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배타적발행권"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저작권 관련 공부를 어느 정도 하셨거나, 출판이나 콘텐츠 사업 쪽에서 계약 문제로 고민이 생기신 분일 거라 예상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배타적발행권은 변리사보다는 저작권 전문 변호사 영역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콘텐츠 창작자, 출판사,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 권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계약을 맺다가 나중에 큰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를 저는 수없이 봐왔습니다. 19년간 지식재산권 실무를 하면서 말이죠.

배타적발행권, 그게 정확히 뭔가요?
저작권법 제5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권리입니다.
저작권자가 다른 사람(주로 출판사나 플랫폼)에게 자신의 저작물을 발행하거나 복제·배포할 수 있는 권리를 설정해주는 것인데요. 핵심은 "배타적" 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설정을 받은 자는 그 범위 내에서 독점적으로 해당 저작물을 발행할 수 있고, 저작권자 본인도 그 기간 동안에는 다른 곳에 같은 내용을 발행할 수 없게 됩니다.
단순한 이용허락(라이선스)과는 다릅니다. 라이선스는 "써도 좋다"는 허락이지만, 배타적발행권은 등록을 통해 물권적 효력을 갖는 독점적 권리입니다. 이 차이가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하늘과 땅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등록을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실수를 합니다.
배타적발행권은 계약서만 썼다고 완성되는 게 아닙니다. 저작권등록부에 등록을 해야 비로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효력이 생깁니다. 등록 없이 계약만 체결한 상태에서는, 저작권자가 같은 저작물을 다른 출판사에 또 넘겨버려도 법적으로 막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출판계약을 맺고 편집·디자인·마케팅 비용을 수천만 원 투자한 뒤, 저작권자가 다른 대형 출판사와 다시 계약을 맺는 경우. 등록을 해두지 않았다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부메랑이 아니라 칼날이 되어 돌아오는 거죠.

존속기간과 의무, 모르면 독이 됩니다
배타적발행권을 설정받은 자에게는 의무도 따라옵니다.
저작권법상 배타적발행권자는 설정 후 9개월 이내에 발행해야 하고, 저작물을 계속 발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저작권자가 배타적발행권을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이 규정을 잘 활용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존속기간은 별도 약정이 없으면 설정 후 3년입니다. 그런데 계약서에 이 기간을 5년, 10년으로 늘려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이 기간이 얼마나 긴지 꼭 따져봐야 합니다. 잘못하면 수년간 자신의 저작물을 스스로 쓸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전자출판과 배타적발행권,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요즘은 종이책 계약과 전자책 계약이 분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배타적발행권 설정 계약서에 "발행"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입니다. 종이책만 포함하는지, 전자책(이북)도 포함하는지, 오디오북은 어떻게 되는지. 이게 명확하지 않으면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2013년 저작권법 개정으로 전자출판도 배타적발행권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 전까지는 전자출판은 별도의 규정이 없어서 분쟁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계약서에 "전송권 포함 여부"를 명시해야 합니다.
글쎄요, 이 부분은 계약서 한 줄 차이로 수억 원의 분쟁이 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콘텐츠 사업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그냥 표준계약서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표준계약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입니다. 사업 규모와 콘텐츠 특성에 맞게 조율하지 않으면 나중에 예상치 못한 구멍이 생깁니다.

배타적발행권 vs 출판권, 뭐가 다른가요?
Q: 출판계약에서 '출판권'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던데, 배타적발행권이랑 다른 건가요?
A: 네, 다릅니다. 그런데 이걸 구분 못하고 계약서를 쓰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출판권은 저작권법 제63조에 따른 개념으로, 원래는 종이책 출판에 특화된 권리였습니다. 배타적발행권은 이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복제·배포·전송 등을 포괄하는 권리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시대에는 배타적발행권이 더 넓은 보호를 제공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두 개념이 혼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에 어떤 명칭을 쓰든 간에, 실제로 어떤 권리를 설정하는 것인지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칭보다 내용이 법적 효력을 결정합니다.

창작자라면, 이것만은 꼭 확인하세요
사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는 창작자 입장에서 계약을 앞두고 계신 분도 계실 겁니다.
배타적발행권을 설정해주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 존속기간이 과도하게 길지 않은지 (3년 초과 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 발행 의무 불이행 시 해지 조항이 명확히 들어있는지
- 2차적 저작물 작성권(번역, 드라마화, 영화화 등)까지 넘기는 건 아닌지
특히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 배타적발행권 계약서에 2차 저작물 관련 조항을 슬쩍 끼워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걸 모르고 서명했다가 나중에 드라마 판권이나 해외 판권에서 아무런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뒤늦게 듣게 되는 겁니다.
계약서를 혼자 검토하는 것은 러시안 룰렛 같은 겁니다. 되면 다행이지만, 한번 잘못 서명하면 수년간 그 피해를 안고 가야 합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배타적발행권 계약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지식재산권 전문가의 검토를 한 번은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계약서 한 장이 수년간의 사업 방향을 결정짓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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