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공동출원, 공동발명자 지분 싸움 하지 마세요

윤변리사 2026. 4. 16. 15:0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 공동출원은 단순히 이름을 나란히 올리는 일이 아닙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요즘 공동출원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스타트업 공동창업자끼리, 혹은 대학교수와 기업이 함께, 또는 친한 지인 두 명이 아이디어를 같이 냈다며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반가운 일이긴 한데, 솔직히 걱정이 앞서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냐고요? 공동출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공동출원이 뭔지,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특허 공동출원이란, 하나의 발명에 대해 두 명 이상이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하는 것입니다. 공동으로 출원해서 등록이 되면, 그 특허권은 공유 상태가 됩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공유 특허권은 민법상 공유물과 비슷하면서도, 특허법에서 별도로 규정한 독특한 성격을 가집니다. 특허법 제99조에 따르면, 공유 특허권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자기 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질권을 설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는 전용실시권을 설정할 수도 없습니다.


뭐 그런 거죠. 내 지분이라도 내 마음대로 못 한다는 말입니다.


반면, 각 공유자는 계약에 별도 약정이 없는 한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그 특허발명을 직접 실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 부분이 나중에 분쟁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공동출원인이 되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이게 많이들 모르시는 부분입니다.


공동출원을 하려면, 공동출원인 모두가 해당 발명의 실질적인 발명자이거나, 발명자로부터 출원할 권리를 정당하게 승계받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자금을 댔다거나, 아이디어 회의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는 공동발명자가 될 수 없습니다.


19년 동안 상담을 하면서,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오해가 생기더군요.


"저는 이 사업에 투자했으니까, 당연히 공동출원인 아닌가요?" 라고 물어보시는 분이 실제로 꽤 됩니다. 아닙니다. 투자자는 별도의 계약을 통해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는 것이고, 발명에 기여하지 않았다면 공동발명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걸 무시하고 억지로 이름을 올렸다가는, 나중에 특허 무효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거죠.




지분 비율, 반드시 처음에 정해야 합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공동출원에서 지분 비율을 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특허법에는 별도 약정이 없으면 균등한 지분을 가지는 것으로 봅니다. 즉, 두 명이면 50:50이 되는 겁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발명에 기여한 정도가 9:1이었어도, 서면 약정이 없으면 법적으로는 50:50입니다. 실제로 제가 상담한 사례 중에, 아이디어의 90%를 혼자 낸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초기 파트너가 "우리 같이 했잖아"라며 지분을 주장하고 나선 겁니다. 서면 약정이 없었으니 법적으로 다툴 근거가 없었죠. 그분이 눈물을 삼키며 저를 찾아오셨을 때, 이미 손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공동출원 전에 반드시 공동출원 합의서를 작성하십시오. 지분 비율, 실시 방법, 수익 배분, 향후 권리 처분 방식까지 모두 명시해야 합니다. 이게 귀찮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이 서류 한 장이 수천만 원, 경우에 따라서는 수억 원의 가치를 가집니다.




공동출원이 독이 되는 순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가 뭔지 아십니까?


공동출원인 중 한 명이 나중에 연락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특허권을 유지하려면 매년 등록료를 납부해야 하고, 권리를 행사하거나 처분하려면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한 명이 잠수를 타버리면 사실상 그 특허는 쓰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또 하나. 공동출원인이 사망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그 지분이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갑자기 전혀 모르는 사람이 공유자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이걸 미리 계약서에 정해놓지 않으면, 처리가 매우 복잡해집니다.


스타트업 공동창업자 두 분이 함께 특허를 출원하셨는데, 나중에 한 분이 회사를 나가게 되면서 공유 특허가 발목을 잡은 사례도 봤습니다. 퇴사한 공동창업자가 "내 지분에 대한 보상을 달라"며 버티는 상황. 그때서야 처음에 제대로 합의서를 만들어 둘 걸 하고 후회하시는 거죠. 단추를 잘못 끼운 겁니다.




직무발명과 공동출원, 헷갈리지 마세요


이 부분도 자주 혼동이 생깁니다.


회사 직원이 업무 중에 발명을 했다면, 이건 직무발명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직무발명은 회사와 직원 간의 권리 귀속 문제가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걸 공동출원과 혼동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직무발명의 경우, 회사가 직무발명 규정을 가지고 있다면 회사가 그 권리를 승계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직원이 공동출원인이 되는 게 아니라, 회사 단독으로 출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직무발명 규정이 없거나 미비한 회사들은 나중에 퇴사한 직원과 분쟁이 생기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월 100건 이상 출원을 관리하다 보면, 이 직무발명 분쟁이 생각보다 훨씬 자주 보입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에서 규정 없이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기술이 회사 자산인지 개인 자산인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더군요.




공동출원, 이렇게 접근하십시오


글쎄요, 공동출원 자체가 나쁜 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의 기술력과 자원을 합쳐서 더 강한 특허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대학과 기업이 산학협력으로 함께 출원하는 경우,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 공동 발명을 하는 경우, 이런 케이스에서 공동출원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들어가기 전에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 발명 기여도를 명확히 정리하고, 진짜 발명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것
  • 지분 비율과 실시 조건, 수익 배분을 서면으로 합의할 것
  • 향후 권리 처분(양도, 실시권 허여)에 관한 동의 절차를 미리 정해둘 것

이 세 가지만 챙겨도,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분쟁의 90%는 예방이 됩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정리 드리면,


공동출원인은 실질적 발명 기여자여야 한다, 지분 비율과 실시 조건은 반드시 서면으로 남겨라, 공동출원 후 공유자 간 분쟁은 특허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공동출원은 러시안 룰렛이 아닙니다. 제대로 준비하면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준비 없이 들어가면, 그 무기가 나를 향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