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오늘은 실용신안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실용신안이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특허는 들어봤는데, 실용신안은 뭔가 싶은 거죠. 그런데 막상 알고 나면 "아, 이게 나한테 딱 맞는 거였구나" 하고 무릎을 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19년간 수천 건의 출원을 다루면서 느낀 건데, 실용신안은 알고 쓰면 강력한 무기가 되고, 모르고 지나치면 아예 없는 제도가 됩니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실용신안, 특허랑 뭐가 다른가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실용신안은 "물건의 형태나 구조에 관한 아이디어" 를 특허보다 조금 낮은 진보성 기준으로 보호받는 제도입니다. 특허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기술적 진보를 요구한다면, 실용신안은 그보다 문턱이 낮습니다. 대신 보호 기간이 특허의 20년보다 짧은 10년이고, 방법 발명이나 물질 발명에는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물건의 모양이나 구조를 약간 개량했는데 특허로 받기는 애매하다 싶을 때, 실용신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 등록요건은 어떻게 되나요?
여기서부터가 본론입니다.
실용신안법 제5조에 따르면, 등록을 받으려면 크게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 산업상 이용가능성: 산업에서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고안이어야 합니다.
- 신규성: 출원 전에 이미 공개된 기술과 동일하지 않아야 합니다.
- 진보성: 해당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쉽게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 고안의 성립성: 물품의 형상, 구조 또는 조합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네 번째 요건이 특허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입니다. 특허는 방법 발명도 보호되지만, 실용신안은 반드시 물품의 형상이나 구조에 관한 것이어야만 합니다. 서비스 방식이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같은 건 실용신안으로 등록이 안 됩니다.

진보성 기준이 낮다는 게 실제로 어떤 의미인가요?
이게 실무에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특허청 심사 기준상, 실용신안의 진보성은 특허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단합니다. 즉, 기존 제품의 형태를 조금 변형하거나 두 가지 기존 구조를 결합한 정도의 아이디어도 실용신안으로는 등록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기존에 있던 컵 받침대에 미끄럼 방지 돌기를 추가했다. 특허로 출원하면 진보성이 부족하다고 거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실용신안으로 접근하면 등록 가능성이 올라가는 거죠.
물론 그렇다고 아무 아이디어나 다 된다는 건 아닙니다. 신규성은 동일하게 요구됩니다. 이미 세상에 공개된 기술과 완전히 같다면, 진보성 판단 전에 신규성에서 먼저 걸립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셀프 출원을 하다가 낭패를 보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자신이 개발한 포장 용기 구조가 이미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과 거의 동일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본인은 몰랐던 거죠. 그 상태로 출원을 했다면, 신규성 결여로 거절이 확정됩니다. 사전 선행기술 조사가 왜 중요한지, 이 사례 하나로 충분히 설명이 됩니다.

실용신안 심사, 어떻게 진행되나요?
실용신안은 무심사 등록제도를 채택하고 있지 않습니다. 2006년 법 개정 이후로 특허와 마찬가지로 심사를 거쳐 등록됩니다. 예전에는 무심사로 빠르게 등록이 됐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부분을 아직도 예전 정보로 알고 계신 분들이 있어서 한 번 짚고 넘어갑니다.
출원 후 심사청구를 해야 하고, 심사 결과에 따라 등록 여부가 결정됩니다. 심사 기간은 기술 분야와 심사청구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년 내외로 보시면 됩니다.

셀프 출원의 위험성, 한 번만 더 말씀드릴게요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용신안은 특허보다 쉽다는 인식 때문인지, 셀프 출원을 시도하시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좀 다릅니다.
청구범위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보호받는 권리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등록은 됐는데 경쟁사가 조금만 형태를 바꾸면 침해를 피해갈 수 있는, 사실상 구멍 뚫린 권리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등록증은 손에 쥐었지만 실질적인 보호는 전혀 안 되는 상황. 참 안타까운 경우죠.
더 심각한 건, 청구범위를 너무 넓게 잡다가 선행기술에 걸려 거절되는 케이스입니다. 처음 출원 전략이 잘못 설계되면, 나중에 보정을 통해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갈 뿐이죠.

특허 vs 실용신안,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요?
제가 상담에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글쎄요, 사실 이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다만 제가 19년 동안 경험하면서 느낀 기준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기술적 진보가 상당하고 시장 가치가 크다면 특허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보호 기간도 길고 권리 범위도 더 강하게 설계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제품 개량 수준의 아이디어이고 빠른 시장 진입이 필요한 경우라면, 실용신안이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출원하는 전략도 있습니다. 특허와 실용신안을 함께 출원해서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인데, 이 부분은 추후 별도 컬럼으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출원 전 선행기술 조사와 청구범위 설계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게 전부입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변리사를 통해서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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