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아, 디자인심사청구 셀프 진행하시면 이 함정에 빠집니다

윤변리사 2026. 5. 18. 09:32

디자인심사청구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이미 디자인 출원을 어느 정도 알아보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 이런 흐름이셨을 겁니다.


내 제품의 외관을 보호받고 싶다 → 디자인 출원을 알아봤다 → 출원 후 심사 절차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 그런데 '디자인심사청구'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뭔지 헷갈린다.


어찌 여러분의 상황과 비슷하신지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디자인, 출원하면 바로 등록되는 거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디자인 출원에는 크게 두 가지 트랙이 있습니다. 심사등록무심사등록입니다.


심사등록은 특허청 심사관이 신규성, 창작성 등을 꼼꼼히 검토한 뒤 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무심사등록은 방식요건만 갖추면 일단 등록해 주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다투는 방식이고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무심사로 출원했다고 해서 심사를 영원히 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분쟁이 생기거나, 또는 본인이 권리를 강하게 행사하려는 경우에는 결국 심사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그게 바로 디자인심사청구가 등장하는 맥락입니다.




디자인심사청구, 정확히 무엇인가


솔직히 이 개념이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상담 중에 이 부분에서 막히는 분들을 정말 자주 봅니다.


디자인 무심사 출원 제도에서는, 출원 후 등록이 되더라도 그 권리의 유효성이 완전히 검증된 상태가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일단 등록증은 줬지만, 진짜 유효한 권리인지는 아직 모른다'는 상태인 거죠.


이 상태에서 디자인심사청구를 하면, 특허청 심사관이 해당 디자인을 정식으로 심사해서 등록 유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무심사 등록 디자인은 제3자도 심사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가 "저 디자인 등록, 제대로 심사받아봐라" 하고 청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게 생각보다 무서운 부분입니다.


내가 수년간 써온 디자인이 심사청구 결과 무효가 되면? 그때부터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청천벽력이 따로 없죠.




무심사 등록, 그냥 쓰면 안 되나요?


어차피 등록은 되는 거잖아요. 그냥 쓰면 안 되나요?

이런 질문, 하루에도 몇 번씩 받습니다.


안 됩니다. 정확히는, 쓸 수는 있지만 위험을 안고 쓰는 것입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를 운영하시는 분인데, 무심사로 디자인 등록을 받고 2년 넘게 아무 문제 없이 사업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경쟁사가 심사청구를 넣었고, 결국 선행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등록이 무효가 됐습니다.


그 사이 이 분은 해당 디자인으로 포장재도 바꾸고, 카탈로그도 인쇄하고, 거래처에 디자인권 보유 업체라고 홍보까지 하셨거든요. 피해가 단순히 등록 취소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거죠.


무심사 등록이 나쁜 제도는 아닙니다. 빠르게 권리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다만, 그 한계를 정확히 알고 써야 합니다.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언제 심사청구를 해야 하나요?


이 부분이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무심사 등록 디자인에 대한 심사청구는 등록일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심사청구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본인이 먼저 청구할 수도 있고, 제3자가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먼저 청구하는 게 좋을까요?


  • 경쟁사가 내 디자인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한 경우
  • 내 디자인권을 근거로 경고장을 보내거나 소송을 제기하려는 경우
  •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려는데 상대방이 권리 유효성을 요구하는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심사청구를 통해 권리의 유효성을 확인받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내 무기가 진짜인지 확인하는 것, 당연한 수순 아니겠습니까.


반대로, 아무 분쟁도 없고 사업도 조용히 잘 되고 있다면? 굳이 서둘러 청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3년이라는 기간은 반드시 캘린더에 표시해 두십시오.




셀프로 심사청구, 해도 될까요?


글쎄요. 저는 솔직히 권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심사청구 자체는 서류 제출이라는 행위만 보면 어렵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사청구 이후가 문제입니다.


심사관이 거절이유를 통지하면 의견서와 보정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등록 유지 여부가 갈립니다. 단순히 "우리 디자인은 새로운 것입니다"라고 써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선행디자인과의 구체적인 차이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보정을 통해 권리 범위를 조정해야 합니다.


이 작업은 경험 없이는 쉽지 않습니다. 처음 출원 때 단추를 잘못 끼운 것처럼, 심사 대응을 잘못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19년간 수천 건의 지식재산권 사건을 다루면서 느낀 건, 셀프로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겁니다.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고요.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갈 뿐이죠.




디자인 심사,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나


심사관은 크게 세 가지를 봅니다.


신규성, 창작비용이성, 그리고 공서양속 위반 여부입니다.


이 중 실무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건 신규성입니다. 출원 전에 이미 공개된 디자인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판단되면 등록이 거절됩니다. 여기서 '유사'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완전히 똑같지 않아도 전체적인 심미감이 비슷하다고 판단되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창작비용이성은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기존 디자인을 단순히 조합하거나 약간 변형한 수준에 불과하다면, 신규성은 있더라도 등록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진짜 창작적인 노력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 출원 단계부터 전략을 세우는 것과, 그냥 출원하고 나중에 대응하는 것. 결과가 같을 수 없습니다.




정리 드리면,


  • 무심사 등록 디자인은 편리하지만, 심사청구를 통해 권리 유효성이 뒤집힐 수 있다
  • 심사청구 기간은 등록일로부터 3년, 이 기간을 절대 놓치지 마십시오
  • 분쟁이 생기거나 권리 행사가 필요한 시점이 오면, 먼저 심사청구를 통해 권리를 확인받는 것이 유리하다
  • 심사 대응은 경험 있는 변리사와 함께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