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기술평가라는 단어를 검색하셨을 정도이면, 단순히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받는 것 이상을 생각하고 계신 분일 겁니다.
투자를 받으려는 건지, 정부지원사업을 준비 중인 건지, 아니면 특허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건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내 특허가 실제로 얼마짜리인지 알고 싶다"는 거죠.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대표 변리사 윤웅채입니다.
저는 기술거래사이자 기업·기술가치평가사 자격을 함께 보유하고 있습니다. 변리사 생활 19년 중에서 상당한 시간을 특허기술평가 실무에 쏟아왔습니다. 산업은행 IP 담보대출을 위한 특허기술가치평가, 기술보증기금 IP 보증을 위한 권리성 평가,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의 특허매매 관련 평가까지. 그 경험이 지금도 실무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오늘은 특허기술평가가 뭔지, 언제 필요한지, 그리고 어떤 함정이 있는지를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특허기술평가, 그게 정확히 뭔가요?
쉽게 말하면, 특허로 보호받고 있는 기술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지는지를 수치로 환산하는 작업입니다.
단순히 특허가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가치를 말할 수 없습니다. 등록된 특허라도 권리범위가 좁거나, 이미 업계에서 쓰이지 않는 기술이라면 시장 가치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반대로,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기술이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면 평가액이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특허기술평가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 권리성 평가: 해당 특허가 얼마나 강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가. 청구항의 범위, 무효 가능성, 침해 입증 가능성 등을 봅니다.
- 기술성·사업성 평가: 해당 기술이 시장에서 실제로 쓰일 수 있는가. 기술 완성도, 시장 규모, 경쟁 기술 현황 등을 분석합니다.
이 두 가지를 종합해서 최종적으로 금액이 산출됩니다. 기관마다 평가 방법론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은 비슷합니다.

언제 특허기술평가가 필요한가요?
이 질문을 받으면 저는 반대로 묻습니다. "지금 어떤 상황이세요?"
특허기술평가가 필요한 상황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IP 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에서 특허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이때 반드시 공인된 평가기관의 평가서가 필요합니다. 저도 우리은행 기술신용평가 업무를 직접 수행한 경험이 있어서, 이 분야는 꽤 잘 압니다.
기술보증기금(기보) 보증을 받으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보는 자체적으로 IP 보증을 위한 권리성 평가를 수행하는데, 여기서 특허의 권리성이 낮게 나오면 보증 한도가 줄어듭니다. 특허 출원 단계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청구항을 설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이 VC나 엔젤투자자를 만날 때, 보유 특허의 가치가 기업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허기술평가서가 있으면 협상 테이블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특허 매매 및 라이선스 협상 시에도 씁니다. 특허를 팔거나 기술이전 계약을 맺을 때, 근거 없이 가격을 제시하면 협상이 안 됩니다. 평가서 한 장이 협상의 출발점이 됩니다.

평가서 하나면 다 해결될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평가서는 도구입니다. 도구를 쓰는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입니다.
제가 상담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케이스를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IT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대표님이 계셨습니다. 투자 유치를 앞두고 특허기술평가를 받았는데, 평가액이 기대보다 훨씬 낮게 나왔습니다. 이유를 파고들어 보니, 특허 청구항이 너무 좁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기술 자체는 충분히 차별화되어 있었는데, 특허 명세서에 그 차별성이 제대로 담겨 있지 않았던 겁니다. 권리성 점수가 낮으니 전체 평가액도 낮게 나올 수밖에 없었죠.
특허를 출원할 때부터 "이 특허가 나중에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를 생각하고 설계해야 한다는 말을 제가 늘 하는 이유입니다. 등록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좁게 써놓은 특허는, 나중에 평가받을 때 발목을 잡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 평가서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평가 전에 해당 특허의 권리범위를 점검하는 과정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보정이나 분할출원을 통해 권리를 보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평가기관은 어디서 골라야 하나요?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평가기관 선택은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IP 담보대출이나 기보 보증처럼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경우라면, 해당 금융기관이 인정하는 공인 평가기관을 써야 합니다. 아무 곳에서나 받은 평가서는 인정이 안 됩니다. 이 부분을 모르고 비용을 써버리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죠.
반면, 내부 의사결정이나 투자 협상용이라면 공인 여부보다 평가의 논리적 완결성이 더 중요합니다. 평가 방법론이 명확하고, 시장 데이터가 충실하게 뒷받침되어 있는지를 확인하십시오.
한 가지 더. 평가기관을 고를 때 평가를 수행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꼭 확인하세요. 특허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이 재무 모델만 돌리면, 숫자는 나오지만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보고서가 나옵니다. 기술을 아는 사람이 권리성을 보고, 시장을 아는 사람이 사업성을 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옵니다.

평가액을 높이려면 뭘 해야 하나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평가를 받기 전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권리성 측면에서는 청구항 범위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보정이나 분할출원을 검토해야 합니다. 사업성 측면에서는 해당 기술이 실제로 어떤 시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특허 하나만 달랑 있는 것보다, 핵심 특허를 중심으로 주변 특허들이 포진해 있는 포트폴리오가 평가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미 등록된 특허의 권리범위를 사후에 넓히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처음 출원할 때부터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나중에 평가받을 걸 생각하면서 특허를 출원해야 한다는 말을 제가 고객들에게 입이 닳도록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특허기술평가, 변리사가 왜 필요한가요?
평가 자체는 평가기관이 합니다. 그런데 왜 변리사가 필요하냐고 물으신다면.
평가 전 준비 과정에서 변리사의 역할이 있고, 평가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변리사의 역할이 있습니다.
특히 권리성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경우, 그 이유가 명세서 작성의 문제인지, 청구항 설계의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보완책을 찾는 것은 변리사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평가기관 담당자에게 "왜 이렇게 낮게 나왔냐"고 항의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근거를 갖춰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특허를 보강해서 재평가를 받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저는 기술거래사와 기업·기술가치평가사 자격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변리사로서 특허 권리를 보고, 평가사로서 가치를 보는 두 가지 시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게 이 분야에서 제가 가진 강점입니다. 19년 실무를 하면서 쌓인 경험이 이 지점에서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특허기술평가를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반드시 특허 전문가와 사전 상담을 거치시기 바랍니다. 평가서 한 장을 받는 데 드는 비용보다, 준비 없이 낮은 평가를 받은 후 다시 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훨씬 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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