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일본특허출원, 한국이랑 완전 다른 심사 기준 알고 계세요?

윤변리사 2026. 6. 12. 10:27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일본특허출원이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이미 어느 정도 공부를 하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특허를 보유하고 계신 분, 혹은 아직 출원 전인데 처음부터 일본 시장을 겨냥하는 분. 두 가지 케이스로 나뉘는데요. 어떤 경우든 공통적으로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일본에 특허를 내면 뭐가 다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생각보다 많이 다릅니다.




일본 특허, 한국이랑 뭐가 다른가요


일본은 특허 강국입니다. 전 세계 특허 출원 상위 5개국 안에 항상 들어가는 나라죠. 그만큼 심사 수준도 높고,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한국 특허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착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등록됐으니까 일본에서도 비슷하게 되겠지." 이 생각,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출원 전략 자체를 일본 특허청(JPO)의 심사 기준에 맞게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명세서 작성 방식, 청구항 구성, 선행기술 조사 범위까지. 한국 명세서를 그냥 번역만 해서 제출하면, 심사관으로부터 거절이유를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19년간 이 일을 하면서, 일본에 특허를 냈다가 고생하신 분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특히 제가 과거에 SONY ENTERTAINMENT社, 무라타제작소社의 일본 특허 업무를 직접 담당했던 경험이 있어서, 일본 특허 심사의 특성을 몸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 출원해야 하나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일본에 특허를 출원하는 루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파리조약 루트: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일본에 직접 출원하는 방식
  • PCT 국제출원 루트: 국제출원을 통해 여러 나라에 동시에 출원하는 방식

여기서 핵심은 우선권 주장 기한입니다. 한국에 먼저 출원을 하셨다면, 출원일로부터 12개월이 지나기 전에 일본 출원을 해야 한국 출원일을 우선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특허는 선출원주의입니다. 내가 먼저 발명을 했더라도,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를 가집니다. 한국 출원일을 우선일로 인정받지 못하면, 그 12개월 사이에 누군가 유사한 기술을 일본에 먼저 출원해 버릴 수 있습니다.


"12개월이면 충분하지 않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보면, 이 기한을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한국 특허 진행하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면, 어느새 11개월이 지나 있는 거죠. 그때서야 허겁지겁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솔직히 그때는 준비할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일본어 번역, 그냥 번역사에게 맡기면 안 됩니다


이 부분을 꼭 짚고 싶습니다.


일본 특허출원은 일본어로 명세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 번역사에게 맡기면 됩니까? 절대 안 됩니다.


특허 명세서는 일반 문서가 아닙니다. 청구항 하나하나의 단어 선택이 권리범위를 결정합니다. 기술 용어 하나를 잘못 번역하면, 등록은 받더라도 실질적인 보호를 못 받는 껍데기 특허가 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번역으로 출원된 명세서는 나중에 수정하기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일본 특허법상 출원 후 명세서 보정 범위는 한국보다 엄격합니다. 처음에 잘못 제출된 내용이 그대로 굳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일본 특허를 전문으로 하는 변리사, 혹은 일본 현지 대리인(특허사무소)과의 협력 체계가 갖춰진 곳에 맡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일본 현지 대리인,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요


일본에 특허를 출원하려면 일본 현지의 특허사무소(弁理士事務所)를 통해야 합니다. 외국인은 직접 일본 특허청에 출원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국내 변리사 사무소가 일본 현지 대리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서비스 품질이 천차만별입니다.


단순히 번역 파일만 던져주고 현지 대리인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는 곳이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 출원 전략 단계부터 일본 심사 기준을 고려해서 명세서를 설계하고, 현지 대리인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진행하는 곳이 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다릅니다.


일본 특허청의 거절이유를 받았을 때, 한국 변리사와 일본 대리인이 함께 대응 전략을 짜는 구조가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거절이유 통지를 받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들고 이리저리 헤매게 됩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결국 처음 파트너 선택이 전부입니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일본 특허출원 비용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국내 변리사 비용, 번역 비용, 일본 현지 대리인 비용과 관납료입니다. 국가 간 이중 구조이다 보니, 국내 출원보다 비용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비용만 보고 선택하시면 곤란합니다. 저렴하게 진행했다가 거절이유를 받고, 대응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그래도 등록이 안 되어 다시 출원하는 경우를 저는 너무 많이 봤습니다. 결국 처음 제대로 진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게 됩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실제로 사업을 하실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특허 등록 여부가 사업의 방어막이 됩니다. 이 방어막에 구멍이 뚫려 있으면, 나중에 경쟁사가 유사 제품을 내놓아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뭐 그런 거죠. 보험이랑 비슷합니다. 필요 없을 때는 아깝게 느껴지는데, 정작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게 전부입니다.




이미 한국 특허가 있는데, 지금 출원해도 되나요


혹시 이런 상황이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한국 특허 등록받은 지 2년이 됐는데, 이제 일본에도 내고 싶어요.

안타깝게도, 이 경우 우선권 주장은 불가합니다.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이 지났으니까요. 그렇다고 일본 출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2년 사이에 공개된 한국 특허 내용이 일본 심사에서 선행기술로 인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이런 케이스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먼저 하셔야 합니다. 출원 가능성, 권리 확보 가능 범위, 현지 시장에서의 실효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에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무조건 "일단 내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하면, 비용만 쓰고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일본은 여전히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장입니다. 그리고 일본 시장에서 사업을 하려면, 특허 없이는 언제든 경쟁사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일본 특허출원, 타이밍을 놓치지 마십시오. 한국 출원 후 12개월, 이 기한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