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분류코드, 이 3가지 실수 하면 검색이 안 됩니다

윤변리사 2026. 4. 13. 17:19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요즘 특허분류코드 관련해서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변리사님, 제가 특허 출원하려고 특허청 사이트 들어갔다가 IPC니 CPC니 이게 뭔지 몰라서 그냥 닫아버렸어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셀프 출원을 시도하다가 첫 단계에서 막혀버리는 거죠. 그리고 그 상태에서 몇 달을 흘려보내다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특허분류코드가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왜 이게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특허분류코드, 그게 대체 뭔가요?


한마디로, 특허를 기술 분야별로 정리해 놓은 주소 체계입니다.


도서관에 가면 책마다 분류번호가 붙어 있잖아요. 철학은 100번대, 과학은 500번대 이런 식으로요. 특허분류코드도 그와 비슷합니다. 전 세계에 매년 수백만 건씩 쏟아지는 특허 출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검색할 수 있게 만든 분류 시스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이는 분류코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IPC(국제특허분류):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서 만든 국제 표준 분류 체계. A부터 H까지 8개 섹션으로 나뉩니다.
  • CPC(협력특허분류): 미국 특허청(USPTO)과 유럽 특허청(EPO)이 공동으로 만든 분류 체계. IPC보다 훨씬 세밀하게 나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IPC 코드 A61K라고 하면, 이건 의약품·의료용 제제 관련 기술입니다. G06F는 전기적 디지털 데이터 처리 분야고요. 코드 하나에 기술의 세계가 담겨 있는 겁니다.




분류코드가 왜 중요한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허분류코드는 단순한 서류 양식 칸 채우기가 아닙니다.


선행기술 조사를 할 때, 심사관이 심사를 할 때, 그리고 여러분이 경쟁사 특허를 분석할 때 이 코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허청 심사관은 출원된 특허의 분류코드를 보고 자신이 담당할 심사관인지 아닌지를 판단합니다. 잘못된 코드가 붙으면 엉뚱한 심사관에게 배당이 되거나, 적절한 선행기술 검색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9년 동안 수천 건의 특허를 다루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분류코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심사 방향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특히 BM특허나 소프트웨어 특허처럼 기술 경계가 애매한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셀프 출원 시 분류코드, 여기서 많이 틀립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분인데, 비용을 아끼려고 직접 특허청 출원 시스템에서 셀프로 출원을 진행하셨습니다. IPC 코드를 직접 선택하셨는데, 본인 제품이 식품 관련이라 A23 계열로만 분류를 하셨더군요. 그런데 실제로 그 발명의 핵심은 제조 공정 방식에 있었고, B65나 B01 계열 코드도 함께 부여되어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심사 과정에서 관련 선행기술이 충분히 검색되지 않았고, 나중에 등록 후 무효심판 리스크가 남게 됐습니다. 등록은 됐지만 권리가 불안정한 특허가 된 거죠. 이런 경우 특허를 받았다고 좋아하시다가 나중에 낭패를 보시는 겁니다.


분류코드 하나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IPC 코드 구조, 이렇게 읽으시면 됩니다


IPC 코드는 계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 보시면 복잡해 보이지만, 구조를 알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61K 31/00 이라는 코드를 보면,


A = 섹션 (생활필수품)

61 = 클래스 (의학 또는 수의학)

K = 서브클래스 (의약용 제제)

31/00 = 그룹 (유기화합물 함유 제제)


이런 식으로 단계가 내려갈수록 더 세밀한 기술 분야를 가리킵니다. CPC는 여기서 더 나아가 소그룹까지 세분화되어 있어서, IPC보다 훨씬 정밀하게 기술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특허청에서는 출원인이 분류코드를 직접 기재하지 않아도 심사관이 직권으로 부여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비워두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선행기술 조사를 직접 하실 때, 올바른 분류코드를 알아야 제대로 된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분류코드, 선행기술 조사에서 이렇게 씁니다


특허 출원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선행기술 조사입니다. 내 발명이 이미 누군가 출원하거나 등록한 기술과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죠.


이때 키워드 검색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표현 방식이 다를 수 있거든요. 분류코드를 활용하면 키워드와 무관하게 해당 기술 분야의 특허를 망라해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특허청 키프리스(KIPRIS)나 유럽 특허청의 에스파스넷(Espacenet)에서 분류코드를 입력하면 관련 특허를 훨씬 정확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도 상담 전 선행기술 검토를 할 때 분류코드 기반 검색을 반드시 병행합니다. 키워드만으로 찾으면 놓치는 게 생깁니다. 이건 19년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선행기술 조사의 완성도가 출원 전략의 완성도를 결정합니다. 분류코드는 그 조사의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결국, 분류코드는 누가 정해야 하나요?


출원인이 직접 선택할 수도 있고, 변리사가 대리 출원 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분류코드는 발명의 기술적 핵심을 정확히 이해해야 올바르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기술이 아니라, 발명의 진짜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거죠.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하루에 20건 가까이 상담을 하고,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다 보면 느끼는 게 있습니다. 분류코드를 잘못 잡아서 심사 방향이 꼬이는 경우, 나중에 바로잡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처음부터 제대로 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겁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 이 말이 여기서도 적용됩니다. 처음 한 번 제대로 하는 게 결국 가장 빠른 길입니다.




정리 드리면,


특허분류코드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심사 방향과 선행기술 조사의 품질을 결정하는 출발점입니다. IPC와 CPC의 구조를 이해하고, 발명의 기술적 핵심에 맞는 분류코드를 정확히 설정하는 것. 그리고 그 코드를 활용해 충분한 선행기술 조사를 수행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특허 출원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