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요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출원하면 돈과 시간을 동시에 날립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요건, 왜 이게 중요한가
19년 동안 수천 건의 특허를 다루다 보면, 패턴이 보입니다.
처음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 이미 출원을 마치고 오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변리사님, 제가 직접 출원했는데 거절이 왔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말씀을 들을 때마다 솔직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특허요건. 이게 단순히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특허청 문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셀프 출원 실패는 바로 이 요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데서 시작됩니다.

특허를 받으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3개의 산
우리 특허법은 특허를 받기 위한 조건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신규성: 출원 전에 이미 세상에 알려진 기술이 아닐 것
- 진보성: 기존 기술과 비교해 단순한 조합이나 변형이 아닐 것
- 산업상 이용가능성: 실제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
여기서 산업상 이용가능성은 사실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충족합니다. 문제는 신규성과 진보성입니다. 이 두 가지가 출원 성패를 가르는 핵심 관문입니다.

신규성,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저는 이 아이디어를 아무에게도 말한 적이 없어요. 당연히 신규성 있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릅니다.
신규성은 '내가 공개했느냐'가 아니라, '세상 어딘가에 이미 존재하느냐'의 문제입니다. 특허청 심사관은 전 세계의 특허 문헌, 학술 논문, 제품 카탈로그, 심지어 유튜브 영상까지 선행기술로 인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이미 미국이나 일본의 특허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다면, 그 순간 신규성은 없는 겁니다.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정말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습니다. 스마트 물류 관련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대표님이셨는데,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나서 투자자 미팅에서 발표 자료로 공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특허 출원을 하려 하셨는데, 그 발표 자료 자체가 이미 공개된 선행기술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으셨죠. 다행히 공지예외 적용 제도를 활용해서 해결할 수 있었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생겼다면, 공개 전에 먼저 출원하십시오.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진보성, 이게 진짜 핵심입니다
신규성은 그래도 어느 정도 직관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보성은 다릅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거절이 나오고, 가장 많은 분들이 좌절하십니다.
진보성이란 간단히 말하면 이런 겁니다. "기존 기술을 그냥 합쳐놓은 것 아닌가요?" 라는 심사관의 질문에 당당하게 "아닙니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A라는 기술과 B라는 기술이 이미 공개되어 있을 때, A+B를 합친 것이 내 발명이라면 진보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단순히 합쳤다고 다 부정되는 건 아닙니다. 그 결합이 당업자, 즉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쉽게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이어야 하고, 그 결합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효과가 나와야 합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진보성 판단은 변리사의 경험과 전략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아이디어라도 어떻게 청구항을 작성하느냐에 따라 등록이 되기도 하고, 거절이 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경험 없는 변리사나 셀프 출원이 무너지는 겁니다. 아무런 전략 없이 출원서를 제출하는 건 러시안 룰렛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래의 공지글에는 제가 운영하는 법인 및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 정도는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선택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특허요건 검토 없이 출원하면 생기는 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선행기술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출원을 하면, 출원 후 약 1년에서 1년 반 정도 지나서 심사 결과가 나옵니다. 이때 거절이유 통지가 오면, 대응 기간이 주어지긴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처음 출원 단계에서 이미 단추를 잘못 끼운 경우에는 그 어떤 보정을 해도 극복이 안 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겁니다.
더 심각한 건 이겁니다. 특허 출원을 해놓고 마치 특허를 받은 것처럼 사업을 진행하다가, 나중에 거절 확정이 나는 경우입니다. 그 사이에 제품 생산, 마케팅, 투자 유치까지 진행한 분들의 경우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거죠.
사실 저에게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이미 이런 상황을 겪으신 분들입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했으면 이 고생을 안 했을 텐데"라고 하시는 분들을 보면, 19년 동안 이 일을 해온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서, 특허요건 검토는 어떻게 해야 하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허요건 검토는 혼자 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진보성 판단은 전문가도 쉽지 않습니다. 저도 하루에 20건 가까운 상담을 하면서, 선행기술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검색하고, 유사 출원 사례들을 비교하는 작업을 매번 합니다. 단순히 인터넷 검색으로 "비슷한 게 없네"라고 판단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특허요건을 충족하는 것과, 충족하면서도 권리범위를 넓게 가져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등록은 받았는데 권리범위가 너무 좁아서 경쟁사가 아주 조금만 바꿔도 침해가 안 되는 특허. 이런 특허는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부분은 추후 별도 컬럼으로 더 자세히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적절한 변리사를 통해서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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