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취소신청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셨다면, 아마 두 가지 상황 중 하나일 겁니다.
내가 받은 특허를 누군가 흔들려 하는 상황이거나, 반대로 상대방의 특허가 너무 거슬려서 어떻게든 없애버리고 싶은 상황.
어느 쪽이든, 결코 가볍지 않은 상황에 놓이셨을 겁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취소신청, 무효심판과 뭐가 다른가요
솔직히 이 질문이 제일 많이 들어옵니다.
특허취소신청과 무효심판. 둘 다 "남의 특허를 없애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다릅니다.
특허취소신청은 특허가 등록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만 신청이 가능합니다. 그 기간이 지나면 이 제도는 아예 쓸 수 없습니다. 반면 특허무효심판은 특허 등록 후 언제든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시간 제한이 없죠.
또 하나. 취소신청은 특허심판원이 아닌 특허청 심사관이 직권으로 심리합니다. 무효심판처럼 당사자 대립 구조가 아니라는 거죠. 취소신청인이 자료를 제출하면, 심사관이 직권으로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2017년 특허법 개정으로 이 제도가 도입됐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십니다. 그러다 6개월이 지나버리고 나서야 저한테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취소신청 기간 놓쳤으니 무효심판으로 가야 하나요?" 하고요. 참 안타깝습니다.

언제 쓰는 제도인가, 현실적으로
제가 19년간 수천 건의 사건을 보면서 느낀 건데요.
특허취소신청이 실질적으로 유용한 건, 등록 직후 빠르게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경쟁사가 특허를 등록받자마자, "저 특허 문제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챈 경우. 그럴 때 6개월이라는 창문이 열려 있는 거죠.
취소신청의 이유로 인정되는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 특허 등록 전에 이미 공개된 선행기술이 존재하는 경우 (신규성·진보성 흠결)
- 특허권자가 아닌 자가 출원한 경우 등 권리 귀속 문제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취소신청에 사용할 수 있는 증거는 '공지된 선행기술'에 한정됩니다. 모든 무효 사유를 다 들이밀 수 있는 무효심판과는 달리, 활용 가능한 카드가 제한적입니다. 그러니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느냐"가 신청 성공의 핵심입니다.

신청인이 될 수 있는 사람, 제한이 있나요
무효심판은 이해관계인이거나 심사관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허취소신청은 다릅니다.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가 없어도 됩니다. 경쟁사가 아니어도 됩니다. 심지어 개인도 신청 가능합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열려 있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특허 등록 공보를 모니터링하는 기업들이 경쟁사 특허가 뜨자마자 빠르게 취소신청을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내 특허가 취소신청 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쪽이 더 급한 분들도 많습니다.
어느 날 특허청으로부터 "귀하의 특허에 대해 취소신청이 접수되었습니다"라는 통지를 받으면, 처음엔 청천벽력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당연합니다.
그런데 취소신청이 들어왔다고 해서 무조건 특허가 취소되는 건 아닙니다. 심사관이 취소신청 이유를 검토하고, 취소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특허권자에게 의견서 제출 기회를 줍니다. 이 단계에서 적절히 대응하면 취소를 막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의견서 제출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는 분들이 있다는 겁니다. "뭔가 왔는데 잘 모르겠다"고 방치하다가 특허가 취소 결정 나고 나서야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 그때는 이미 손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취소결정이 확정되면, 해당 특허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됩니다. 소급 효력이 있습니다. 그동안 그 특허를 근거로 받은 손해배상이나 라이선스 계약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거죠.
통지를 받은 즉시, 변리사에게 연락하셔야 합니다.

취소신청 vs 무효심판, 어느 걸 써야 할까
제가 상담에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6개월 이내라면 취소신청을 먼저 검토하십시오. 무효심판보다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편입니다. 특허심판원의 심판 절차를 거치지 않으니까요.
다만 6개월이 지났다면, 선택지는 무효심판뿐입니다.
또 하나 고려할 게 있습니다. 취소신청은 비밀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신청 사실이 특허권자에게 통지됩니다. 상대방이 내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바로 알게 된다는 뜻입니다. 분쟁 전략 차원에서 이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는 케이스마다 다릅니다. 이 부분은 변리사와 충분히 상의하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있었습니다. 경쟁사가 특허를 등록받은 지 3개월째 되던 시점에 저에게 오셨는데, 해당 특허의 선행기술을 저희가 찾아내서 취소신청을 진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취소 결정이 났고, 그 특허로 인한 사업적 위협에서 벗어나셨습니다. 6개월이라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덕분이었습니다.

혼자 하면 안 되는 이유
셀프로 취소신청을 넣으시려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
취소신청서에는 취소 이유와 함께 증거를 특정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어떤 선행기술이 어떤 청구항의 어떤 구성요소를 어떻게 개시하고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선행기술 조사 자체도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야 하고, 특허 청구항 해석도 실무 경험이 없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증거는 있는데 논리 구성이 허술해서 취소신청이 기각되는 경우, 그 선행기술 정보는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특허를 보강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러시안 룰렛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공격이든 방어든, 특허취소신청 관련 사건은 반드시 경험 있는 변리사와 함께 하십시오.
정리 드리면,
특허취소신청은 등록 후 6개월 이내, 누구든지 신청 가능하고, 활용 가능한 증거는 선행기술로 한정됩니다. 내 특허가 취소신청을 당한 경우에는 의견서 제출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십시오. 공격이든 방어든, 타이밍과 전략이 전부입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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