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디버그 테스트] 특허라이센스계약

윤변리사 2026. 6. 1. 21:17
특허 라이센스 계약이요? 그거 그냥 계약서 한 장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순간 가슴이 철렁합니다.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 라이센스, 뭘 모르면 독이 됩니다


특허를 등록받고 나서 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등록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특허권의 진짜 가치는 그 권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서 나오거든요.


라이센스 계약은 특허권자가 제3자에게 특허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계약입니다. 쉽게 말하면, 내 특허를 남이 쓰도록 허락해 주고 그 대가로 로열티를 받는 구조죠.


들으면 단순해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계약서를 들여다보면, 거기서 발생하는 분쟁이 얼마나 복잡하고 피해가 큰지를 19년 동안 수도 없이 목격했습니다.




전용실시권과 통상실시권, 이 차이를 모르면 큰일 납니다


라이센스 계약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이 바로 이겁니다.


전용실시권은 특허권자조차 해당 범위에서 실시를 못 하게 됩니다. 등록을 해야 효력이 생기고요. 한마디로, 독점 라이센스입니다. 상대방에게 사실상 특허권에 준하는 강력한 권리를 넘겨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통상실시권은 조금 다릅니다. 특허권자도 계속 사용할 수 있고, 복수의 라이센시에게 동시에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등록 없이도 계약 당사자 간에는 효력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계약서에 "독점적 통상실시권"이라고 적어놓고, 나중에 제3자에게 또 같은 기술을 라이센스 해주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법적으로 통상실시권은 독점성이 보장되지 않으니까요. 계약서 문구 하나 잘못 썼다가 수억 원짜리 분쟁이 터지는 거죠.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에, 이미 계약을 맺고 나서 뒤늦게 문제를 인지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 표정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눈물을 참으시면서, 어떻게든 해결책이 없냐고 물어오시거든요.




Q. 로열티 조건은 어떻게 정해야 하나요?


이게 또 쉽지 않습니다.


로열티 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러닝 로열티: 판매량이나 매출에 연동해서 일정 비율로 지급
  • 정액 로열티: 사용 기간에 따라 고정 금액 지급
  • 선급금 + 러닝 로열티 혼합: 계약 체결 시 선급금을 받고, 이후 판매에 따라 추가로 받는 방식

어떤 구조가 유리하냐는 케이스마다 다릅니다. 상대방이 대기업이냐 스타트업이냐, 해당 기술이 핵심 기술이냐 보조 기술이냐, 시장이 성장 중이냐 성숙기냐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기술거래사 자격도 보유하고 있어서 특허 가치평가와 기술이전 업무를 꽤 오래 했습니다. 산업은행 IP 담보대출 평가,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 특허매매 평가 등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보니, 로열티 협상 구조에 대해서는 나름 감이 있는 편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로열티 조건을 협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 보장 로열티(Minimum Royalty) 조항입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기술을 활용하지 않아도, 계약 기간 동안 최소한의 금액을 보장받는 조항이죠. 이게 없으면, 라이센시가 기술을 받아놓고 사용도 안 하면서 특허권자가 다른 곳에 라이센스 주는 것을 막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계약서에 꼭 들어가야 할 조항이 있나요?


있습니다. 그것도 여러 개.


실무에서 자주 빠뜨리는 것들을 짚어드리겠습니다.


개량발명 귀속 조항. 라이센시가 계약 기간 중에 해당 기술을 개량해서 새로운 발명을 만들어냈을 때, 그 권리가 누구에게 귀속되느냐의 문제입니다. 이게 빠져 있으면, 라이센시가 원래 특허보다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해 놓고 특허권자는 아무 권리도 주장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생깁니다.


서브라이센스 허용 여부. 라이센시가 제3자에게 다시 라이센스를 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명시적으로 금지 조항을 넣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술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습니다.


계약 해지 조건과 원상회복. 로열티 미지급, 기술 남용, 계약 위반 시 어떻게 처리할지. 그리고 계약이 종료된 후 상대방이 해당 기술을 계속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도 명확하게 적어야 합니다.


분쟁 해결 방법. 소송인지, 중재인지. 국내 계약이라면 어느 법원을 관할로 할 것인지. 해외 계약이라면 어느 나라 법을 준거법으로 할 것인지.


이 조항 하나하나가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있을 때는 당연한 것 같고, 없을 때는 청천벽력이 되는 것들입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셀프로 계약서 쓰다가 생기는 일


인터넷에 특허 라이센스 계약서 양식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무료 템플릿도 있고, 유료로 파는 것도 있고요. 그걸 가져다가 회사 이름이랑 금액만 바꿔서 쓰시는 분들이 꽤 됩니다.


문제는, 그 양식이 내 상황에 맞는지 아무도 검토를 안 한다는 겁니다.


얼마 전에 상담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중소기업 대표님이셨는데, 자체 개발한 제조 공정 특허를 국내 대기업 협력사에 라이센스 해주는 계약을 이미 체결하셨더군요. 계약서를 가져오셔서 같이 살펴봤는데, 개량발명 귀속 조항이 없었습니다. 서브라이센스 금지 조항도 없었고요. 계약 기간도 무기한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그 대기업 협력사가 나중에 개량 기술을 독자 개발해서 특허까지 받아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원래 계약한 기술이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로열티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그 분은 결국 소송을 하셔야 했고,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계약서 한 번만 제대로 검토받으셨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해외 라이센스 계약은 더 복잡합니다


국내 계약도 이렇게 복잡한데, 해외 계약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특허권은 속지주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한국에서 등록된 특허는 한국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해당 기술을 사용하게 하려면, 미국 특허가 있어야 하거나 계약에서 그 범위를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준거법 문제도 있습니다. 계약서에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한다고 적어도, 상대방 국가에서는 그 나라 법이 우선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 보호법이나 독점 규제 관련 조항이 그렇습니다.


해외 라이센스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은, 반드시 해당 국가의 특허 상황과 법률 환경을 함께 검토하십시오. 이 부분은 단순히 계약서 작성을 넘어서는 영역입니다.




라이센스 계약,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내 특허의 권리 범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청구항이 어디까지 커버하는지, 무효 가능성은 없는지를 먼저 확인하세요. 약한 특허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가 나중에 무효 심판을 당하면, 그 계약 자체가 흔들립니다.


그 다음, 상대방의 사업 규모와 기술 활용 계획을 파악해야 합니다. 로열티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상대방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지 않고는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약서는 반드시 전문가를 통해 작성하거나 검토받으십시오. 특허 라이센스 계약은 특허법뿐 아니라 민법, 상법, 독점규제법까지 얽혀 있습니다. 하나의 조항 때문에 수년치 로열티가 날아가는 일이 생깁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 제가 19년 동안 스스로에게 되뇌는 말인데, 계약서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당장 계약을 빨리 체결하고 싶은 마음에 검토를 생략하지 마십시오. 그 조급함이 나중에 러시안 룰렛이 됩니다.


여러분이 힘들게 만든 특허가 제대로 된 계약 하나 없어서 헛되이 사용되거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원 드립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