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청구항, 이것 하나 잘못 쓰면 특허 무효 됩니다

윤변리사 2026. 7. 23. 09:57

안녕하세요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요즘 특허청구항 관련 문의를 주시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특허를 처음 알아보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걸려 넘어지는 부분이기도 하고, 반대로 이미 특허를 받으셨는데 나중에서야 청구항이 잘못 작성됐다는 걸 알게 되어 낭패를 보시는 분들도 꽤 됩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특허청구항이 뭔지, 솔직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특허명세서를 처음 보시면 아마 당황하실 겁니다. 발명의 설명, 도면, 요약서... 이것저것 많은데, 그 중에서 법적으로 실질적인 효력을 가지는 부분은 딱 하나입니다. 바로 특허청구항(Claims) 입니다.


쉽게 말하면, 청구항은 "내가 독점하고 싶은 영역이 이것이다"라고 특허청에 선언하는 문장입니다. 이 경계선 안에 들어오면 침해, 밖이면 침해가 아닌 거죠. 그러니 청구항을 어떻게 쓰느냐가 특허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발명의 설명이 아무리 길고 상세해도, 청구항에 빠진 내용은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청구항 하나로 수천만 원이 날아간 사례


제가 19년 동안 상담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케이스 중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님이 저를 찾아오셨는데요. 이미 특허 등록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경쟁사가 자신의 기술을 거의 그대로 베껴서 제품을 출시했다는 겁니다. 분명히 특허가 있는데 왜 막을 수 없냐고, 억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셨죠.


등록된 특허 명세서를 살펴봤습니다. 발명의 설명 부분에는 기술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청구항을 보는 순간 문제를 바로 알았습니다. 청구항에 불필요한 구성요소가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권리 범위가 지나치게 좁게 설정된 거죠.


경쟁사는 그 구성요소 중 하나만 살짝 빼거나 변형해서 청구항 바깥으로 빠져나간 겁니다. 법적으로는 침해가 아닌 게 됩니다. 특허는 있는데 막을 수 없는, 그야말로 빈 껍데기가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 대표님은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그때서야 다시 새로운 전략으로 출원을 준비하셨지만, 이미 시간과 비용은 상당히 낭비된 후였죠.




독립항과 종속항, 왜 구분해야 하나요?


청구항은 크게 독립항종속항으로 나뉩니다.


독립항은 다른 청구항을 인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성립하는 청구항입니다. 권리범위가 가장 넓게 설정되는 부분이고, 특허의 핵심 보호 영역이 여기에 담깁니다. 종속항은 독립항을 인용하면서 추가적인 구성요소를 더하는 청구항인데요, 독립항이 무효가 되더라도 종속항이 살아남을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합니다.


비유하자면, 독립항은 울타리를 크게 치는 것이고 종속항은 그 안에 추가 보호막을 치는 겁니다. 두 가지를 전략적으로 조합해야 공격에도 방어에도 쓸 수 있는 특허가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곳에서 출원을 진행하면, 독립항을 지나치게 좁게 쓰거나, 반대로 너무 넓게 써서 거절을 받는 일이 생깁니다. 이 균형을 잡는 게 변리사의 진짜 실력입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셀프 출원, 청구항에서 가장 많이 실패합니다


요즘 특허청 온라인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보니, 셀프 출원을 시도하시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비용을 아끼려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셀프 출원에서 가장 많이 무너지는 부분이 바로 청구항입니다. 발명의 설명은 어떻게든 쓸 수 있어요. 그런데 청구항은 법적 문서입니다. 한 문장 안에 발명의 구성요소를 논리적으로 연결해서, 너무 좁지도 넓지도 않게 써야 합니다. 이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제가 하루에 약 20건 이상의 상담을 직접 진행하고, 월 100건 가까운 출원을 관리하면서 느끼는 건데요. 셀프 출원으로 오신 분들 중 청구항이 제대로 작성된 경우를 저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진짜로요.


특히 BM특허(비즈니스모델 특허) 분야는 청구항 작성이 더욱 까다롭습니다. 무형의 서비스 방식을 청구항 언어로 구체화하는 작업 자체가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하거든요. 제가 BM특허 등록율 90% 이상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청구항 전략에 있습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셀프 출원이 러시안 룰렛 같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등록이 되더라도 청구항이 잘못 작성된 특허는 나중에 침해 분쟁에서 아무 힘을 못 씁니다.




Q. 청구항을 나중에 고칠 수는 없나요?


이 질문, 정말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출원 후 보정은 가능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심사 중에는 일정 범위 내에서 청구항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원 당시 명세서에 기재되지 않은 내용을 새롭게 추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를 신규사항 추가 금지 원칙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처음에 단추를 잘못 끼웠으면 나중에 고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됩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작성하는 것이 유일한 답입니다.


등록이 된 이후에는 더 어렵습니다. 등록 후에는 권리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의 정정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좁히는 것만 가능하거든요. 그러니 처음 출원 단계에서 청구항을 잘 설계해야 합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청구항 전략,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변리사로 19년을 일하면서 수천 건의 출원을 다루다 보니, 좋은 청구항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독립항은 발명의 본질적인 특징만 담아 권리범위를 최대한 넓게
  • 종속항은 구체적인 실시 형태를 담아 독립항의 안전망 역할을 하도록

이 두 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선행기술과 충분히 차별화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말은 쉽죠. 하지만 실제로 이걸 해내려면 해당 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 특허청 심사 기준에 대한 경험, 그리고 수많은 거절 사례를 분석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특허 하나를 출원하는 비용이 아깝다고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잘못 설계된 청구항으로 등록받은 특허는, 경쟁사가 조금만 비틀면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그 특허를 믿고 사업을 키워온 시간과 비용이 한순간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