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오늘은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배타적발행권.
출판 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작가 또는 콘텐츠 창작자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막상 "그게 정확히 뭔데요?" 라고 물으면 명확하게 답을 못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실 저도 처음 이 분야 상담을 접했을 때, 저작권법의 구조를 다시 들여다봐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냥 넘기기엔 아까운 개념입니다. 잘못 이해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나중에 그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거든요.

배타적발행권이란 무엇인가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 즉 저작권자는 자신의 작품을 출판사나 플랫폼에 맡겨서 세상에 내보냅니다. 이때 "내 작품을 출판할 수 있는 권리"를 상대방에게 주는 방식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단순히 "허락"을 해주는 방식(이용허락), 다른 하나는 아예 법적으로 설정된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배타적발행권은 후자입니다.
저작권법 제57조에 근거한 권리로, 저작물을 복제·배포하거나 전송할 수 있는 권리를 독점적으로 설정해주는 것입니다. 단순 이용허락과 달리, 이 권리가 설정되면 저작권자 본인도 동일한 방식으로 해당 저작물을 다른 곳에 줄 수 없습니다. 배타적발행권자가 "배타적으로" 그 권리를 갖게 되는 거죠.
쉽게 말하면, 출판사가 작가에게 "이 책, 우리만 낼 수 있게 해줘"라고 요청하고, 작가가 법적으로 그것을 보장해주는 구조입니다.

단순 이용허락과 뭐가 다른가요?
이걸 헷갈리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실제로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웹소설 작가분이 계셨는데요. 플랫폼과 계약을 맺을 때 "독점 계약"이라는 말만 믿고 도장을 찍었다가, 나중에 다른 플랫폼에서 동일 작품을 연재하려다 분쟁이 생긴 경우였습니다. 계약서를 살펴보니 배타적발행권 설정이 아닌 단순 이용허락 조항이었고, 거기에 "독점"이라는 단어만 붙어 있었던 거죠.
차이가 뭐냐고요?
단순 이용허락은 저작권자가 여러 곳에 동시에 허락을 줄 수 있습니다. "독점"이라는 표현이 있더라도, 그것이 법적인 배타적발행권 설정 계약이 아니면 효력이 다릅니다. 저작권법상 배타적발행권은 등록을 통해 제3자에게도 대항력이 생기는 반면, 단순 이용허락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계약서에 "독점"이라는 단어가 있다고 다 같은 게 아닙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배타적발행권, 어떻게 설정하나요?
설정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저작권자와 발행권자 사이에 서면 계약을 체결하고, 그 내용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하면 됩니다.
다만 이때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 어떤 저작물에 대한 권리인지 (대상 명확화)
- 복제·배포인지, 전송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권리 범위)
- 존속기간 (법정 상한은 3년, 단 전자출판은 5년)
- 발행 의무 및 시기
이 중에서 존속기간을 빠뜨리거나 모호하게 적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언제까지 이 계약이 유효한 거냐"를 두고 분쟁이 생깁니다. 경험상 계약서 분쟁의 절반 이상은 이런 기본적인 내용이 불명확해서 발생합니다.
그리고 저작권법상 배타적발행권자는 설정 후 9개월 이내에 저작물을 발행해야 합니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저작권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발행권자 입장에서는 이 점도 놓치면 안 됩니다.

작가 입장에서 주의할 점
솔직히 말하면, 배타적발행권 설정 계약에서 불리한 쪽은 대부분 작가입니다.
특히 신인 작가분들은 계약서를 꼼꼼히 읽기보다는, 출판사나 플랫폼의 말을 믿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배타적발행권이 설정되면 그 기간 동안 저작권자 본인도 해당 방식으로 저작물을 활용하는 데 제약을 받습니다.
이게 뭘 의미하냐면. 내 작품인데 내 마음대로 못 한다는 얘기입니다.
주의해야 할 포인트 몇 가지를 짚어드리면,
- 권리 범위를 최대한 좁게 설정할 것. "복제·배포·전송 일체"라고 뭉뚱그려 설정하면 나중에 웹툰화, 오디오북 등 2차적 활용에서도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존속기간은 반드시 명시할 것. 그리고 가능하면 짧게.
- 중도 해지 조항을 반드시 넣을 것. 발행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특정 조건 불이행 시 해지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계약서 한 장이 몇 년치 창작 활동을 묶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거 진짜입니다.

출판사·플랫폼 입장에서 배타적발행권을 설정해야 하는 이유
반대로, 출판사나 플랫폼 입장에서는 배타적발행권 설정이 왜 중요할까요?
단순 이용허락만 받아 놓은 경우, 저작권자가 다른 플랫폼에도 동일한 허락을 줘버리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마케팅 비용 쏟아붓고 작품 키워놨더니, 동일한 작품이 경쟁 플랫폼에서도 서비스되는 황당한 상황이 생기는 거죠.
배타적발행권을 등록해두면 이런 상황을 법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설정 등록을 마친 배타적발행권은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가 다른 곳에 같은 권리를 줬다 하더라도, 먼저 등록한 배타적발행권자가 우선합니다.
투자를 보호하는 수단. 그게 배타적발행권의 본질입니다.

등록을 미루면 생기는 일
제가 19년 동안 수천 건의 지식재산권 관련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나중에 하지 뭐"라는 말이 가장 위험합니다.
배타적발행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약은 했는데 등록을 미루다가, 그 사이에 저작권자가 다른 플랫폼과 계약을 맺어버리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등록이 되어 있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하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참, 이런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는 게 낫습니다. 나중에 분쟁이 생긴 뒤에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면, 처음에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분쟁 해결 비용이 사전 예방 비용보다 몇 배는 더 들거든요.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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