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미국특허출원절차, 한국과 완전히 다릅니다 (대표님 주의)

윤변리사 2026. 6. 3. 13:18

미국특허출원절차 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셨다면, 이미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갖추고 계신 분일 겁니다. 단순히 "미국에도 특허를 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넘어서, 실제로 어떤 루트로 진행해야 하는지를 찾고 계신 거겠죠.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미국특허, 한국이랑 뭐가 다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절차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출원하고, 심사받고, 등록받는 흐름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세부 규칙이 다릅니다. 그 디테일에서 사람들이 넘어집니다.


한국 특허청(KIPO)과 미국 특허청(USPTO)은 심사 기준도, 청구항 작성 방식도, 의견서 대응 전략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특히 미국은 청구항(Claim)의 언어 표현 하나하나에 굉장히 예민합니다. "약 approximately", "실질적으로 substantially" 같은 단어 하나가 권리 범위를 좌우하기도 하거든요.


19년 동안 수많은 미국 출원 건을 다뤄오면서, 가장 많이 본 실수가 뭔지 아십니까. 한국 명세서를 그대로 번역해서 미국에 내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등록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권리 범위가 너무 좁아서 실제로 침해자를 잡지 못하는 '빈껍데기 특허'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출원, 두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PCT 루트직접 출원(파리조약 루트), 이 두 가지입니다.


PCT(특허협력조약)는 하나의 국제 출원으로 여러 나라에 동시에 출원 효과를 내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 특허를 출원한 뒤,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PCT 출원을 하면 한국 출원일을 우선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PCT 출원 후 30개월 이내에 미국 국내 단계(National Phase)로 진입하면 됩니다.


파리조약 루트는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미국 특허청에 직접 출원하는 방식입니다. PCT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경우도 있지만, 국가마다 따로 출원해야 해서 여러 나라를 동시에 공략할 때는 PCT가 훨씬 편합니다.


어떤 루트가 맞는지는 케이스마다 다릅니다. 미국 한 나라만 노린다면 직접 출원이 유리할 수 있고, 유럽·일본·중국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PCT가 낫습니다. 이 판단을 혼자 하시는 건 좀 위험합니다.




실제 진행 흐름, 어떻게 됩니까


출원 후 USPTO의 심사관이 배정되기까지 보통 1~2년 정도 걸립니다. 기술 분야에 따라 더 길어지기도 합니다. 그 이후 심사관이 거절이유(Office Action)를 통지하면, 통지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응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연장은 가능하지만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미국 심사관의 거절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02조 신규성 거절103조 진보성 거절. 한국과 조문 번호는 다르지만 개념은 비슷합니다. 다만 미국 심사관은 한국보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선행문헌을 조합해서 거절을 날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거절 통지를 받으신 분들이 "이게 말이 되냐"고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절이유 극복이 안 되면 심판(Appeal)으로 가거나, 청구항을 수정해서 재도전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미국 현지 특허변호사(Patent Attorney)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 변리사가 미국 특허청 앞에서 직접 대리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한국 변리사가 미국 특허에 관여하는 역할


그렇다면 한국 변리사는 미국 출원에서 뭘 하냐고요?


실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국어로 된 발명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미국 특허청 심사 기준에 맞는 명세서와 청구항 초안을 작성해서 미국 현지 대리인에게 넘기는 역할입니다. 이 초안의 완성도가 최종 등록 여부를 상당 부분 결정합니다.


제가 미국 출원 건을 다루면서 느낀 건, 한국 측 변리사의 역량이 미국 현지 대리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현지 대리인이 아무리 뛰어나도, 발명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하지 못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명세서가 작성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실제로 최근 상담한 한 스타트업 대표님은 이미 미국 출원을 진행했는데, 현지 대리인에게 발명 내용을 영어로 직접 설명하다 보니 핵심 기술 포인트가 빠진 채 명세서가 작성됐더군요. 나중에 발견했을 때는 이미 공개가 된 상태라 수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참 안타까운 사례였습니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이 질문을 제일 많이 받습니다.


미국 특허 출원 비용은 크게 한국 측 비용 + 미국 현지 비용으로 나뉩니다. 한국 변리사 수수료, 미국 현지 대리인 수수료, USPTO 관납료가 주요 항목입니다.


대략적으로 출원 단계에서만 300~500만 원 이상을 예상하셔야 합니다. 여기에 Office Action 대응, 등록료 등을 합치면 전체 프로세스 비용은 700만 원~1,500만 원 수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 복잡도와 청구항 수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비싸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시장에서 경쟁사가 여러분의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할 때 특허가 없다면, 그 손실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미국은 특허 침해 소송에서 3배 손해배상(Treble Damages) 제도가 있어서, 특허권자에게 굉장히 유리한 나라입니다. 그 무기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납득이 되실 겁니다.




셀프로 하면 안 되냐고요?


미국은 개인 발명가(Pro Se)가 직접 USPTO에 출원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USPTO의 규정은 세밀하고 복잡합니다. 청구항 작성 방식, 도면 규격, 명세서 포맷, 각종 기한 관리까지. 하나라도 어긋나면 출원 자체가 거절되거나, 등록이 돼도 권리 행사가 어려운 특허가 됩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 셀프로 미국 출원을 시도했다가 청구항이 너무 좁게 잡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특허를 들고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오시는 거죠.


미국 특허는 한국 특허보다 훨씬 더 전문가의 손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러시안 룰렛처럼 운에 맡기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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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