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침해감정 의뢰 전, 이 5가지 확인하고 계신가요

윤변리사 2026. 7. 3. 12:24
우리 기술을 침해당한 것 같은데, 어떻게 확인하죠?

이 질문, 하루에도 몇 번씩 받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19년째 이 일을 하다 보니, 특허침해감정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막막해하시는지 압니다. 그래서 오늘은 좀 솔직하게 써보려 합니다.




특허침해감정, 그게 뭔가요


한마디로, 상대방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내 특허를 침해하는지 아닌지를 전문가가 공식적으로 판단해 주는 절차입니다.


그냥 "저 회사가 내 특허 베꼈어요"라고 주장하는 것과, 감정서 한 장을 손에 쥐고 주장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법적 분쟁에서 감정서는 증거 자료로 활용됩니다. 민사소송, 형사고소, 특허심판원 절차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은 크게 두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내 특허를 상대방이 침해하는지 확인하는 침해 여부 감정과, 반대로 내가 상대방 특허를 침해하는지 미리 확인하는 비침해 확인 감정. 이 두 가지입니다.


후자는 사실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 출시 전에 미리 확인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훨씬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되거든요.




침해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하나요


특허침해 여부는 청구항 대 대상물 비교로 이루어집니다.


특허의 핵심은 청구항입니다. 청구항에 적힌 구성요소가 상대방 제품에 모두 존재하면 침해. 하나라도 빠지면 원칙적으로 침해가 아닙니다. 이걸 '구성요소 완비 원칙'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구성요소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아도, 기능·방법·결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침해로 볼 수 있는 균등론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전문가의 판단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감정 결과가 흑백으로 딱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꽤 됩니다. "침해 가능성 있음"이라는 회색지대가 존재하고, 그 회색지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분쟁의 승패를 가릅니다. 그래서 경험 많은 변리사가 감정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문서 비교가 아니라, 분쟁 전략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작업이거든요.




감정을 의뢰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감정을 의뢰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 내 특허등록증 및 등록공보 (청구항 확인용)
  • 상대방 제품·서비스의 구체적인 자료 (카탈로그, 사용설명서, 홈페이지 캡처, 실제 제품 등)
  • 분쟁의 목적 (소송? 경고장 발송? 협상 카드?)

특히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 감정서는 목적에 따라 작성 방향이 달라집니다. "일단 경고장 보내서 협상 테이블 만들기"와 "민사소송 증거로 쓰기"는 요구하는 감정의 깊이 자체가 다릅니다.


이 부분을 명확히 하지 않고 감정을 의뢰하면, 나중에 쓸 수 없는 감정서를 손에 쥐게 될 수 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을 잃는 게 더 아깝습니다.




실제로 이런 분들이 찾아오십니다


최근에 이런 분이 상담을 오셨습니다.


수년간 공들여 개발한 제품을 출시했는데, 어느 날 경쟁사에서 거의 똑같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내놓더라는 겁니다. 특허는 이미 등록이 되어 있었고요. 그런데 이분이 처음 하신 일이 뭔지 아세요? 혼자 특허청 공개정보를 뒤지면서 "이거 침해 맞지?"라고 결론을 내리신 거예요.


그리고 변호사를 찾아가서 소송부터 얘기하셨다고 합니다.


변호사 분이 현명하게도 "변리사한테 감정부터 받아오세요"라고 했고, 그제서야 저한테 오신 거죠.


감정을 해보니, 결론은 침해 가능성이 높긴 했습니다. 다만 청구항 일부 구성요소에서 균등론 적용 여부가 쟁점이었고, 소송보다는 경고장을 먼저 보내 협상을 유도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드렸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진행했고, 소송 없이 합의로 마무리됐습니다.


소송 먼저 들어갔다면? 시간과 비용이 몇 배는 더 들었을 겁니다.




감정서 없이 경고장 보내는 건 러시안룰렛입니다


이 부분은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간혹 "변리사한테 비용 들이기 싫어서" 직접 경고장을 보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인터넷에 경고장 양식도 많고, 특허번호만 적으면 될 것 같아 보이니까요.


그런데 침해 여부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경고장을 발송하면,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거나,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먼저 제기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내가 공격하려다가 수비 태세를 갖출 시간도 없이 당하는 거죠.


눈물을 흘리며, 그때서야 변리사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감정서 한 장이 그 모든 상황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분쟁이 커지면 그 비용의 수십 배가 나갑니다.




감정, 누구에게 맡겨야 하나요


변리사라면 누구나 감정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습니다.


해당 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 실제 분쟁 경험, 그리고 감정서가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한 전략적 시각. 이 세 가지를 갖춘 변리사와 그렇지 않은 변리사의 감정서는 품질이 다릅니다.


저는 19년 동안 특허 출원부터 심판, 감정, 분쟁 대응까지 실무 최전선에서 해왔습니다. 하루 20건 상담, 월 100건 출원 관리를 유지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감정 업무에도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특히 IT·소프트웨어·BM 분야의 특허 감정은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의견서가 나오지 않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해당 분야 경험이 충분한 변리사를 통해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정리 드리면,


특허침해감정은 분쟁의 시작점에서 방향을 결정하는 작업입니다. 소송을 할지, 협상을 할지, 아니면 제품을 수정할지. 감정서 하나가 그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감정 없이 움직이는 건, 지도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