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 공동출원은 계약서 없이 진행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공동출원, 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
둘이 함께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공동창업자끼리, 혹은 대학교수와 기업이, 때로는 오랜 친구 사이가 함께 발명을 완성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특허도 같이 내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우리 사이에 무슨 계약서가 필요해?" 라는 말. 19년 동안 제가 가장 많이 들어온 말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말을 했던 분들이, 몇 년 뒤 분쟁을 들고 저를 찾아오는 경우도 정말 많았습니다.
공동출원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사전에 정리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골치 아파지는 것도 흔합니다.

공동출원, 법적으로 어떤 상태인가요
특허법상 공동출원인은 특허권을 지분 형태로 나눠 갖습니다. 지분 비율은 별도로 약정하지 않으면 균등 지분, 즉 50:50으로 봅니다.
그런데 이 지분, 단순히 숫자가 나뉘는 게 아닙니다.
특허법 제99조에 따르면, 공유 특허권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는 그 지분을 양도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할 수 없습니다. 반면 자기 실시, 즉 직접 그 특허를 사용하는 것은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도 가능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A와 B가 공동으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시다. A가 C라는 기업에 "이 특허 써도 됩니다"라고 라이선스를 줬습니다. 그런데 이건 B의 동의 없이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A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C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죠.
반대로 B가 혼자 그 특허 기술을 사용해서 사업을 벌이는 건 가능합니다. A한테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어요. 이 비대칭적인 구조가, 공동출원에서 분쟁이 생기는 근본 원인입니다.

계약서 없이 진행하면 생기는 일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스타트업을 공동창업한 두 분이 함께 핵심 기술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당시엔 사이가 좋았고, 지분도 50:50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창업 2년 만에 두 분이 갈라서게 됐습니다. 한 분은 계속 사업을 이어가고 싶었고, 다른 한 분은 특허 지분을 팔겠다고 나섰습니다.
문제는 그 지분을 경쟁사에 팔겠다고 한 겁니다.
기술적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지분 양도 자체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불리한 쪽은 계속 사업을 해야 하는 쪽이었습니다. 결국 상당한 금액을 주고 지분을 사들이는 것으로 마무리됐는데, 그 과정에서 소요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정신적 소모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처음에 계약서 한 장만 제대로 써뒀어도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공동출원계약서, 뭘 담아야 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동출원계약서는 정해진 양식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꼼꼼하게 챙겨야 합니다.
제가 실무에서 반드시 포함하라고 권고하는 항목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지분 비율: 균등 지분이 아닌 경우, 기여도 산정 기준을 명확히 할 것
- 실시 방법: 각 공유자가 직접 실시할 수 있는 범위, 수익 배분 방식
- 라이선스 허여: 제3자에게 실시권을 줄 때 동의 방식과 수익 배분
- 지분 양도 제한: 양도 시 우선매수권 부여 여부, 경쟁사 양도 금지 조항
- 출원 비용 분담: 출원료, 연차료, 중간사건 대응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
- 분쟁 해결 방법: 의견 불일치 시 중재 또는 소송 관할 합의
이 중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게 뭔지 아세요? 지분 양도 제한 조항입니다. 사이 좋을 때는 당연히 서로 팔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사이가 나빠지면, 그 당연함이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기업-개인 간 공동출원은 더 복잡합니다
개인 발명가와 기업이 공동출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학교수와 기업의 산학협력, 외부 개발자와 스타트업의 협업 등이 대표적이죠.
이 경우엔 힘의 불균형이 존재합니다.
기업 쪽이 계약서 작성을 주도하게 되면, 개인 발명가에게 불리한 조항이 슬그머니 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실시료 없는 무상 실시 허락, 지분 양도 강제 조항 같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반대로 개인 발명가가 계약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서명했다가, 나중에 자기 기술이 자기 동의 없이 사용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글쎄요, 이런 상황에서 "몰랐다"는 말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계약서를 쓰기 전에 한 번쯤 변리사에게 검토를 맡기는 것. 이게 수천만 원짜리 분쟁을 막는 가장 저렴한 방법입니다.

공동출원 후에도 챙길 것이 있습니다
계약서를 썼다고 끝이 아닙니다.
특허가 등록된 이후에도 연차료를 내야 하고, 침해가 발생하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고, 심판이나 소송이 생기면 공유자 전원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특허법상 공유 특허권에 대한 심판 청구는 공유자 전원이 함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이가 나빠진 상태에서 "같이 소송하자"고 설득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겪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이 부분까지 계약서에 담아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분쟁 발생 시 공동 대응 의무, 비용 부담 방식, 소극적으로 나오는 공유자에 대한 처리 방법까지요.

마무리하며
정리 드리면,
공동출원계약서는 특허 출원 전에 반드시 작성해야 하고, 지분 비율·실시 방법·양도 제한·비용 분담·분쟁 해결 조항을 빠짐없이 담아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과 개인 간 계약이라면, 서명 전에 반드시 전문가 검토를 받으십시오.
사이 좋을 때 쓰는 계약서가 진짜 계약서입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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