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요즘 직무발명보상 관련해서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특이한 건, 오시는 분들의 성격이 딱 둘로 나뉜다는 겁니다. 대표님 쪽에서 오시는 분들, 그리고 직원 입장에서 오시는 분들. 입장이 다르다 보니 고민의 결이 완전히 다르더군요.
오늘은 그 두 입장 모두를 아우르면서, 직무발명보상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디서 단추가 잘못 끼워지는지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직무발명보상, 대체 누구 돈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 돈으로 연구하고, 회사 월급 받으면서 만들어낸 발명인데, 그 권리가 발명자 개인에게 있다는 게 선뜻 납득이 안 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이 구조를 접했을 때 좀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법의 원칙입니다. 발명진흥법에 따르면, 발명을 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그 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권리를 갖습니다. 설령 그 사람이 회사 소속 연구원이라 하더라도요.
다만, 직무발명의 경우에는 회사가 그 권리를 승계할 수 있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 이게 직무발명보상의 출발점입니다.
보상 없이 권리만 가져가겠다? 그건 법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이 부분에서 소송이 붙은 사례들이 꽤 있습니다.

규정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이게 많은 대표님들이 착각하시는 부분입니다.
우리 회사는 규정 같은 거 없어도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었어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문제가 터지지 않은 것뿐입니다.
직원이 회사에 있을 때는 조용합니다. 그런데 퇴사하고 나서, 혹은 회사와 갈등이 생긴 이후에 "제가 만든 발명인데 보상을 못 받았습니다"라고 나오면 그때부터가 진짜 문제입니다. 보상 청구 소송, 특허 귀속 분쟁, 심하면 특허 무효 다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규정이 없으면 어떻게 되느냐고요? 법원이 정합니다. 그것도 회사에 불리하게.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창업 7년 차 스타트업 대표님인데, 핵심 연구원이 퇴사하면서 갑자기 직무발명보상금을 청구하겠다고 나온 겁니다. 규정도 없고, 당시에 어떤 합의도 없었던 상태였죠. 결국 꽤 큰 금액으로 합의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분 표현을 빌리자면, "청천벽력이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럼 규정만 만들면 다 해결되나요?
아니요. 여기서 두 번째 함정이 있습니다.
규정을 만들었는데 내용이 엉성하거나, 직원들과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은 경우에는 오히려 그 규정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발명진흥법 제15조를 보시면, 직무발명보상 규정을 만들 때 직원들과의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절차를 빠뜨리면 규정이 있어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보상액 산정 방식도 문제입니다. "적당히 얼마 줄게요" 식의 모호한 규정은 나중에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발명의 종류, 회사 기여도, 발명자 기여도, 실시 이익 등을 반영한 산정 기준이 명확해야 합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보상은 꼭 돈으로 줘야 하나요?
이 질문, 생각보다 자주 받습니다.
꼭 현금일 필요는 없습니다. 회사와 직원이 합의한다면 승진, 스톡옵션, 학위과정 지원, 안식년 부여 같은 비금전적 보상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그 내용이 규정에 명확히 적혀 있어야 하고, 직원이 이를 인지하고 동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보상 시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발명 완성 시점에 바로 줄 수도 있고, 특허 출원 시, 등록 결정 시, 또는 실제로 제품에 적용해서 이익이 발생한 시점에 줄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협의해서 정하면 됩니다.
단, 이 시점을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나중에 잘 해줄게요" 식으로 두시면 안 됩니다. 그게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 들어보셨나요?
사실 이 부분이 대표님들이 가장 눈이 반짝이는 대목입니다.
직무발명보상 규정을 제대로 갖추고, 실제 보상 이력이 있는 기업은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제도인데, 이 인증을 받으면 실익이 상당합니다.
- 별도 서류 없이 특허 우선심사 신청 가능
- 특허·실용신안·디자인 연차료 일부 감면
- 중소벤처기업부 등 각종 정부지원사업 선정 시 가점 부여
정부지원사업 가점 부분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경쟁이 치열한지, 그 가점 하나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니까요.
보상을 주면 회사가 손해라고 생각하셨다면, 이 인증 제도를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셀프로 규정 만들면 안 되나요?
안 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셀프로 규정을 만들었다가 문제가 생겨서 오시는 분들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표준 규정 양식을 그대로 복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양식이 우리 회사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 직원 수나 업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경우, 협의 절차를 빠뜨린 경우 등 허점이 생기기 쉽습니다.
19년간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건, 법적인 문서는 처음에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한번 잘못 끼운 단추는 나중에 바로잡는 데 몇 배의 비용과 시간이 듭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십시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직무발명보상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대표님 입장에서도, 직원 입장에서도 억울한 상황이 생기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규정을 갖춰 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인생 길다, 지금 당장 귀찮다고 미뤄두지 마십시오.
꼭 저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변리사를 통해서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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