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청구범위감축보정, 거절이유 극복하는 변리사만의 노하우

윤변리사 2026. 6. 25. 12:47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 청구범위 감축보정은 '포기'가 아니라 '전략'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거절이유통지서를 받은 그날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스타트업 대표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꽤 공을 들인 아이디어였고, 저도 처음 들었을 때 "이건 되겠다" 싶었던 발명이었어요. 그런데 특허청으로부터 거절이유통지서를 받고, 그분이 저에게 전화를 하셨을 때 목소리가 완전히 꺾여 있었습니다.


변리사님, 이거 이제 끝난 건가요?

아닙니다. 전혀요.


거절이유통지서는 심판관이 "이 특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지, "이 특허는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선고가 아닙니다. 이 차이를 모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청구범위 감축보정, 도대체 뭔가요


특허출원을 하면, 명세서 안에 청구항(Claim)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내가 독점하고 싶은 권리의 범위를 적어 놓은 부분입니다. 쉽게 말해, 내 특허가 어디까지를 보호받겠다는 선언이죠.


처음 출원할 때는 당연히 최대한 넓게 씁니다. 그래야 보호 범위가 넓어지니까요. 그런데 특허청 심사관은 이 청구항이 너무 넓다거나, 기존에 비슷한 선행기술이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 거절이유를 통지합니다.


이때 출원인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청구범위 감축보정입니다.


말 그대로 청구항의 범위를 '좁혀서' 선행기술과의 충돌을 피하거나, 심사관이 지적한 문제를 해소하는 방식입니다. 넓게 쳐놓은 그물을 조금 좁혀서, 그 안에 잡히는 물고기는 확실하게 잡겠다는 전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감축보정이 '패배'처럼 느껴지는 이유


솔직히 말씀드리면, 많은 분들이 청구범위를 줄인다는 말 자체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처음에 넓게 잡았는데 그걸 포기하는 것 같다고요. 내가 원하는 걸 다 못 받는 것 같다는 느낌.


그 감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19년 동안 수천 건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제가 확신하는 게 있습니다. 등록이 안 된 넓은 특허보다, 등록된 좁은 특허가 훨씬 낫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막상 거절이유통지서를 앞에 두면 이 판단이 흐려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허는 등록이 되어야 권리가 생깁니다. 아무리 넓은 청구항을 가지고 있어도, 등록이 안 되면 그건 그냥 종이에 불과합니다. 사업을 방어하지도 못하고, 투자자에게 보여줄 수도 없고, 경쟁사를 견제할 수도 없습니다.




감축보정, 이렇게 잘못 하면 망합니다


여기서 잠깐 딴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감축보정이 '전략'이 되려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그냥 심사관이 지적한 부분만 기계적으로 좁혀버리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제가 경험한 케이스를 하나 말씀드릴게요. 어떤 분이 다른 사무소에서 출원을 먼저 진행하셨다가, 거절이유통지가 나온 후 저에게 오셨습니다. 그분이 가져온 서류를 보니, 이전 담당자가 감축보정을 하면서 청구항의 핵심 구성요소를 너무 과도하게 한정해버린 겁니다. 선행기술 회피는 됐는데, 그렇게 좁혀진 특허는 실제 사업에서 경쟁사가 조금만 다르게 구현해도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등록은 됐습니다. 그런데 쓸모가 없는 특허가 된 거죠.


이게 바로 청구범위 감축보정이 단순한 작업처럼 보여도, 절대 단순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어느 부분을 어떻게 좁히느냐에 따라 특허의 가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감축보정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청구범위 감축보정을 할 때 변리사가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 선행기술과의 차별점이 명확히 남아 있는가: 좁혔는데 오히려 선행기술과 겹치는 부분이 생기면 의미가 없습니다.
  • 보정 후 청구항이 명세서의 기재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가: 한국 특허법상 보정은 최초 출원 명세서의 기재 범위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이걸 어기면 '신규사항 추가'로 또 다른 거절이유가 생깁니다.
  • 실제 사업에서 의미 있는 권리 범위가 유지되는가: 등록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등록 후 그 특허가 사업을 지켜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보정서를 작성하는 것,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하루 20건 이상 상담을 하고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저는 이 보정 과정이 사실상 특허 전략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셀프로 하면 어떻게 되냐고요?


글쎄요. 못 한다는 건 아닙니다. 특허청 사이트에서 직접 보정서를 제출하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제가 봐온 결과는 대부분 두 가지 중 하나였습니다. 지나치게 좁혀서 쓸모없는 특허가 되거나, 아니면 신규사항 추가라는 새로운 거절이유를 만들어내거나.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오시는 분들을 저는 꽤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경우도 있었고요.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은 나중에 고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마무리하며


"포기도, 실패도 없다"는 말을 저는 진심으로 믿습니다. 거절이유통지서를 받았다고 모든 게 끝난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 시점이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청구범위 감축보정은 그 기회를 살리는 도구입니다. 제대로 쓰면 강한 무기가 되고, 잘못 쓰면 스스로 권리를 깎아내는 칼이 됩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거절이유통지를 받으셨다면 경험 있는 변리사를 통해 대응 전략을 세우시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