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유럽특허청, 경쟁사보다 1년 빠르게 권리 확보하는 법

윤변리사 2026. 3. 26. 07:06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럽특허청(EPO) 출원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등록 성패를 좌우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유럽에 진출하려는 기업이라면, EPO는 피할 수 없습니다


요즘 상담을 하다 보면, 국내 특허는 이미 받았는데 유럽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스타트업도 있고, 제조업 중소기업도 있고, 심지어 개인 발명가분도 계시더군요.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럽특허청(EPO, European Patent Office) 출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국내에서 특허 받았으니까, 거기도 비슷하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전혀 다른 게임입니다.


EPO는 전 세계에서 심사 기준이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특허청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신규성이 있다고 해서 등록이 되는 게 아니라, 진보성 판단 기준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국내에서 통과된 청구항이 EPO에서 그대로 거절당하는 경우, 저는 19년 동안 수도 없이 목격했습니다.




EPO 출원, 무엇이 국내와 다른가요?


가장 큰 차이는 "문제-해결 접근법(Problem-Solution Approach)" 이라는 EPO 고유의 진보성 심사 방식입니다.


EPO 심사관은 발명이 선행기술 대비 어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따집니다. 청구항이 아무리 잘 작성되어 있어도, 이 기술적 문제와 해결 수단의 연결고리가 명확하지 않으면 거절입니다.


국내 특허 명세서를 그대로 번역해서 EPO에 제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거, 러시안 룰렛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운이 좋으면 통과하고, 운이 나쁘면 수천만 원을 날리는 거죠.


또 하나. EPO는 유럽 특허 조약(EPC) 에 가입된 38개국 이상을 커버하지만, 등록 후에는 각 국가별로 검증(Validation)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유럽특허 받았으니 유럽 전역에서 보호된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등록 후 관리까지 생각하지 않으면,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PCT를 통한 EPO 진입, 어떻게 다른가요?


EPO 출원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직접 출원: EPO에 바로 출원하는 방법
  • PCT 국제출원을 통한 유럽 국내단계 진입: 국제출원(PCT)을 먼저 한 뒤, 30개월 이내에 EPO 단계로 진입하는 방법

두 방법 중 어느 것이 낫냐고 물으시면,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제가 상담에서 자주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유럽 외에 미국, 일본, 중국 등 여러 국가에 동시 출원을 고려하고 계신 분이라면 PCT를 통한 진입이 훨씬 유리합니다. 비용과 시간을 분산시킬 수 있거든요.


반면, 유럽만 타겟으로 하는 경우라면 직접 출원이 오히려 빠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사업 전략과 맞물려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 변리사와 깊이 있는 상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국내에서 IoT 관련 특허를 받은 뒤 유럽 진출을 준비하던 스타트업 대표님이 계셨습니다.


이분이 저를 찾아오시기 전에, 다른 사무소에서 국내 명세서를 영문 번역해서 EPO에 그냥 제출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약 18개월 뒤, EPO 심사관으로부터 진보성 결여 거절이유통지서를 받으셨습니다.


청천벽력이었겠죠.


문제는, 처음 명세서를 작성할 때부터 EPO의 심사 기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작성했다는 겁니다. 국내 기준으로 청구항을 넓게 잡다 보니, EPO에서 보기엔 선행기술과의 차별성이 불명확한 상태였던 거죠.


결국 청구항을 대폭 수정하고, 분할출원까지 검토하면서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처음부터 EPO를 염두에 두고 명세서를 설계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케이스, 저한테 오시는 분들 중에 꽤 됩니다. 처음에 단추를 잘못 끼운 채로 오시는 분들이요.




EPO 출원,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이 질문을 제일 많이 받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EPO 출원은 비쌉니다. 국내 출원과 비교하면 몇 배에서 수십 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EPO 공식 출원료, 심사료, 검색료에 더해서 각 국가별 검증 비용, 번역 비용, 현지 대리인 비용까지 고려하면 전체 등록까지의 비용이 상당합니다. 국가를 얼마나 지정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요.


그렇기 때문에 EPO 출원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특허가 유럽 시장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출원부터 하는 건, 사실 돈 낭비일 수 있습니다. 저는 19년간 수천 건의 상담을 하면서, 출원을 말린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게 고객을 위한 길이라면요.




유럽특허청 출원, 이것만은 꼭 기억하십시오


EPO 출원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EPO는 심사 기간이 길고, 비용도 크고, 심사 기준도 까다롭습니다. 그러나 일단 등록이 되면, 유럽 주요 국가들에서 강력한 독점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 진입을 막는 강력한 무기가 되는 거죠.


문제는 이 무기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처음 명세서 설계 단계부터 EPO 심사 기준을 반영해야 하고, 청구항 전략도 국내와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경험이 부족한 변리사에게 맡기면 어떻게 될까요? 수천만 원을 쏟아붓고도 거절로 끝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무 전략 없이 번역본만 제출하는 건, 처음부터 질 싸움을 하러 가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EPO 출원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반드시 해당 경험이 있는 변리사와 먼저 충분히 상담하십시오. 비용 대비 가치를 냉정하게 따져보고, 전략을 세운 뒤 진행하는 게 맞습니다.




정리 드리면,


유럽특허청(EPO) 출원은 국내 특허와 완전히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명세서 설계 단계부터 EPO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비용과 가치를 냉정하게 따져보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


이 세 가지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