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디자인무심사등록, 변리사 없이 진행했다가 반려된 사례

윤변리사 2026. 5. 16. 11:53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요즘 디자인무심사등록 관련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특히 패션, 가구, 생활용품 쪽에서 신제품을 준비 중인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많이 연락을 주시는데요.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빨리 시장에 내놔야 하는데, 디자인 등록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

이 말,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디자인무심사등록입니다.




디자인무심사등록, 그게 뭔가요?


디자인 등록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심사등록, 하나는 무심사등록입니다.


심사등록은 특허청 심사관이 해당 디자인이 등록 요건을 충족하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시간이 걸립니다. 통상 8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무심사등록은, 일부 물품 분야에 한해서 방식 요건만 갖추면 실체 심사 없이 빠르게 등록증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빠르면 2~3개월 안에 등록이 됩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업종에서는 사실 이 속도 차이가 사업의 생사를 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물품이 무심사 대상인가요?


무심사등록이 가능한 물품군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현행 디자인보호법상 무심사 대상은 크게 직물류, 의류, 잡화류 등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물품들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섬유·의복 관련 제품, 신발, 가방, 장갑, 양말, 넥타이 같은 패션 관련 품목들이 대표적입니다.


왜 이런 물품들에만 무심사를 허용하냐고요?


이 분야는 유행 주기가 짧습니다. 시즌마다 디자인이 바뀌고,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이미 그 디자인은 시장에서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등록증 받고 나서 보니 이미 유행이 지났다면, 그 등록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분야는 빠른 권리 확보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된 겁니다.




빠른 건 좋은데, 단점은 없나요?


여기서 잠깐. 무심사등록이 만능은 아닙니다.


실체 심사를 거치지 않는다는 말은, 등록 후에도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심사등록은 심사관이 선행 디자인과 비교해서 등록 요건을 검토하고 등록증을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권리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반면 무심사등록은, 나중에 이해관계인이 "이 디자인은 사실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무심사로 등록을 받고 경쟁사 제품에 권리행사를 하려는 순간, 상대방이 무효심판으로 맞불을 놓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등록증이 있어도 권리행사가 사실상 멈추게 됩니다. 공격하려고 꺼낸 칼이 오히려 발등을 찍는 꼴이 됩니다.


그러니 무심사등록을 진행할 때는, 처음 출원 단계에서부터 선행 디자인 조사를 충분히 해야 합니다. 빠른 등록만 보고 선행조사를 소홀히 하면, 나중에 그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셀프로 하면 안 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무심사등록이라는 이름 때문에 "심사도 없다는데 나 혼자 해도 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무심사라는 말은 실체 심사를 안 한다는 뜻이지, 방식 심사는 철저히 한다는 뜻입니다. 도면 작성 방식, 물품 분류, 청구범위 기재 방식 등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보정 명령이 떨어지고, 잘못 대응하면 출원 자체가 무효 처리됩니다.


제가 19년 동안 상담을 해오면서 정말 많이 봐온 케이스가 있습니다.


셀프로 진행하다가 도면 작성을 잘못해서 의도한 권리 범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등록은 됐는데, 막상 경쟁사 유사 제품에 권리행사를 하려고 보니 청구 범위가 너무 좁아서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 이런 분들이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저를 찾아오십니다.


디자인 도면은 특히 중요합니다. 사진 한 장 잘못 찍어서 제출하면, 보호받고 싶은 핵심 형태가 권리 범위에서 빠져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건 나중에 고칠 수가 없습니다. 출원일이 기준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대로 해야 합니다.




복수 디자인 출원, 이건 꼭 아셔야 합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무심사등록을 활용하실 때 놓치면 아까운 제도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복수 디자인 출원입니다.


무심사 대상 물품의 경우, 하나의 출원서에 최대 100개까지 디자인을 묶어서 출원할 수 있습니다. 각각 별도로 출원하면 출원료가 100배가 되겠지만, 복수 출원을 활용하면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시즌 컬렉션 전체를 한 번에 출원해야 하는 패션 업체 입장에서는 정말 유용한 제도입니다.


다만, 복수 디자인 출원도 무심사 대상 물품에 한해서만 가능하고, 물품의 종류가 동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섞어서 냈다가 보정 명령을 받는 경우도 있으니, 처음부터 확인하고 진행하시는 게 좋습니다.




정리 드리면,


  • 디자인무심사등록은 직물·의류·잡화 등 특정 물품에 한해 빠른 권리 확보가 가능한 제도입니다.
  • 빠른 대신 등록 후 무효 가능성이 있으므로, 선행 디자인 조사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 도면 작성이 잘못되면 원하는 권리 범위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셀프 진행은 신중하게 생각하십시오.
  • 복수 디자인 출원을 활용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큽니다.

빠른 시장 진입이 필요한 분들에게 무심사등록은 분명 좋은 수단입니다. 단, 제대로 활용해야 수단이지, 잘못 쓰면 오히려 발목을 잡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