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실용신안특허, 19년 경력 변리사가 직접 쓰는 글

윤변리사 2026. 6. 26. 10:34

실용신안특허 라는 단어를 검색하셨다면, 아마 이미 특허와 실용신안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허로 해야 하나, 실용신안으로 해야 하나.

이 질문, 하루에도 몇 번씩 받습니다. 19년째 이 일을 하면서도 여전히 자주 마주치는 주제입니다.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실용신안, 특허의 '작은 형제'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실용신안을 특허보다 낮은 등급의 권리 정도로 생각하십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초반에 상담하다 보면 그런 뉘앙스로 물어보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특허는 어렵고, 실용신안은 쉬운 거 아닌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실용신안은 물품의 형상·구조·조합에 관한 고안을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특허가 새로운 기술적 사상 전반을 보호한다면, 실용신안은 그 중에서도 물건의 구조나 형태에 집중된 권리입니다. 보호 대상이 다른 거죠. 우열이 있는 게 아니라, 성격이 다른 겁니다.


가령 새로운 화학 조성물이나 제조 방법,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 방식 같은 것들은 실용신안으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무조건 특허로 가야 합니다. 반면, 컵 손잡이 구조를 개선했다거나, 가방 잠금장치의 형태를 새롭게 만들었다거나 하는 물품의 구조적 개선은 실용신안이 오히려 딱 맞는 옷일 수 있습니다.




등록 기간이 짧다는 것, 이게 생각보다 큰 장점입니다


특허와 실용신안을 비교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차이점이 바로 심사 기간입니다.


일반 특허 출원의 경우, 심사청구를 하고 나서 결과를 받기까지 통상 1년 반에서 2년 이상 걸립니다. 우선심사 제도를 활용하면 빠르게 당길 수 있지만, 그래도 6개월에서 1년은 잡아야 합니다.


실용신안은 다릅니다. 출원 후 등록 결정까지 평균 6개월에서 1년 내외로 처리됩니다. 빠른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 사업 현장에서는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소형 의료기기 부품 제조업체 대표님이 계셨습니다. 새로운 구조의 연결 부품을 개발했는데, 6개월 뒤 전시회에서 제품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허 출원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다가는 전시회 때 아무런 권리 보호 없이 아이디어를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었죠. 그 분께는 실용신안 출원을 권해드렸고, 전시회 전에 등록 결정을 받으셨습니다.


타이밍이 사업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 실용신안의 빠른 등록은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그럼 특허 대신 실용신안만 해도 될까요?


여기서 잠깐 딴 이야기를 하자면,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에 비용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실용신안이 특허보다 출원 비용이 약간 낮은 편이거든요. 그래서 "비용 절감 목적으로 실용신안으로 하면 어떨까요?"라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이건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실용신안의 보호 기간은 출원일로부터 10년입니다. 특허의 20년에 비해 절반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물품의 형상·구조·조합에만 적용됩니다. 방법 발명이나 화학 물질 발명, 소프트웨어 발명은 아예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비용을 아끼려다 보호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정작 필요한 보호 범위를 놓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 되는 거죠.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실용신안과 특허, 동시에 출원하는 전략도 있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실용신안과 특허를 동시에 출원하는 전략이 실무에서 꽤 자주 쓰인다는 것을.


실용신안-특허 동시 출원 전략은 이렇게 작동합니다. 실용신안으로 빠른 등록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특허 출원도 진행하는 겁니다. 실용신안으로 당장의 권리를 선점하고, 특허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견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품 출시 일정이 촉박한 스타트업이나, 경쟁사가 유사한 제품을 빠르게 따라올 가능성이 있는 업종에서는 이 전략이 꽤 유효합니다. 실용신안 등록증 하나가 협력사나 투자자와의 미팅에서 신뢰를 주는 역할도 하거든요.


다만, 이 전략이 항상 맞는 건 아닙니다. 동일한 발명에 대해 실용신안과 특허를 동시에 유지할 수 없고, 특허 등록 시 실용신안권은 소멸합니다. 이 부분의 타이밍 관리를 잘못하면 오히려 권리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경험 있는 변리사와 함께 출원 전략을 세우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셀프 실용신안 출원, 러시안 룰렛입니다


특허청 특허로(Patent-ro) 시스템을 통해 개인이 직접 실용신안을 출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절차 자체가 간소화되어 있어서, 서류만 보면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런데 실용신안이 특허보다 심사 기준이 낮다고 해서, 아무 내용이나 출원하면 등록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 청구범위를 너무 좁게 쓰면 등록은 되더라도 보호 범위가 형편없어서 경쟁사가 조금만 변형해도 피해갈 수 있습니다.
  • 청구범위를 너무 넓게 쓰면 선행기술과 충돌해서 거절됩니다.
  • 도면과 명세서의 기재 불일치로 보정 명령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얼마 전에 제조업 하시는 분이 찾아오셨는데, 이미 셀프로 실용신안 출원을 마치셨더군요. 등록은 됐는데, 청구범위가 너무 좁게 작성되어 있어서 경쟁사가 형태를 조금 바꾼 제품을 버젓이 팔고 있었습니다. 침해라고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죠.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등록증이 있다고 권리가 보호되는 게 아닙니다. 제대로 된 권리가 있어야 보호가 됩니다.




실용신안이 맞는 상황, 특허가 맞는 상황


정리해 드리면 이렇습니다.


실용신안이 유리한 경우:

  • 물품의 형상·구조·조합에 관한 고안
  • 빠른 권리 확보가 사업상 중요한 경우
  • 제품 수명 주기가 짧아 10년 보호로 충분한 경우

특허가 필요한 경우:

  • 방법 발명, 화학 물질, 소프트웨어·BM 관련 발명
  • 장기적인 시장 독점이 필요한 경우
  • 라이선싱이나 특허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

물론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발명의 내용, 사업 상황, 경쟁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위 기준은 참고용으로만 활용하시고,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하십시오.




정리 드리면,


실용신안은 특허보다 낮은 권리가 아니라 다른 성격의 권리입니다. 물품의 구조적 개선에는 실용신안이 딱 맞는 선택일 수 있고, 빠른 등록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다만 보호 기간이 10년으로 짧고, 보호 대상에 제한이 있다는 점, 그리고 청구범위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으면 등록증이 있어도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