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 통상실시권은 잘 쓰면 사업의 무기가 되고, 잘못 쓰면 예상치 못한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통상실시권, 알고 계셨나요?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독점권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특허권자가 직접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특허 없이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특허권자에게 "좀 써도 될까요?" 하고 허락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 "허락을 받아 사용하는 권리"가 실시권입니다.
실시권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전용실시권과 통상실시권. 이 둘을 헷갈리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전용실시권은 마치 특허를 임대한 것처럼 해당 범위 내에서는 특허권자도 사용을 못 하게 되는 강력한 권리입니다. 반면 통상실시권은 특허권자가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허락을 줄 수 있는, 좀 더 유연한 형태의 사용 허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늘은 이 중 통상실시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볼 생각입니다.

통상실시권이 생기는 세 가지 경로
실무에서 통상실시권이 발생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허락에 의한 통상실시권: 특허권자와 계약을 맺고 사용 허락을 받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 법정 통상실시권: 법이 정한 특정 요건에 해당하면, 계약 없이도 통상실시권이 인정됩니다.
- 강제 통상실시권: 특허청장이 일정 요건 하에 강제로 실시를 허락하는 경우입니다.
허락에 의한 통상실시권은 계약서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느 범위에서 쓸 수 있는지,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로열티는 어떻게 정산하는지. 이걸 명확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분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에는, 구두로 "써도 된다"는 말 한마디만 믿고 수년간 사업을 해오다가 특허권자가 바뀌거나 관계가 틀어지면서 갑자기 사용 금지 통보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때서야 뒤늦게 계약서를 챙겼어야 했다며 후회하시는 거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법정 통상실시권, 이건 좀 특별합니다
법정 통상실시권은 특허법이 직접 인정하는 권리라 계약서가 없어도 발생합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경우를 말씀드리면요.
선사용에 의한 통상실시권이 대표적입니다. 누군가가 특허를 출원하기 전에, 이미 그 기술을 국내에서 사업적으로 쓰고 있었거나 준비 중이었다면, 그 사람은 특허가 등록된 이후에도 계속 그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특허법 제103조에 규정된 내용입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내가 먼저 이 기술을 쓰고 있었으니까 괜찮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하시는데, 선사용 통상실시권이 인정받으려면 사업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입증 자료가 없으면 권리 주장 자체가 어렵습니다.
글쎄요. 입증 자료를 미리 챙겨두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제 경험상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나는 이미 쓰고 있었는데 왜 못 쓰냐"며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직무발명에 의한 통상실시권도 자주 나오는 케이스입니다. 직원이 회사 업무와 관련된 발명을 했을 때, 특허권이 직원에게 귀속되더라도 회사는 무상으로 그 특허를 사용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갖습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이 부분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직원이 퇴사하면서 문제가 되는 사례를 저는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등록을 해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통상실시권을 계약으로 취득했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특허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특허권자가 "나는 그 계약 몰라요"라고 하면 어떻게 됩니까? 이럴 때 통상실시권을 특허원부에 등록해 두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허법 제118조가 바로 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통상실시권은 등록을 해야 그 이후에 특허권을 취득한 사람에게도 효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게 러시안 룰렛 같은 상황이 되는 거죠. 계약서도 있고, 로열티도 꼬박꼬박 내고, 수년간 사업을 해왔는데. 특허권자가 특허를 팔아버리면서 새 주인이 나타나 "당신은 이 특허 못 써요"라고 하면 어떻게 됩니까. 등록을 안 해뒀다면 속수무책입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강제실시권, 현실에서 얼마나 쓰이나요?
강제 통상실시권은 특허법 제107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특허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특허를 실시하지 않거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에 특허청장이 강제로 실시를 허락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내에서 강제실시권이 실제로 발동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제도는 있지만 현실에서 활용되는 빈도는 매우 낮습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의약품 분야에서 강제실시권에 대한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활발해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은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통상실시권 계약, 이것만은 꼭 확인하세요
19년 동안 수천 건의 지식재산권 관련 상담을 하면서, 통상실시권 계약이 문제가 되는 경우를 꽤 많이 봤습니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의 패턴을 정리해 보면 거의 비슷합니다.
계약서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범위가 모호하거나, 기간 갱신 조항이 없거나. 이 세 가지 중 하나입니다.
통상실시권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최소한 이 부분은 명확히 해야 합니다.
- 실시 범위: 어느 제품에, 어느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 존속 기간과 갱신 조건
- 로열티 산정 방식과 정산 주기
- 특허권 이전 시 통상실시권의 처리 방법
이 정도가 빠지면 나중에 분쟁이 났을 때 해결이 굉장히 복잡해집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변리사와 함께 검토하시는 것을 강력히 권해 드립니다.

셀프로 처리하다가 낭패 보는 경우
최근 들어 통상실시권 계약을 당사자끼리 알아서 처리하려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인터넷에 계약서 양식도 많이 돌아다니고, 비용을 아끼고 싶은 마음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상담을 하신 분이 계셨는데요. 5년 전에 직접 작성한 통상실시권 계약서로 사업을 운영해 오셨는데, 특허권자가 다른 회사에 특허를 양도하면서 새 특허권자로부터 사용 중단 요구를 받으셨습니다. 계약서에 특허 이전 시 통상실시권 처리에 대한 조항이 없었고, 등록도 안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했고, 상당한 추가 비용을 지불하게 됐습니다.
단추를 처음부터 잘못 끼운 경우입니다. 처음에 제대로 했더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였죠.
정리 드리면,
특허 통상실시권은 계약의 범위를 명확히 할 것, 특허원부에 등록할 것, 선사용의 경우 입증 자료를 미리 갖출 것.
이 세 가지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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