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청 키프리스 검색, 변리사가 쓰는 방법과 셀프 검색의 차이점

윤변리사 2026. 3. 31. 10:46

안녕하세요, 윤 변리사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주제를 다뤄볼까 합니다.


특허청 키프리스(KIPRIS). 아마 특허나 상표를 알아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거나, 직접 써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키프리스 검색을 '잘못 활용'해서 낭패를 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내가 직접 검색해봤는데 비슷한 게 없던데요?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대부분 안타깝게 끝납니다.




키프리스가 뭔지부터 잠깐


특허청이 운영하는 지식재산권 정보검색 서비스입니다. 국내외 특허,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 등록 정보를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는 공개 데이터베이스죠.


주소는 kipris.or.kr. 회원가입도 필요 없고, 접속하면 바로 검색이 가능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아, 그럼 내가 직접 검색해서 확인하면 되겠네" 싶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키프리스 검색, 이렇게 쓰면 됩니다


우선 기본적인 사용법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특허 검색을 하려면 메인 화면에서 '특허·실용신안' 탭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발명의 명칭, 출원인, 출원번호, 키워드 등으로 검색이 가능합니다. 특히 키워드 검색의 경우, 발명의 명칭이나 요약문에 포함된 단어를 기준으로 검색되기 때문에 본인 아이디어와 관련된 핵심 단어를 여러 조합으로 넣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상표 검색은 '상표·서비스표' 탭에서 진행합니다. 상표명 자체를 텍스트로 검색하거나, 이미지로 검색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상품류 코드를 함께 지정하면 특정 업종 내에서의 동일·유사 상표를 좁혀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 검색은 '디자인' 탭에서 물품명이나 출원인으로 검색이 가능하고, 이미지 유사 검색 기능도 제공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굉장히 편리한 도구입니다. 실제로도 편리합니다. 저도 매일 씁니다. 19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활용하는 도구가 바로 이 키프리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도구를 '검색'이 아닌 '판단'에 사용하려 할 때 생깁니다.




검색 결과 없다고 안전한 게 아닙니다


이 부분이 오늘 제가 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키프리스에서 본인 아이디어나 상표명을 검색했는데 비슷한 게 안 나왔다. 그래서 등록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직접 출원을 진행했다. 이런 경우, 거절이유 통지서를 받고 나서야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유사 판단은 단순 검색으로 되지 않습니다.


상표의 경우, 동일한 이름이 없다고 해서 등록이 되는 게 아닙니다. '유사한' 상표가 있으면 거절됩니다. 그런데 이 유사성 판단이라는 게 단순히 글자가 비슷하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발음이 비슷한지, 외관이 비슷한지, 의미가 비슷한지 등을 복합적으로 봅니다. 이 판단 기준은 수십 년간 축적된 심사 사례와 판례에 기반합니다. 키프리스 검색창에 단어 몇 개 넣어서 나오는 결과로는 절대 이 판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둘째, 특허의 경우 선행기술 검색은 훨씬 더 복잡합니다.


특허는 청구항의 범위가 핵심입니다. 동일한 발명이 없다고 해서 특허가 되는 게 아닙니다. 기존에 공개된 기술들을 조합하면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발명이라면 진보성 부족으로 거절됩니다. 이 진보성 판단은 전문가도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키프리스에서 검색 결과 몇 건 살펴보고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의학 논문 몇 편 읽고 스스로 진단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셋째, 공개 시점의 문제가 있습니다.


특허 출원 후 1년 6개월이 지나야 공개됩니다. 즉, 지금 키프리스에 안 보인다고 해서 선행 출원이 없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가 6개월 전에 비슷한 내용을 출원했다면, 아직 키프리스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모르고 "검색해봤는데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그래도 키프리스는 반드시 써야 합니다


잠깐 키프리스의 한계를 말씀드렸는데, 오해하실까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키프리스는 정말 훌륭한 도구입니다.


출원 전 사전 조사 단계에서 키프리스를 활용하면 본인 아이디어의 신규성 여부를 대략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경쟁사가 어떤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데도 씁니다. 특정 기술 분야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고요.


저도 매일 씁니다. 하루 평균 20건 이상의 상담을 하고, 월 100건 내외의 출원을 관리하다 보면 키프리스를 열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19년 동안 그랬습니다.


다만 이 도구는 '참고용'이지 '판단용'이 아닙니다. 지도 앱으로 목적지 방향을 대략 파악하는 것과, 그 지도만 보고 처음 가는 산길을 혼자 헤쳐나가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셀프 검색 후 셀프 출원, 이렇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상담한 사례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특정인을 알 수 없도록 각색했습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분이 직접 키프리스에서 상표 검색을 하셨습니다. 본인 서비스명을 넣어봤더니 동일한 이름이 없었습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특허청 전자출원 시스템에 직접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출원비용 몇만 원 아꼈다고 생각하셨겠죠.


약 8개월 후, 거절이유 통지서가 왔습니다.


이유를 보니, 본인 서비스명과 발음이 유사한 상표가 이미 다른 업종에 등록되어 있었고, 심사관이 유사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었습니다. 키프리스에서 정확히 같은 이름을 검색했을 때는 안 나왔지만, 발음 유사성까지는 일반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던 겁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시점까지 이미 해당 서비스명으로 마케팅을 8개월 동안 해왔다는 것입니다. SNS 팔로워도 쌓이고, 브랜드 인지도도 어느 정도 생긴 상황에서 상표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셨을 때, 그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갈 뿐이죠.


이런 케이스가 한 달에 몇 건씩 들어옵니다.




키프리스 검색,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정리 드리면,


  • 키프리스는 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는 훌륭한 지식재산 정보 데이터베이스입니다.
  • 특허·상표·디자인의 현황 파악과 사전 조사에 적극 활용하십시오.
  • 단, 검색 결과를 가지고 등록 가능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 출원 전 반드시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십시오. 이 단계에서 드는 비용이 나중에 브랜드를 바꾸거나 재출원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습니다.

특히 상표의 경우, 사업 초기에 이름을 정하고 나서 바로 상표 등록을 검토하시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나중에 브랜드가 커진 후에 문제가 생기면, 그 손해는 돈으로만 따를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키프리스 검색 결과만 믿고 낭패를 보는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기원 드리는 수 밖에요.


감사합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