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영어, 국내 변리사도 자주 실수하는 번역 포인트 3가지

윤변리사 2026. 6. 24. 17:48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요즘 해외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아졌는지, 특허영어 관련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특허영어, 그냥 영어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잠깐 고민했습니다.


특허영어는 일반 비즈니스 영어와는 완전히 다른 언어입니다. 같은 단어를 쓰는데 의미가 전혀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단 한 단어의 선택이 특허의 권리 범위를 넓히기도 하고, 반 토막 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comprising"이라는 단어와 "consisting of"라는 단어. 일반 영어로 보면 둘 다 '~로 구성된'이라는 뜻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특허 세계에서는 전혀 다릅니다. "comprising"은 열린 표현으로, 청구된 요소 외에 다른 요소가 추가되어도 특허 침해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반면 "consisting of"는 닫힌 표현으로, 청구된 요소만 정확히 포함되어야 침해가 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번역을 하거나, 혹은 원문 작성을 했다가 나중에 후회하시는 분들을 저는 19년 동안 정말 많이 봤습니다.




해외 특허, 왜 이렇게 어렵다고 하는 걸까요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하거나, PCT 국제출원을 통해 여러 나라에 동시 출원을 하는 경우, 영문 명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 영문 명세서가 문제입니다.


국내 한국어 명세서를 번역해서 제출하는 방식도 있고, 처음부터 영문으로 작성하는 방식도 있는데요. 어떤 방식을 택하든, 특허영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권리가 약해집니다. 번역 과정에서 원래 발명의 핵심이 희석되거나, 청구항의 범위가 의도치 않게 좁아지는 일이 생기거든요.


제가 상담했던 한 스타트업 대표님 이야기를 잠깐 드리면, 비용을 아끼겠다고 일반 번역 업체에 명세서 번역을 맡겼다가 미국 심사관으로부터 Office Action을 받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번역 과정에서 청구항의 기술적 특징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선행기술과 구별이 안 된다는 거절 이유였죠. 결국 그 대표님은 추가 비용을 들여 대응을 해야 했고,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맡겼다면 아꼈을 시간과 돈이 상당했습니다.




특허영어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들, 실제로 어떻게 다른가요


Q&A 형식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실제로 상담 중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입니다.


Q. "claim"이 뭔가요?


청구항이라고 합니다. 특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claim에 적힌 내용만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발명의 범위입니다. 아무리 명세서에 좋은 내용이 많아도, claim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으면 보호받지 못합니다. 특허영어의 핵심은 바로 이 claim 작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Q. "prior art"는 뭔가요?


선행기술입니다. 특허 심사관이 여러분의 발명과 비교하는 기존 기술들이죠. 미국 심사관이 Office Action에서 "rejected over prior art"라고 하면, 이미 비슷한 기술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특허 등록 여부가 갈립니다.


Q. "independent claim"과 "dependent claim"의 차이는요?


독립 청구항과 종속 청구항입니다. 독립 청구항은 혼자 서는 청구항이고, 종속 청구항은 독립 청구항에 추가 특징을 더한 겁니다. 독립 청구항의 범위를 얼마나 넓게 가져가느냐가 특허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너무 넓으면 거절, 너무 좁으면 보호가 약해지는 딜레마. 이 균형을 잡는 것이 변리사의 역할이고요.


다만, 이 부분은 각 기술 분야마다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정도로만 설명 드리고 (더 깊은 내용은 별도 칼럼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셀프로 PCT 출원하다가 생기는 일


가끔 직접 PCT 출원을 해보겠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의지는 정말 훌륭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냉혹합니다.


PCT 출원 자체는 절차를 따라가면 어떻게든 제출은 됩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각 국가 단계(national phase)로 진입할 때, 각 나라의 심사관이 영문 청구항을 보고 판단을 내립니다. 이때 청구항이 특허영어 관행에 맞지 않게 작성되어 있으면, 각 나라에서 줄줄이 거절을 받게 됩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각 나라마다 특허영어 표현에 대한 심사 관행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괜찮은 표현이 유럽에서는 불명확하다고 거절당하기도 하고요.


출원비만 해도 나라별로 수백만 원씩 들어가는데, 잘못된 영문 명세서 하나로 그 투자가 날아가는 상황. 참 안타깝습니다. 그때서야 저한테 연락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미 국가 단계 진입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서 급하게 오시는 경우도 많고요.




그러면 변리사를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특허영어와 관련해서 변리사를 고를 때는 딱 하나만 보시면 됩니다.


해외 출원 실무 경험이 충분한가.


저는 19년 경력 중 상당 부분을 해외 특허 업무에 투자해 왔습니다. 삼성전자 무선통신사업부의 국내외 특허출원 업무를 담당했고, 일본 SONY ENTERTAINMENT와 무라타제작소의 인커밍 특허출원도 다뤘습니다. 단순히 영어 번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 심사관의 관행과 특허영어의 뉘앙스를 실무에서 직접 경험한 겁니다.


변리사에게 상담을 받을 때, 해외 출원 경험이 얼마나 되는지, 특히 어떤 기술 분야의 해외 출원을 주로 했는지 꼭 물어보십시오. 이게 허들이 되어서 걸러지는 사무소가 꽤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특허영어는 단순한 번역이 아닙니다. 발명의 가치를 최대한 보호하는 언어입니다. 잘못된 단어 하나, 잘못된 문장 구조 하나가 수년간의 개발 노력을 법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 제가 늘 되뇌이는 말입니다. 특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비용을 아끼려다 나중에 훨씬 큰 대가를 치르는 경우를 저는 너무 많이 봤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해외 출원 실무 경험이 충분한 변리사를 통해 진행하시는 것을 강력히 권해 드립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