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조사, 제조업체 대표들이 자주 묻는 질문 3가지

윤변리사 2026. 7. 30. 15:3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허조사를 건너뛰는 것은 도박입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특허법인 테헤란, 윤 변리사입니다.




특허조사, 왜 먼저 해야 하는가


요즘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분들이 꽤 많습니다.


아이디어가 생겼다. 빨리 출원하고 싶다. 그래서 조사는 나중에 해도 되지 않냐고.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순서가 잘못됐습니다.


특허조사는 출원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내 아이디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선행기술이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거든요. 이걸 건너뛰고 출원부터 하면, 몇 달 후 특허청에서 거절이유가 날아옵니다. 그때 가서 "아, 이미 있었구나"를 깨닫는 거죠. 시간도, 돈도 그냥 날아가는 겁니다.


19년 동안 수천 건의 상담을 직접 진행하면서, 이 패턴을 정말 지겹도록 봤습니다.




선행기술조사와 특허조사, 같은 말인가요?


이런 궁금증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선행기술조사, 특허조사, 선행기술 검색... 다 같은 말 아닌가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비슷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조금 다르게 구분하기도 합니다.


특허조사는 국내외 특허 데이터베이스를 뒤져서 내 발명과 유사한 기술이 이미 공개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 전반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선행기술조사뿐 아니라, 특정 기업의 특허 포트폴리오 분석, 분쟁 가능성 검토, 무효 자료 조사 등 여러 목적이 포함됩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일반적으로 발명가나 기업이 출원을 앞두고 진행하는 특허조사는 "선행기술조사"가 핵심입니다. 내 기술이 새로운지, 진보성이 있는지를 미리 가늠하는 작업이죠.




특허조사를 제대로 안 하면 생기는 일


최근에 상담한 분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이셨는데,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특허출원을 먼저 진행하셨습니다. 그런데 출원 후 약 8개월이 지나서 거절이유 통지가 왔어요. 이미 비슷한 기술이 일본 특허로 공개되어 있었던 겁니다. 국내 특허만 검색하고 해외는 확인을 안 하신 거죠.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해 청구항을 좁혀야 했는데, 그렇게 되면 보호받고 싶은 핵심 기술 범위에서 한참 벗어나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경우였어요.


결국 기존 출원을 포기하고 전략을 전면 재검토했습니다. 시간은 1년 가까이 날아갔고, 비용도 이중으로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저도 안타깝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특허조사를 먼저 했다면 어땠을까요. 일본 선행기술을 미리 발견하고, 차별화 포인트를 잡아서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청구항을 설계할 수 있었겠죠. 방향 자체가 달라졌을 겁니다.




특허조사, 직접 해도 되는 건가요?


그거 아시나요?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키프리스(KIPRIS)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만 되면 국내 특허를 검색해볼 수 있어요. 미국은 USPTO, 유럽은 Espacenet, 전 세계 특허는 구글 패턴스로도 어느 정도 확인이 됩니다.


그러면 셀프로 해도 되지 않냐고요?


글쎄요. 검색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검색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입니다.


특허는 청구항 언어가 핵심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완전히 다른 기술처럼 보여도, 청구항의 기재 방식에 따라 동일한 발명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슷해 보여도 실제로는 충분히 차별화가 가능한 경우도 있고요. 이 판단을 제대로 하려면 상당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하루 20건 상담, 월 100건 이상 출원을 직접 관리하면서 느끼는 건데, 셀프 조사 후 "이미 없는 것 같아요"라고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는 유사한 선행기술이 존재하는 경우입니다. 검색 키워드를 잘못 잡았거나, 외국어 특허를 놓쳤거나, 유사한 개념을 다른 표현으로 기재한 특허를 지나친 경우죠.


러시안 룰렛 같은 셀프 조사로 출원을 결정하는 것, 저는 권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특허조사에서 실제로 확인하는 것들


변리사가 특허조사를 할 때 단순히 "비슷한 게 있나 없나"만 보지 않습니다.


  • 선행기술의 출원일과 공개일 (내 발명보다 먼저인가)
  • 청구항의 구성요소가 내 발명과 어떻게 겹치는가
  • 해당 선행기술의 권리가 현재 살아있는가, 소멸했는가
  • 국내뿐 아니라 주요 해외 특허까지 포함되는가

이 중 하나라도 놓치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특히 권리 소멸 여부는 중요한데, 이미 권리가 만료된 기술이라면 오히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걸 모르고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특허조사는 단순히 "등록될 수 있냐 없냐"를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출원 전략 자체를 어떻게 짤 것인가를 결정하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청구항의 방향이 달라지고, 어떤 기술적 특징을 강조할지가 달라지거든요.




조사 결과가 좋지 않다면,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선행기술이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선행기술과 내 발명이 어떻게 다른지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차별화 포인트가 명확하면 충분히 등록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히려 선행기술을 먼저 파악했기 때문에 전략을 더 정교하게 짤 수 있는 거죠.


제가 19년간 봐온 케이스 중에 처음 조사에서 "어렵겠다"고 판단됐던 발명이 전략을 바꿔 등록에 성공한 경우가 꽤 됩니다. 반대로 조사 없이 무작정 출원했다가 오히려 더 좁은 권리로 등록받거나, 아예 거절된 경우도 많고요.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이지, 실패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포기도 없습니다. 다만, 올바른 방향을 먼저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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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