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디자인등록요건심사, 도면 하나 잘못 그려도 불합격입니다

윤변리사 2026. 7. 4. 07:3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디자인등록 심사에서 탈락하는 사례의 상당수는 요건을 제대로 몰라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19년 동안 변리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디자인 사건을 다뤄왔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디자인 등록은 특허보다 쉬울 것 같다는 인식이 생각보다 뿌리 깊게 박혀 있더군요. "그냥 예쁜 디자인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




디자인등록, 왜 생각보다 까다로운가


디자인보호법에서 말하는 디자인이란 물품의 형상, 모양, 색채 또는 이들의 결합으로서 시각을 통해 미감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법 조문으로만 보면 단순해 보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 정의 안에 심사관이 들여다보는 요건이 여러 겹으로 쌓여 있다는 겁니다.


특허청 심사관은 디자인 출원이 들어오면 크게 두 가지 트랙으로 검토를 합니다. 하나는 등록받을 수 있는 디자인인지의 실체적 요건, 다른 하나는 출원 서류가 제대로 갖춰졌는지의 방식적 요건입니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걸리면 거절이유가 나오게 됩니다.


아무 준비 없이 출원서를 제출했다가 6개월 뒤에 거절이유 통지를 받고 당황하시는 분들, 정말 많이 봤습니다. 그때서야 저에게 연락을 주시는 거죠.




실체적 요건 — 여기서 대부분 걸립니다


실체적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신규성창작비용이성입니다.


신규성은 쉽게 말하면, 출원 전에 이미 세상에 공개된 디자인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 등록이 안 된다는 겁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지도 포함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SNS에 올린 사진, 크라우드펀딩 페이지에 게시한 제품 이미지, 전시회에 출품한 실물. 이것들이 전부 공지 행위에 해당합니다. 본인 스스로 신규성을 날려버리는 케이스를 저는 한 해에도 몇 건씩 봅니다. 진짜 안타깝습니다.


창작비용이성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기존에 알려진 형상이나 모양을 단순히 조합하거나, 흔히 있는 형태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경우에는 창작성이 없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기존 텀블러 디자인에 손잡이 모양만 살짝 바꾼 것이라면 심사관은 창작비용이성이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제 디자인은 독특한데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독특함을 심사관에게 설득하는 것이 변리사의 역할입니다. 출원 단계에서 도면 구성과 설명을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심사 결과가 달라집니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방식적 요건 — 사소해 보이지만 치명적


셀프로 디자인 출원을 진행하시다가 방식적 요건에서 걸리는 경우도 생각보다 흔합니다.


디자인 출원에서는 도면이 핵심입니다. 디자인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정면, 배면, 좌측면, 우측면, 평면, 저면의 6면도를 제출해야 합니다. 여기에 사시도를 추가로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고요. 문제는 이 도면들 간에 형상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정면도와 측면도의 비율이 맞지 않거나, 특정 면에서 보이는 형상이 다른 면과 모순되는 경우, 심사관은 바로 거절이유를 통지합니다.


한 번은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본인이 직접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로 도면을 만들어서 제출하셨는데, 렌더링 이미지를 그대로 도면으로 사용하셨던 거예요. 심사관 입장에서는 배경 그림자, 재질 표현, 광원 효과 같은 것들이 형상의 일부인지 아닌지 판단이 안 됩니다. 결국 방식 심사에서 보정 요구를 받으셨고, 그 과정에서 시간도 돈도 상당히 낭비하셨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공업상 이용가능성 — 의외로 놓치는 요건


디자인보호법은 공업상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등록이 가능하다고 규정합니다. 쉽게 말하면 동일한 디자인을 양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자연물 그 자체, 예를 들어 나뭇잎 모양 그대로를 디자인으로 출원하는 것은 공업상 이용가능성이 없습니다. 물론 나뭇잎에서 모티프를 따온 제품 디자인은 가능합니다. 이 구분이 생각보다 미묘합니다.


또 하나, 부동산이나 자연 지형에 관한 것, 순수 예술작품처럼 양산이 목적이 아닌 경우도 이 요건에서 걸릴 수 있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 이 요건은 대부분의 공산품 디자인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디지털 콘텐츠나 화상디자인 쪽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는 영역입니다.




화상디자인 —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


2021년 디자인보호법 개정으로 물품에 표시되지 않는 독립된 화상디자인도 등록이 가능해졌습니다. UI, 아이콘, 앱 화면 같은 것들이 이제 디자인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된 거죠.


그런데 이 분야는 아직 심사 기준이 정착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어떤 화상이 물품성 요건을 갖추는지, 창작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해 심사관마다 미묘하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험이 쌓인 변리사가 아니면 이 영역에서 제대로 된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최근 화상디자인 관련 출원을 꽤 많이 다루고 있는데, 초기 도면 설계 단계에서 어떤 화상 범위를 청구하느냐가 등록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 별도 칼럼으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선행디자인 조사, 출원 전에 반드시 하십시오


설마 내 디자인이랑 똑같은 게 있겠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글쎄요. 전 세계에서 매년 수십만 건의 디자인이 출원됩니다. 특허청 디자인맵, 해외 디자인 데이터베이스를 제대로 검색해 보면 생각보다 유사한 선행디자인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행디자인 조사 없이 출원했다가 거절이유를 받으면, 그때부터는 선택지가 좁아집니다. 보정을 통해 청구 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가거나, 의견서로 유사하지 않음을 주장하거나. 처음부터 제대로 조사하고 전략을 세웠다면 겪지 않아도 될 과정입니다.


하루 20건 상담을 직접 진행하다 보면, 이미 유사한 선행디자인이 존재하는데 모르고 출원해서 거절된 사례를 한 달에도 몇 건씩 접합니다. 출원 전 조사에 드는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거절 후 재출원하는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오히려 훨씬 저렴합니다.




정리드리면,


  • 디자인등록 요건은 신규성, 창작비용이성, 공업상 이용가능성 세 가지가 핵심
  • 방식적 요건인 도면 작성 수준이 등록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음
  • 출원 전 선행디자인 조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 화상디자인처럼 새로운 영역은 경험 있는 변리사와 함께 전략을 짜야 함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디자인 출원 경험이 충분한 변리사를 통해서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디자인은 특허보다 쉬울 것 같다는 생각, 그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