(방치)를 선택하거나, 차라리 등록을 받는 방향을 검토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취하가 아닌 다른 선택지도 있습니다


"등록 가능성이 낮아 보여서 취하하려 한다"는 분들께 제가 자주 드리는 말이 있습니다.


거절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포기하지 마십시오.

등록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은 누가 했습니까? 본인이 직접 선행기술을 검색해보고 내린 결론이라면, 그 판단이 틀릴 수 있습니다. 특허 심사관이 거절이유를 통지해도, 그 거절이유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는 BM특허 분야에서 90% 이상의 등록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뭔지 아십니까? 포기하지 않는 겁니다. 거절이유가 나오면 극복 전략을 짜고, 그래도 안 되면 보정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심판을 씁니다. 단추를 잘못 끼운 경우가 아니라면, 길은 반드시 있습니다.


물론, 진짜 처음부터 잘못 설계된 출원이라면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저는 억지로 진행시켜서 수임료 챙기는 방식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되는 건 된다, 어려운 건 어렵다. 이게 19년간 지켜온 제 기본입니다.




취하 타이밍이 정말 중요합니다


취하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합니다.


출원 후 공개 전(18개월 이내)에 취하하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이 시점에 취하하면 기술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므로, 동일한 내용으로 재출원이 가능합니다. 사업 방향이 바뀌었다가 다시 돌아올 경우를 대비해서 이 점은 알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심사 중에 취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절이유통지를 받고, 극복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취하를 선택하는 경우인데요. 이때는 반드시 변리사와 상의하십시오. 거절이유 극복이 불가능해 보여도, 심판이나 분할출원 등 다른 경로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등록결정이 난 이후에는 취하가 아닌 포기(등록료 미납) 또는 권리포기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의 처리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셀프로 취하 처리하려는 분들께


특허청 온라인 시스템(특허로)을 통해 셀프로 취하서를 제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취하는 단순한 서류 제출이 아닙니다. 취하 전에 확인해야 할 것들, 즉 공개 여부, 심사청구 여부, 재출원 가능성, 분할출원 검토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그냥 취하서를 제출하는 것은 러시안 룰렛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루 20건씩 상담을 하다 보면, "셀프로 취하했는데 나중에 보니 공개가 됐더라"는 분들을 꽤 만납니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오시는 거죠. 취하 전에 한 번만 전문가에게 확인하십시오. 그 한 번이 나중에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의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정리 드리면,


특허취하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고, 공개 여부와 타이밍이 핵심입니다. 취하가 맞는 선택인지, 다른 방법이 있는지, 취하를 한다면 언제 해야 하는지. 이 세 가지를 반드시 전문가와 확인하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