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정보조사, 이 3단계 생략하면 거절 확정입니다

윤변리사 2026. 4. 4. 14:13

특허정보조사 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이미 어느 정도 공부를 하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정보조사, 왜 출원 '전에' 해야 하는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허정보조사를 출원 이후에 알게 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출원을 마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다가, 거절이유통지서를 받고 나서야 "아, 이런 선행기술이 있었구나" 하고 깨닫는 거죠. 그 순간의 당혹감이란, 겪어보지 않은 분은 모릅니다. 저는 19년 동안 그 표정을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특허정보조사란 간단히 말해서, 내가 출원하려는 아이디어와 유사한 기술이 이미 세상에 공개되어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특허청의 키프리스(KIPRIS), 미국의 USPTO, 유럽의 Espacenet 같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특허 문헌을 뒤지는 겁니다.


문제는 이걸 안 하거나, 대충 하거나, 아니면 잘못된 방법으로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거죠.




조사 없이 출원했다가 생기는 일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물류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30대 대표님이셨는데, 본인이 개발한 배송 경로 최적화 알고리즘에 대해 특허를 받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미 6개월 전에 다른 사무소를 통해 출원을 마친 상태였어요.


상담 과정에서 제가 간단히 선행기술을 살펴봤더니, 유사한 구조의 기술이 일본 출원 문헌에 이미 공개되어 있더군요. 그것도 해당 고객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출원된 상태에서 이걸 발견했으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습니다. 청구항을 좁히는 방향으로 대응을 했지만, 처음부터 조사를 하고 전략을 세웠다면 훨씬 강한 권리를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그 대표님, 출원 비용만 수백만 원을 이미 지불한 상태였고요.


이런 일이 드문 케이스가 아닙니다. 하루에 20건 가까이 상담을 하다 보면, 비슷한 사례를 일주일에 서너 번은 만납니다. 특허정보조사를 건너뛴 채 출원부터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패턴이 놀랍도록 반복됩니다.




특허정보조사, 직접 해도 될까요


이런 궁금증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키프리스는 무료 아닌가요? 제가 직접 검색하면 안 되나요?"


됩니다. 하셔도 됩니다.


다만, 직접 하시는 경우에는 몇 가지를 알고 하셔야 합니다.


특허 문헌의 검색은 단순히 키워드를 넣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특허 문헌에는 IPC, CPC 같은 국제 분류 코드가 있고, 기술 개념을 표현하는 용어가 일반적인 언어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기술을 다른 단어로 표현한 문헌이 수두룩하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배달앱 주문 시스템"을 검색한다고 할 때, 특허 문헌에는 "음식 주문 중계 플랫폼", "온라인 식품 거래 중개 방법", "전자상거래 기반 식음료 주문 처리 장치" 같은 표현으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걸 놓치면, 조사를 했어도 안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안 룰렛 같은 셀프 조사로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출원했다가, 심사 과정에서 유사 선행기술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특허정보조사로 알 수 있는 것들


단순히 "내 아이디어가 새로운가"를 확인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제대로 된 특허정보조사를 하면 이런 것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경쟁사가 어떤 기술 영역에 특허를 집중하고 있는지
  • 특정 기술 분야의 특허 출원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 내 기술이 기존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FTO 분석)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이 중에서 FTO(Freedom to Operate) 분석은 사업화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게 특히 중요합니다.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이걸 팔면 남의 특허를 침해하는 건 아닌가"를 확인하는 작업이거든요. 이걸 건너뛰었다가 제품 출시 후 특허침해 경고장을 받는 경우, 그야말로 청천벽력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특허정보조사는 단순히 출원 전 체크리스트가 아닙니다. 사업 전략을 세우는 데도 쓰이고, 경쟁사 분석에도 활용됩니다. 제대로 활용하면 상당히 강력한 도구입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진짜 실력


특허정보조사를 전문 기관에 맡기면, 통상 조사 보고서가 나옵니다. 문제는 그 보고서를 어떻게 읽느냐입니다.


보고서에 유사 특허가 10개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등록 불가"가 아닙니다. 반대로, 유사 특허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 "등록 가능"도 아닙니다.


유사 특허가 존재하더라도, 내 기술의 어떤 부분이 그 특허와 다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그 차이를 청구항에 어떻게 녹여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작업이 사실 변리사의 핵심 역할 중 하나입니다. 조사 자체보다 조사 결과를 전략으로 연결하는 것. 그게 경험 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에, 이미 다른 곳에서 조사를 받고 "어렵다"는 말을 들은 뒤에 오시는 분들이 꽤 됩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다시 들여다보면, 각도를 달리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월 100건 가까이 출원을 관리하면서 쌓인 감각이랄까요. 포기하기 전에 한 번 더 물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특허정보조사, 언제 어떻게 의뢰해야 하나


타이밍은 명확합니다. 출원 전. 가능하면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구체화된 시점에서 바로 하십시오.


"아직 개발 중이라서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완성된 제품이나 기술이 없어도 됩니다. 아이디어의 핵심 개념만 정리되면 조사는 가능합니다.


의뢰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변리사 사무소에 선행기술조사를 포함한 상담을 요청하거나, 한국특허정보원 같은 공공기관의 조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공공기관 조사는 결과 해석과 전략 수립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조사 비용이 아깝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출원 비용, 등록 비용, 거절 이후 대응 비용, 나중에 다시 출원하는 비용을 합산하면, 처음 제대로 된 조사 하나가 훨씬 경제적입니다. "단추를 잘못 끼운" 상태에서 아무리 잘 대응해봤자 한계가 있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특허출원을 고려하고 계신 분이라면 반드시 특허정보조사부터 진행하시기를 권합니다. 순서가 틀리면 나중에 돌아오는 부메랑이 생각보다 크게 옵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