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미국특허, 19년 경력 변리사가 직접 쓰는 글

윤변리사 2026. 6. 27. 08:15

미국특허 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이미 어느 정도 공부를 하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특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느끼셨거나,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혹은 이미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경쟁사가 유사 제품을 팔고 있어서 뭔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느끼신 분도 계시겠죠.


어떤 상황이든,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미국특허에 대한 큰 그림은 잡히실 겁니다.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미국특허, 한국특허랑 뭐가 다른가요?


솔직히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디서부터 설명을 드려야 할지 잠깐 고민이 됩니다. 그만큼 차이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가장 큰 차이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은 선발명주의에서 선출원주의로 바뀐 나라입니다. 2013년에 AIA(America Invents Act)가 시행되면서 한국과 비슷하게 먼저 출원한 사람이 권리를 갖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모르고 "미국은 먼저 발명한 사람이 이긴다"는 오래된 정보를 믿고 계신 분들이 아직도 꽤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미국특허는 청구항(claim) 하나하나의 해석이 훨씬 엄격하고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등록받은 특허를 그대로 번역해서 미국에 출원하면 어떻게 될까요? 십중팔구 거절됩니다. 아니, 등록이 되더라도 권리범위가 너무 좁아서 실질적으로 쓸모가 없는 특허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그런 거죠. 언어만 영어로 바꾼다고 미국특허가 되는 게 아닙니다.




미국특허, 어떤 경로로 출원하나요?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직접 미국에 출원하는 방법(직접출원)과, PCT 국제출원을 통해 미국에 진입하는 방법 이렇게 둘입니다.


직접출원은 말 그대로 미국특허청(USPTO)에 바로 출원하는 겁니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 출원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미국 출원을 해야 우선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한국 출원일 소급이 안 됩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되는 거죠.


PCT 경로는 국제출원을 먼저 하고, 이후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동시에 진입하는 방식입니다. 한 번에 여러 나라를 노린다면 PCT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대신 시간과 비용이 더 소요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상황마다 다릅니다. 미국 단독으로 노린다면 직접출원을, 유럽·일본·중국 등 여러 나라를 함께 본다면 PCT를 고려하시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부분은 상담 때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들어봐야 정확한 방향이 나옵니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 그리고 그 대가


19년 동안 수천 건의 상담을 하면서, 미국특허 관련해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실수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건 12개월 우선권 기간을 놓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출원해 놓고, 미국 진출을 나중에 생각하다 보니 기간이 지나버리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 출원일로 소급이 안 되고, 그 사이에 공개된 정보들이 선행기술이 되어버립니다. 본인이 공개한 내용이 본인 특허를 막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거죠.


최근에 상담한 스타트업 대표님 한 분이 딱 이 케이스였습니다. 한국 출원 후 14개월이 지나서 "이제 미국도 해야 할 것 같아서요"라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시점에서는 우선권 주장이 불가능했고, 그 사이에 해외 전시회에서 제품을 공개하셨던 터라 미국 출원 자체가 매우 불리한 상황이 되어 있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갈 뿐이죠.


두 번째로 많은 실수는 미국 현지 대리인 선정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미국특허는 미국 변호사(Patent Attorney) 또는 특허대리인(Patent Agent)이 직접 대리를 해야 합니다. 국내 변리사가 직접 미국특허청에 대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국내 변리사 사무소를 통해 진행하더라도, 그 사무소가 신뢰할 수 있는 미국 현지 파트너를 갖고 있는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글쎄요,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진행하다가 낭패를 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미국특허 심사, 얼마나 걸리나요?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국특허 심사 기간은 솔직히 깁니다.


일반적으로 출원 후 최초 심사결과(Office Action)를 받기까지 1년에서 2년 정도가 걸립니다. 기술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IT·소프트웨어 분야는 심사관이 많이 몰려 있어 더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체 등록까지는 보통 2년에서 4년을 봐야 합니다.


기다리기 싫으신 분들을 위해 우선심사(Track One) 제도가 있습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빠르면 6개월~1년 안에 심사가 완료될 수 있습니다.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거나, 미국에서 빠른 권리 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이 옵션을 검토해 볼 만합니다.


심사 과정에서 거절이유(Office Action)가 나오면 대응(Response)을 해야 합니다. 이 대응 과정이 미국특허의 핵심입니다. 단순히 번역만 잘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미국 심사관의 논리에 맞게 청구항을 수정하거나 반박 논리를 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서 경험 있는 파트너를 두지 않으면 등록 가능한 특허도 거절이 됩니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미국특허 비용 때문에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부분은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내 특허 출원보다는 확실히 비쌉니다. 출원 단계에서 국내 변리사 수수료, 미국 현지 대리인 수수료, USPTO 관납료를 합산하면 출원 단계에서만 보통 300만 원에서 600만 원 수준이 됩니다. 이후 심사 대응, 등록 단계까지 합산하면 전체적으로 700만 원에서 1,500만 원 이상을 예상하시는 게 현실적입니다.


비싸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미국 시장에서 경쟁사가 여러분의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특허가 없어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이 비용이 싸게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미국특허, 꼭 있어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미국특허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저는 필요 없는 분께 굳이 권하지 않습니다. 그게 제 19년 변리사 생활의 원칙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래 상황 중 하나라도 해당되신다면, 미국특허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 미국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미국 투자자나 파트너와 협의 중이다 (IP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미국 경쟁사가 유사한 기술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미국 VC나 액셀러레이터와 미팅을 할 때 "미국특허 출원 중"이라는 한 마디가 협상 테이블에서 상당한 무게를 가집니다. 실제로 저에게 오시는 스타트업 대표님들 중에 투자 미팅을 앞두고 급하게 미국 출원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때서야 오시면 다행이지만, 이미 기회를 놓친 경우도 있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미국특허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신뢰할 수 있는 변리사를 통해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미국 현지 파트너와의 네트워크, 그리고 청구항 전략에 대한 경험이 있는 변리사인지 꼭 확인하십시오. 그 선택 하나가 수년 뒤 여러분 사업의 방어막이 되기도 하고, 공격 무기가 되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