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특허심판승소율, 변리사 선택이 판가름 나는 이유

윤변리사 2026. 8. 3. 08:42

특허심판에서 진 뒤에야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미 특허청 거절결정을 받고, 심판까지 갔다가 또 떨어지고, 그제서야 "이거 뭔가 잘못됐구나" 싶어서 연락을 주시는 거죠. 안타깝지만 이 시점에는 되돌릴 수 있는 폭이 매우 좁아져 있습니다.


심판승소율, 숫자 뒤에 숨은 함정


특허심판 승소율이라고 하면 다들 어떤 절대적인 수치를 기대하십니다. "이 사무소는 승소율 몇 프로다" 하는 식으로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수치는 함정이 많습니다.


거절결정불복심판, 무효심판, 권리범위확인심판, 정정심판. 각각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어떤 심판을 얼마나 다뤘느냐에 따라 승소율은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승소 가능성이 명백한 사건만 골라 수임하는 사무소라면, 승소율 90%도 어렵지 않습니다. 반대로 어려운 사건도 마다하지 않고 끝까지 붙는 사무소는 오히려 승소율이 낮게 나올 수도 있고요.


저는 19년차 변리사로 활동하면서 BM특허 분야에서는 등록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이건 애초에 등록가능성 검토 단계에서 무리한 사건을 걸러내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입니다. 심판 단계로 넘어가면 이야기는 또 달라집니다.


거절결정불복심판,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특허청 심사관으로부터 거절결정을 받으면, 그때부터 3개월 안에 거절결정불복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그걸로 끝입니다. 되돌릴 방법이 없어요.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 셀프출원으로 진행하다가 거절결정을 받으신 분이 계셨습니다. 3개월 기한을 착각해서 거의 마지막 날 저에게 연락을 주셨는데, 다행히 시간 안에 처리는 했습니다만 정말 아찔했습니다. 심판청구서 작성부터 의견서 보정까지 며칠 만에 다 해내야 했으니까요.


거절결정불복심판의 승소율을 높이려면, 사실 심판 단계보다 그 이전이 훨씬 중요합니다. 심사 단계에서 의견제출통지서를 받았을 때 얼마나 정확하게 대응했느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이미 거절결정까지 나온 상태라면, 새로운 증거나 보정의 여지가 있는지부터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가능성이 없는데 억지로 심판을 끌고 가는 건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꼴이 됩니다.


무효심판, 공격과 방어가 완전히 다릅니다


무효심판은 상대방의 등록특허를 무효로 만들기 위한 절차입니다. 반대로 내 특허가 무효심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고요.


우리 상표를 누가 베꼈어요, 무효로 만들어 주세요

이런 문의, 하루에도 여러 건씩 받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여다보면 승산이 별로 없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입장이라면, 상대방 권리의 등록일 기준으로 선행기술을 얼마나 촘촘하게 찾아내느냐가 관건입니다. 반대로 방어하는 입장이라면, 상대가 제시하는 선행기술이 실제로 내 발명과 얼마나 유사한지, 진보성 판단의 논리를 어떻게 짜느냐가 승패를 가릅니다.


제가 예전에 다뤘던 사건 중에, 원조 상호를 빼앗긴 자영업 대표님이 무효심판을 통해 되찾은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승소 가능성을 반반 정도로 봤습니다만, 증거자료를 하나씩 모으면서 승산이 점점 올라갔죠. 이런 사건은 초기 판단만으로 끝이 아니라, 진행하면서 전략을 계속 수정해야 합니다.


무작정 연락부터 주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의 업무 철학을 한번 살펴 보시고, 공감이 되는 경우에만 문의를 부탁 드립니다.





승소율 높이려면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심판 대리를 맡길 사무소를 고르실 때, 저라면 이 두 가지를 꼭 물어보겠습니다.


  • 유사한 기술분야 심판을 몇 건이나 다뤄봤는지
  • 심판 청구 전 승소 가능성을 얼마나 솔직하게 알려주는지

두 번째가 사실 더 중요합니다. 승소 가능성이 낮은데도 일단 청구부터 하자고 부추기는 경우,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허심판원 통계를 보면 전체 심판 사건의 인용률(청구인 승소 비율)은 사건 종류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평균적으로 3040%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턱대고 심판부터 청구했다가는 시간과 비용만 날리고 오히려 상대방 권리를 더 공고하게 만들어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심판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것들


심판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항상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심판은 시작이 반이 아니라, 시작 전 검토가 반입니다.

청구취지를 어떻게 잡을지, 증거를 어떤 순서로 제출할지, 구술심리를 신청할지 여부까지. 이런 부분들이 승소율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최근 특허법 개정으로 우선심사 요건이 완화된 부분도 있어서, 심판과 별개로 신속한 권리화가 필요한 경우라면 이 제도를 함께 검토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부분은 추후 별도 컬럼으로 다시 설명 드리겠습니다.)


잠깐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결국 심판승소율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그 숫자가 어떤 사건들로 만들어진 통계인지, 담당 변리사가 내 사건을 얼마나 정직하게 진단해주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는 말씀을 자주 드립니다. 심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떨어졌다고 끝난 게 아니라, 항고심판이나 특허법원 소송으로 이어갈 방법이 남아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포기하기 전에 정확한 진단부터 받으시길 권합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