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권존속기간, 20년이면 끝? 숨겨진 연장 규칙까지 알려드립니다

윤변리사 2026. 7. 20. 09:23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권의 존속기간은 출원일로부터 20년입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숫자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수십 년간 쌓아온 사업의 핵심 기술을 경쟁사에 고스란히 넘겨주는 분들을 저는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20년, 생각보다 짧습니다


출원일로부터 20년.


처음 들으면 꽤 긴 것 같죠. 그런데 실제로 특허를 받아서 사업에 써먹는 기간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1년~2년 정도입니다. 심사청구를 하고, 심사관이 검토하고, 거절이유가 나오면 대응하고. 이 과정이 생각보다 깁니다. 그러면 실제로 등록된 특허를 손에 쥐는 시점은 출원일로부터 이미 1~2년이 지난 후입니다.


20년에서 2년을 빼면 18년.


거기다 사업 초기에는 특허를 활용할 여력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품 개발, 마케팅, 자금 조달에 치이다 보면 특허 전략을 제대로 쓰기 시작하는 게 등록 후 3~4년이 지나서인 경우도 흔합니다.


결국 실질적으로 특허권을 무기로 쓸 수 있는 시간은 15년 안팎이 되는 거죠.




존속기간, 왜 이렇게 정해졌을까요


특허법 제88조에 따르면, 특허권의 존속기간은 특허출원일로부터 20년이 되는 날까지입니다. 등록일이 아니라 출원일 기준이라는 점, 꼭 기억하십시오.


왜 20년일까요? 잠깐 딴 이야기를 하자면, 이건 사실 국제 조약에서 비롯된 겁니다. 1994년 TRIPS 협정(무역관련 지식재산권 협정)에서 특허 존속기간을 출원일로부터 최소 20년으로 정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WTO 회원국이 이를 따르고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이 20년이라는 기간은 발명자의 독점권 보호와 공공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 숫자입니다. 발명을 공개하는 대신 일정 기간 독점권을 주고, 그 이후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한다는 거죠.


그래서 존속기간이 만료된 특허는 공공의 영역(public domain)으로 넘어갑니다. 아스피린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바이엘이 특허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아스피린을 만들 수 있죠.




그런데 존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거, 아셨나요


특허권 존속기간은 20년으로 고정된 게 원칙이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의약품이나 농약 분야가 그렇습니다. 이 분야는 특허를 받아도 실제로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를 받는 데 수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허를 손에 쥐고 있어도 팔 수 없는 기간이 생기는 거죠.


이런 불합리함을 보완하기 위해 특허법은 존속기간 연장등록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허가 등을 받기 위해 특허발명을 실시하지 못한 기간만큼, 최대 5년까지 존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 특허나 되는 건 아닙니다. 연장 신청을 할 수 있는 요건이 있고,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별도 칼럼으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존속기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생기는 일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19년간 수천 건의 특허를 다루면서, 존속기간 문제로 낭패를 보는 케이스를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10년 전에 특허를 받아두고, 사업이 바빠서 관리를 거의 못 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경쟁사가 자신의 기술과 거의 동일한 제품을 출시하는 걸 보고 저를 찾아오셨죠.


특허를 확인해봤더니, 존속기간이 이미 만료된 상태였습니다. 정확히는 연차료 미납으로 특허권이 소멸된 케이스였습니다.


특허권은 등록만 한다고 유지되는 게 아닙니다. 매년 연차료(특허료)를 납부해야 권리가 살아 있습니다. 3년치를 한꺼번에 납부하는 방식이 기본이고, 이후 매년 갱신해야 합니다. 이 연차료를 내지 않으면 특허권은 소멸됩니다. 그것도 조용히.


특허청에서 "연차료 안 내셨는데요?"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납부 기한을 놓치면 추가납부 기간(6개월)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지나치면 회복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 분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으셨죠. 10년간 지켜온 기술이 하루아침에 공공의 영역으로 넘어간 겁니다.




연차료 체계, 이렇게 됩니다


특허 연차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갑니다.


  • 1~3년차: 비교적 저렴
  • 4~6년차: 중간 수준
  • 7년차 이후: 점점 높아짐
  • 10년차 이후: 상당한 금액

이건 의도적인 설계입니다. 오래된 특허일수록 사업적 가치가 크다는 전제 하에, 그만큼의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거죠. 반대로 말하면, 가치 없는 특허는 자연스럽게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포트폴리오 정리를 할 때 이 연차료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 특허가 앞으로 내야 할 연차료 이상의 가치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못 하면 포기하는 거죠.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많은데, 초기에 출원해 놓은 특허들을 아무 생각 없이 유지하다가 불필요한 연차료를 수년간 납부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반대로 핵심 특허를 연차료 몇십만 원 아끼려다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있고요. 둘 다 안타깝습니다.




특허 출원 시점, 전략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존속기간이 출원일 기준이라는 사실에서 하나의 중요한 전략이 나옵니다.


"언제 출원하느냐"가 곧 "언제까지 보호받느냐"를 결정합니다.


너무 일찍 출원하면?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존속기간의 일부를 소진하게 됩니다. 너무 늦게 출원하면? 경쟁사가 유사한 기술을 먼저 출원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 균형을 잡는 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는 상담에서 항상 "지금 이 기술이 사업화되는 시점이 언제냐"를 먼저 물어봅니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역산해서 출원 타이밍을 잡는 거죠.


아무 생각 없이 "아이디어가 생겼으니 일단 출원"이라는 접근은, 단추를 잘못 끼운 채로 20년을 보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정리 드리면,


  • 특허권 존속기간은 출원일로부터 20년
  • 등록일이 아닌 출원일 기준임을 반드시 기억할 것
  • 연차료 미납 시 존속기간 내라도 특허권 소멸
  • 의약품·농약 분야는 최대 5년 연장 가능
  • 출원 타이밍이 곧 보호 기간의 실질적 가치를 결정

정도를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특허는 받는 것보다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하루 20건 상담,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직접 관리하면서 느끼는 것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등록 성공률이 높은 것도 중요하지만, 등록 이후 권리를 제대로 살려두는 것. 그게 진짜 특허 관리입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