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물 특허라는 단어를 검색하셨다면, 이미 어느 정도 감을 잡고 계신 분일 겁니다.
"내가 만든 이 배합, 이 성분 조합이 특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계신 거겠죠.
결론부터 드리겠습니다. 됩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조성물 특허, 도대체 뭘 보호하는 건가
특허라고 하면 대부분 기계 구조나 제조 공정 같은 걸 떠올리십니다. 그런데 사실 특허의 세계에서 조성물 특허는 꽤 강력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조성물 특허는 성분의 조합 자체를 권리로 잡는 겁니다.
예를 들어, A 성분 30%, B 성분 20%, C 성분 10%를 혼합했을 때 기존에 없던 특정 효과가 나온다면, 그 배합 자체가 특허의 대상이 됩니다. 화장품, 식품, 의약품, 코팅제, 접착제, 비료, 세정제...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조성물 특허는 제가 19년 실무를 하면서 가장 "범위 싸움"이 치열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청구항 하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보호받는 영역이 하늘과 땅 차이가 납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좀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등록이 되려면 뭐가 달라야 하나
조성물 특허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거절 이유, 딱 두 가지입니다.
신규성 부족과 진보성 부족.
신규성은 쉽게 말해 "이미 세상에 알려진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기존 논문, 특허, 제품 어디서든 동일한 조성이 공개된 적 있으면 탈락입니다.
진보성은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성분들을 단순히 섞은 것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심사관의 판단이 들어옵니다. 이게 사실 조성물 특허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거절이유입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화장품 원료 배합 특허를 혼자 출원하셨다가 저에게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거절이유통지서를 받고 오셨는데, 보니까 심사관이 "각 성분은 기존에 알려진 것이고, 이를 혼합한 것만으로는 예상치 못한 효과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분이 처음 출원 명세서를 작성할 때 효능 데이터를 전혀 넣지 않으셨던 게 문제였습니다.
이게 조성물 특허의 함정입니다. 효과의 현저성을 어떻게 뒷받침하느냐가 등록의 핵심인데, 처음 명세서 작성 단계에서 이걸 빠뜨리면 나중에 보정으로 메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데이터가 없으면 반쪽짜리 특허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조성물 특허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실험 데이터입니다.
"기존 A 성분만 썼을 때보다, A+B를 이 비율로 섞었을 때 항균력이 3배 증가했다" 같은 수치가 명세서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이게 있고 없고의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데이터가 없는 조성물 특허는 심사관 입장에서 "그래서 왜 이게 특별한 거죠?"라는 반문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거절이유가 나왔을 때, 반박할 근거 자체가 없어지는 거죠. 러시안 룰렛 같은 상황이 됩니다.
제가 하루 20건 상담을 하다 보면, "이미 실험은 다 해봤는데 데이터 정리를 안 했다"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런 분들께는 먼저 데이터를 정리해서 가져오시라고 합니다. 데이터 없이 출원하는 건 단추를 잘못 끼운 채 옷을 다 입는 것과 같습니다.

청구항의 범위, 이게 전부입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조성물 특허에서 청구항을 어떻게 쓰느냐는 정말이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 성분 25~35%, B 성분 15~25%라고 범위를 넓게 잡느냐, 아니면 A 성분 30%, B 성분 20%로 딱 고정하느냐에 따라 보호받는 영역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좁게 쓰면 등록은 쉬워지지만, 경쟁사가 비율을 살짝 바꿔서 유사 제품을 내놓아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넓게 쓰면 보호 범위가 커지지만, 심사 통과가 까다로워집니다.
이 균형점을 어디서 잡느냐가 변리사의 실력입니다. 뭐 그런 거죠.
글쎄요, 저도 처음 10년은 이 균형점을 찾는 데 많이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지금은 월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쌓인 경험으로 어느 정도 감이 잡히지만, 이게 책으로 배울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수천 건의 거절이유통지서를 분석하고, 심판 결과를 추적하면서 몸으로 익히는 겁니다.

셀프 출원, 이 분야만큼은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사실, 조성물 특허는 셀프 출원이 특히 위험한 분야입니다.
구조물 특허나 방법 특허에 비해 청구항 작성의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심사관의 거절이유 유형도 훨씬 다양합니다. 성분의 함량 범위 설정, 효과의 기재 방식, 선행기술과의 차별성 논리 등 신경 써야 할 포인트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이미 한 번 셀프로 출원했다가 거절을 받고 오시는 분들입니다. 그때 가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 출원 명세서에 없는 내용을 나중에 추가하는 건 원칙적으로 안 되거든요. 이게 특허법의 보정 제한 규정입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하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입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조성물 특허를 셀프로 진행해서 약한 권리로 등록을 받는 경우도 문제입니다. 등록은 됐는데, 경쟁사가 살짝 비율만 바꿔도 침해가 성립 안 되는 특허. 이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를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특허가 있는데 막지 못하는 상황. 생각보다 허탈합니다.

의약품·화장품·식품 분야, 추가로 알아야 할 것
분야별로 조성물 특허에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의약품 분야라면, 용도 특허와의 조합을 생각해야 합니다. 동일한 조성이라도 "암 치료용"이라는 용도를 특정하면 별도의 특허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꽤 복잡한 영역이라 (추후 별도 칼럼으로 설명 드릴 예정입니다) 지금은 이 정도만.
화장품이나 식품 분야는 선행기술이 워낙 방대합니다. 논문, 특허, 제품 공개 자료까지 수십 년치가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선행기술 조사를 출원 전에 반드시 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배합을 개발했더라도, 이미 누군가 먼저 공개했다면 특허는 어렵습니다.
저는 조성물 특허 상담을 할 때 반드시 출원 전 선행기술 서치부터 권유합니다. 이게 없으면 눈 감고 걸어가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마무리하며
조성물 특허, 어렵습니다. 그냥 성분 나열해서 출원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면 큰코다칩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고, 제대로 된 변리사와 함께 한다면 충분히 강한 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19년 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그걸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지금 조금 더 공들여서 제대로 된 특허 하나를 만드는 것이, 나중에 몇 배로 돌아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 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당장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알려 드리는 링크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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