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오늘은 특허 가출원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려 합니다.
19년 동안 변리사로 일하면서, 정말 다양한 상황에 처한 분들을 만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가슴이 아팠던 케이스가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해서. 조금만 더 다듬고 출원하려고 기다리다가, 결국 선점을 빼앗기는 경우입니다.
특허는 하루 차이로 운명이 갈립니다. 진짜로요.

가출원, 그게 뭔가요
쉽게 말하면 날짜를 먼저 찍어두는 제도입니다.
특허는 기본적으로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를 갖습니다. 완벽한 명세서를 갖추지 않아도, 발명의 핵심 내용이 담긴 자료만 있으면 일단 출원 날짜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특허 가출원, 혹은 임시출원이라고 불리는 제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식 특허 명세서를 작성하는 데는 3~4주가 걸립니다. 변리사가 발명 내용을 파악하고, 청구항을 설계하고, 명세서를 정돈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발명 공개가 임박했거나, 협력사에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하거나, 출원번호가 사업상 급히 필요한 경우라면 그 3~4주도 너무 긴 시간이 됩니다.
가출원은 그 간격을 메워주는 제도입니다.

가출원 후 1년, 이 기간이 핵심입니다
가출원을 진행한 이후에는 1년 이내에 정식 출원을 해야 합니다.
이때 '국내 우선권 주장'이라는 절차를 통해 진행하면, 최초 가출원 날짜를 기준으로 특허 판단 시점을 소급받을 수 있습니다. 즉, 정식 명세서는 나중에 완성하더라도 권리 발생 시점은 가출원일로 인정된다는 뜻입니다.
이 1년의 기간 동안 발명 내용을 더 구체화하거나, 시제품을 만들어 추가 실험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청구 범위를 전략적으로 다듬는 것도 가능합니다. 가출원을 잘 활용하면, 발명의 완성도를 높이면서도 선출원의 지위를 지킬 수 있는 겁니다.
단, 1년을 넘기면 끝입니다. 이 기간을 놓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달력에 반드시 표시해 두십시오.

어떤 자료가 있어야 가출원이 가능한가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완벽한 자료가 없어도 됩니다. 발명의 핵심 내용이 담긴 자료라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사업계획서, 제품 설계 스케치, 논문 초안, 심지어 A4 한 장에 손으로 쓴 아이디어 메모도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출원 시에는 '청구범위 유예 제도'를 활용합니다. 정식 출원에서는 청구범위를 반드시 기재해야 하지만, 가출원 단계에서는 이를 생략하거나 유예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절차가 훨씬 간소해집니다.
저는 고객분들께 항상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갖고 계신 자료 그대로 가져오시면 됩니다.
급한 경우에는 당일 출원도 가능하고, 통상 1~2일 이내에 출원번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가출원,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부분이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대목입니다.
가출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차피 임시 출원이니까 대충 넣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런데 이게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 우선권 주장을 통해 정식 출원을 할 때, 소급받을 수 있는 내용은 최초 가출원 명세서에 포함된 내용에 한정됩니다. 가출원 당시에 빠뜨린 내용은 나중에 추가하더라도 소급 효과를 받지 못합니다. 그 부분은 정식 출원일 기준으로만 판단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가출원 당시에 A라는 기술 내용만 담겼는데, 정식 출원 시 B라는 중요한 구성을 추가했다고 가정합니다. 이때 B에 관한 부분은 가출원일이 아닌 정식 출원일 기준으로 신규성과 진보성이 판단됩니다. 만약 그 사이에 유사한 기술이 공개됐다면, B 부분은 등록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가출원은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과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경험 많은 변리사의 역할이 필요한 겁니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가출원 자체에 드는 추가 비용은 크지 않습니다.
정식 특허 출원에 앞서 가출원을 먼저 진행하는 경우, 통상 30~50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특허청 관납료와 변리사 수수료를 합산한 금액 기준입니다.
물론 이 비용도 사무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정식 출원 전체 비용에 대해서는 별도 컬럼에서 상세히 안내 드린 적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별도 링크로 연결해 드릴 예정입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가출원에 드는 수십만 원을 아끼려다 선출원 지위를 잃는 경우, 그 손실은 비교가 안 됩니다. 특히 경쟁자가 있는 시장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가출원, 이런 분들께 특히 권합니다
하루에도 20건 가까이 특허 관련 상담을 직접 진행하다 보면, 가출원이 꼭 필요한 상황임에도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 논문 발표나 학회 제출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연구자
- 투자자나 파트너사에 아이디어를 곧 공개해야 하는 스타트업 대표
- 제품 출시 일정은 정해졌는데 명세서 준비가 아직 안 된 경우
이런 상황에 처해 계신다면, 지금 당장 가출원을 검토하십시오. 준비가 부족해서 망설이는 동안, 누군가 먼저 출원을 마칠 수 있습니다.
글쎄요, 제가 19년 동안 수천 건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후회가 뭔지 아십니까.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입니다. 그 말이 나오기 전에 움직이셔야 합니다.
정리 드리면,
- 특허 가출원은 날짜를 먼저 확보하는 제도이며, 완벽한 자료 없이도 진행 가능합니다.
- 가출원 후 1년 이내에 국내 우선권 주장을 통해 정식 출원을 마쳐야 합니다.
- 가출원 명세서에 담긴 내용만 소급 효과를 받으므로, 처음 설계를 제대로 해야 합니다.
- 추가 비용은 통상 30~50만 원 수준입니다.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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