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심판청구, 변리사 VS 변호사 딱 까놓고 말할께요

윤변리사 2026. 5. 17. 09:09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심판은 '지는 싸움'이 아닙니다.


단지, 모르면 지는 싸움이 될 뿐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심판,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께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을 기다리다 보면, 어느 날 특허청으로부터 '거절결정'이라는 통지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순간, 많은 분들이 "아, 이제 끝났구나" 하고 체념하십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거절결정을 받았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니에요. 특허심판이라는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특허청 심사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행정심판 절차입니다. 특허심판원이라는 별도의 기관이 있고, 그곳에서 다시 한번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19년 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느끼는 건데요. 거절결정을 받은 분들 중에서 심판까지 가서 결국 등록을 받아내는 케이스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포기가 아깝습니다. 진짜로.




어떤 경우에 심판을 청구하나요


크게 두 가지 상황에서 특허심판청구를 하게 됩니다.


하나는 거절결정불복심판입니다. 심사관이 특허를 거절했을 때, 그 결정에 불복하여 심판원에 다시 판단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거절결정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는데, 이 기간을 놓치면 정말 돌이킬 수 없습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기회조차 없어지는 거죠.


다른 하나는 무효심판입니다. 이미 등록된 남의 특허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그 특허를 무효로 만들기 위해 청구하는 심판입니다. 경쟁사의 특허가 사업을 막고 있는 상황이라면, 무효심판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이 두 가지 외에도 권리범위확인심판, 정정심판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건 역시 거절결정불복심판과 무효심판입니다. 이 두 가지만 제대로 이해하셔도 절반은 아신 겁니다.




심판, 그냥 해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특허심판은 일반인이 혼자 진행하기에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허 출원도 어렵지만, 심판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심판청구서를 작성하고, 심판관 앞에서 논리를 펼치고, 상대방의 답변서에 재반박하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법리적 판단이 개입되는 준사법적 절차입니다.


최근 상담을 하다 보면, 셀프로 심판청구서를 제출하셨다가 낭패를 보신 분들을 꽤 만납니다. 한 분은 거절결정을 받은 후, 인터넷 정보만 보고 직접 심판청구를 하셨는데, 청구서에 핵심 논리가 빠져있어서 결국 기각 결정을 받으셨습니다. 그때서야 저를 찾아오셨는데, 이미 불복할 수 있는 기간도 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갈 뿐이죠.


심판은 처음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중에 고칠 방법이 없습니다. 처음 청구할 때의 논리 구성이 최종 결과를 결정짓습니다.




심판에서 이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단순히 말하면, 논리입니다.


심사관이 왜 거절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거절이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거를 만들어야 합니다. 선행기술과 내 발명이 어떻게 다른지, 진보성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고요.


그냥 "저는 이게 새로운 발명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하면 안 됩니다. 심판관은 그런 감정적 호소에 움직이지 않습니다. 선행기술과의 차이를 기술적으로, 법리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제가 BM특허 심판을 진행하면서 등록율을 90% 이상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거절이유를 받은 순간부터, 심판관의 시각에서 역으로 논리를 구성하는 습관을 들였기 때문입니다. 심사관이 "이게 왜 문제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 문제를 하나씩 해소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하루에 20건 가까운 상담을 직접 하다 보면, 패턴이 보입니다. 심판에서 지는 사건들은 대부분 초기 출원 단계에서부터 청구항이 부실하게 작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변리사와 함께했다면 심판까지 갈 일 자체가 없었을 케이스들이 꽤 됩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심판 기간, 얼마나 걸리나요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짧지 않습니다.


거절결정불복심판의 경우, 청구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1년에서 1년 반 정도 소요됩니다. 무효심판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비슷하거나 더 길어지기도 합니다.


이 기간 동안 심판관의 심리가 진행되고, 구술심리(대면 심리)가 열리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있는 심판(무효심판 등)이라면 서로 답변서와 의견서를 주고받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그러니 심판을 청구할 때는 장기전을 각오하셔야 합니다. 1~2달 안에 결론이 나길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참,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지쳐서 중간에 포기하시는데, 그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 이 말이 심판에서도 그대로 통합니다.




심판에서 지면, 그다음은요


심판원에서도 기각 결정이 나왔다면, 그래도 끝이 아닙니다.


특허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서 다시 판단을 받는 것이죠. 특허법원 판결에도 불복한다면, 대법원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물론, 소송까지 가면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늘어납니다. 그래서 처음 심판 단계에서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소송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건 심판 단계에서 충분히 준비가 안 됐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거절결정을 받으셨거나, 이미 심판이 진행 중이신 분이라면, 지금 상태에서 어떤 선택지가 남아있는지 한번 정확하게 점검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러시안 룰렛 같은 결정을 혼자서 내리지 마시고요.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