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청디자인등록, 도면 하나 잘못 그리면 등록 거절입니다

윤변리사 2026. 6. 2. 10:20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오늘은 특허청 디자인등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최근 상담을 하다 보면, 디자인등록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거든요. "그냥 도면 몇 장 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속으로 한숨을 한 번 쉽니다.


19년간 이 일을 하면서, 디자인등록 하나 잘못 준비했다가 수천만 원짜리 제품 사업이 통째로 흔들리는 장면을 한두 번 본 게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특허청 디자인등록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가 보겠습니다.




디자인등록,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특허청에 디자인을 등록받으려면 두 가지를 반드시 충족해야 합니다. 신규성창작성입니다.


신규성은 간단히 말하면, 세상에 아직 공개된 적 없는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게 있어요. "키프리스에 검색해봤는데 비슷한 게 없던데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됩니다.


키프리스에 없다고 끝이 아닙니다. 네이버 쇼핑, 아마존, 알리바바, 심지어 유튜브 영상까지도 공개된 자료로 인정됩니다. 어딘가에 이미 비슷한 형태가 노출된 적 있다면, 그 순간 신규성은 사라지는 겁니다. 특허청 심사관은 생각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뒤집니다.


창작성은 더 복잡합니다. 단순히 기존 디자인에서 색상만 바꾸거나, 비율만 조금 달리한 수준이라면 창작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 판단이 매우 주관적인 영역이라서, 경험 없는 변리사가 대리하면 거절이유 통지를 받고 나서야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며 당황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가 최근에 만난 분 이야기


몇 달 전, 생활용품 제조업체를 운영하시는 대표님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이미 다른 사무소에서 디자인등록을 진행했는데, 거절이유 통지를 받았다는 거였습니다.


도면을 보는 순간, 저는 문제를 바로 알아챘습니다. 6면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각 도면 간 형상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건 처음 출원 단계에서 단추를 잘못 끼운 경우입니다. 거절이유 극복이 가능한 수준이 아니었어요.


결국 기존 출원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전략을 세워야 했습니다. 시간도 돈도 이중으로 들었습니다. 그 대표님은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처음부터 제대로 할 걸 그랬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한동안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 제가 늘 되뇌는 말인데, 디자인등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처음 몇 십만 원 아끼려다가, 나중에 몇 배로 돌아오는 부메랑을 맞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도면 하나가 당락을 가릅니다


특허청 디자인등록에서 도면은 사실상 전부입니다.


특허는 청구항이라는 글로 권리 범위를 정하지만, 디자인은 도면으로 권리 범위를 정합니다. 정면도, 배면도, 좌측면도, 우측면도, 평면도, 저면도. 이 6면도를 기본으로, 제품의 형태에 따라 사시도나 단면도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도면들이 서로 완벽하게 일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면도에 있는 선이 측면도에 없다거나, 비율이 맞지 않는다거나 하면 거절이유가 됩니다. 그리고 이 도면을 얼마나 넓게 그리느냐에 따라, 나중에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좁게 그리면 등록은 쉬울 수 있지만, 경쟁사가 조금만 바꿔도 침해를 피해갑니다. 넓게 그리면 권리 범위는 넓어지지만, 선행디자인에 걸릴 위험이 커집니다. 이 균형을 잡는 게 경험 있는 변리사의 역할입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부분디자인, 알고 계십니까


특허청 디자인등록에는 전체디자인 외에 부분디자인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걸 모르고 전체디자인만 출원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부분디자인은 제품 전체가 아니라, 특징적인 일부분만을 보호받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케이스의 전체 형태가 아닌, 독특한 버튼 부분의 디자인만 따로 등록받는 식이죠.


왜 중요하냐면, 경쟁사가 여러분의 제품을 카피할 때 보통 전체 형태를 그대로 베끼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세부 요소를 조금씩 바꿔서 출시합니다. 이때 전체디자인만 등록되어 있으면 침해 주장이 어려울 수 있는데, 부분디자인이 함께 등록되어 있으면 훨씬 강력하게 대응이 가능합니다.


최근 2년간 제가 진행한 디자인 사건들의 등록 성공율이 98% 이상인 데는 이런 전략적 출원 설계가 한몫을 합니다. 그냥 도면 그려서 내는 게 아니라, 어떤 범위로 어떤 방식으로 출원할지를 먼저 설계하는 거죠.




셀프 디자인등록, 진짜 위험합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요즘 특허로 셀프 출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처럼, 디자인도 혼자 진행하시려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허청 온라인 출원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보니, 겉보기에는 어렵지 않아 보이거든요.


그런데 디자인 셀프 출원의 문제는, 실패를 당장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출원하고 나서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6개월에서 1년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여러분은 이미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고,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 거절이유 통지가 날아오는 순간, 그건 청천벽력입니다. 더 최악은, 도면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거절이유를 아예 극복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처음부터 다시 출원해야 하는데, 이미 제품이 시장에 공개된 상태라면 신규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러시안 룰렛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변리사를 고를 때 꼭 확인하세요


글쎄요, 디자인 전문 변리사라고 홍보하는 곳이 많은데, 실제로 디자인 분야에 깊이 있는 경험을 가진 변리사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변리사들은 특허가 주력입니다. 디자인은 부수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전략적 출원 설계보다는 단순 도면 작성 수준에서 진행하는 곳들이 꽤 있습니다.


확인하셔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최근 진행한 디자인 사건의 등록 성공율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 부분디자인, 복수디자인, 비밀디자인 등 다양한 출원 방식에 대한 경험이 있는지

이 두 가지만 물어봐도 어느 정도 판단이 됩니다. 막연하게 "잘 해드리겠습니다"라고만 하는 곳은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무리하며


특허청 디자인등록은 여러분의 제품을 지키는 방패입니다. 그 방패를 제대로 만들어야 실전에서 쓸 수 있습니다.


하루에 20건 가까이 상담을 하다 보면, 너무 늦게 오시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이미 제품이 시장에 나온 후, 경쟁사가 유사 제품을 출시한 후, 그때서야 디자인등록을 알아보시는 분들. 안타깝지만, 그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포기도 실패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애초에 준비를 잘 해두면 그 싸움 자체를 피할 수 있습니다. 제가 19년간 이 일을 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입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