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해외특허, 국내 출원 먼저 하면 3개월 손해 봅니다

윤변리사 2026. 7. 2. 14:02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오늘은 해외특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주제로 글을 쓸 때마다 마음이 조금 무거워집니다. 19년간 수천 건의 상담을 하면서, 해외특허 때문에 뼈아픈 경험을 한 분들을 너무 많이 봐왔거든요. 막을 수 있었던 피해였는데,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렇습니다.




해외특허, 왜 이렇게 복잡하게 느껴지는가


처음 해외특허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변리사님, 그냥 한 번에 전 세계 다 되는 거 아닌가요?

안타깝지만, 아닙니다.


특허는 속지주의 원칙이 적용됩니다. 한국 특허청에서 등록을 받았다고 해서 미국에서도, 중국에서도 자동으로 보호받는 게 아닙니다. 각 나라마다 별도로 출원하고, 별도로 심사받고, 별도로 등록을 받아야 합니다. 뭐 그런 거죠.


그래서 해외특허는 단순히 "몇 개국에 낼 것인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언제, 어떤 루트로, 어느 국가에 진입할 것인지를 따져봐야 하는 겁니다.




국내 출원 후 1년, 이 기간이 전부입니다


해외특허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우선권 기간입니다.


한국에서 특허출원을 하고 나면, 그 출원일로부터 1년 이내에 해외 각국에 우선권을 주장하며 출원을 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어떻게 될까요.


출원 자체를 못 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한국 출원일을 기준으로 우선권을 인정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 사이에 유사한 기술이 공개되거나, 누군가 먼저 출원을 해버리면 등록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낭패를 본 스타트업을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1년. 짧은 것 같지만, 정신없이 사업하다 보면 훌쩍 지나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PCT는 만능열쇠인가


이쯤에서 PCT 이야기가 나옵니다.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특허협력조약)를 통한 국제출원.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부 분들은 이걸 하면 전 세계 특허가 한 번에 해결된다고 오해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PCT의 본질은 시간을 버는 것입니다.


국내 출원일로부터 30개월(국가에 따라 29~31개월)까지, 각국 진입 결정을 미룰 수 있는 제도입니다. 1년 안에 "미국 갈지, 유럽 갈지, 중국 갈지" 결정을 못 하겠다면, PCT로 시간을 확보하고 그 안에 판단하는 거죠.


단, 여기서 반드시 기억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PCT 출원 자체가 각국 특허등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30개월이 지나기 전에 원하는 국가에 개별적으로 진입 출원을 해야 합니다. PCT만 해두고 아무 조치도 안 하면, 그 기간이 지나는 순간 해외 권리보호는 사라집니다. 이 사실을 몰라서 낭패를 본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미국, 중국, 유럽 — 어디에 낼 것인가


PCT로 시간을 벌었다면, 이제 진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어느 나라에 출원할 것인가.


이건 사업 전략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변리사가 대신 결정해줄 수 없는 영역이죠. 다만 판단에 도움이 될 만한 기준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 미국: 특허 분쟁이 가장 활발한 시장. 기술 기업이라면 거의 필수에 가깝습니다. 다만 심사 기간이 길고, 비용도 상당합니다. 출원부터 등록까지 평균 2~3년, 비용은 최소 500만 원 이상을 예상하셔야 합니다.

  • 중국: 제조업 기반의 사업이라면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중국은 선출원주의가 강하게 적용되는 나라입니다. 내가 출원 안 해도 누군가 먼저 내버리면 그게 권리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기술을 중국 업체가 먼저 중국에 등록해버린 사례, 저도 상담에서 여러 번 접했습니다.

  • 유럽(EPO): 유럽특허청을 통해 출원하면 여러 유럽 국가에 동시 진입이 가능합니다. 다만 등록 후 각국에서 번역본 제출 등 별도 절차가 있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어느 나라에 낼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내 특허 명세서가 해외 심사를 버텨낼 수 있는 수준인가"입니다.


국내 출원 명세서를 그대로 번역해서 해외에 제출하면 거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나라의 심사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청구항 작성 방식이 한국과 다르고, 유럽은 발명의 기술적 효과를 훨씬 엄격하게 봅니다. 이 부분을 준비 단계에서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비용만 쓰고 등록은 못 받는 상황이 생깁니다.




비용, 얼마나 들까요


해외특허 비용은 국가마다, 기술 분야마다 다릅니다. 그래도 대략적인 기준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PCT 출원 단계에서 국제관납료만 약 180만 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변리사 비용이 더해지면 PCT 출원 총비용은 300~400만 원 수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각국 개별 진입 단계에서는 나라마다 다른데, 미국 기준으로 출원부터 등록까지 OA 대응 포함해서 최소 700만~1,000만 원 이상은 예상하셔야 합니다. 중국, 일본은 그보다 조금 낮은 편이고요.


부담되는 금액인 건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꼭 필요한 국가에, 꼭 필요한 시점에"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 준비 없이 여러 나라에 뿌리듯 출원하는 건 비용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해외특허, 이것만은 기억하십시오


19년간 수천 건의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해외특허에서 실패하는 분들의 패턴은 거의 비슷합니다. 너무 늦게 시작하거나, 너무 서둘러 잘못된 루트로 진행하거나. 이 두 가지입니다.


"아직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지 않았으니까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생각으로 미루다가 1년 우선권 기간을 놓치는 분들. 반대로 "일단 여러 나라에 다 내고 보자"며 준비 없이 진행했다가 등록은 못 받고 비용만 쓰는 분들.


참, 안타까운 경우들입니다.


정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해외 진출 계획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국내 출원 직후부터 전문가와 상의하십시오. 그 시점에 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더라도, 어떤 루트로 언제 진행해야 하는지 로드맵을 그려두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저는 하루에 20건 이상의 상담을 하고,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경험에서 나온 말씀이니, 가볍게 듣지 마시길 바랍니다.




정리 드리면,


해외특허는 국내 출원 후 1년이 골든타임이고, PCT는 그 시간을 30개월로 늘려주는 도구이며, 각국 개별 진입은 반드시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느 나라에 낼지는 사업 전략과 연결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


이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