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스토리

AI알고리즘특허, 변리사 VS 변호사 딱 까놓고 말할께요

윤변리사 2026. 8. 3. 15:45

특허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부쩍 늘어난 문의가 있습니다.


바로 AI알고리즘 관련 특허입니다. 챗GPT 열풍 이후로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앞다투어 저를 찾아오시는데요.


AI알고리즘, 특허가 안 된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리즘 자체는 수학 공식이라 특허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 오십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특허법상 자연법칙 그 자체, 수학적 알고리즘 그 자체는 특허의 보호대상이 아닙니다. 순수한 계산식이나 데이터 처리 로직만 놓고 보면 거절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지점이 있습니다. AI알고리즘이 특정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결합되어 구체적인 효과를 낸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이 의료영상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데 쓰인다거나, 특정 센서 데이터를 처리해서 제조 공정의 불량률을 낮추는 데 활용된다면, 이는 단순한 수학이 아니라 산업상 이용 가능한 발명으로 인정받을 여지가 충분합니다.


저희 법인에서도 최근 3년간 AI알고리즘 관련 출원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딥러닝 기반 이상탐지 시스템, 자연어처리를 활용한 추천엔진, 강화학습 기반 자동제어 시스템까지 분야도 다양합니다.


청구항 작성이 승패를 가릅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핵심입니다.


같은 알고리즘을 가지고도 어떻게 청구항을 쓰느냐에 따라 등록 여부가 완전히 갈립니다. 제가 19년간 특허 업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분류하는 방법"이라고 쓰면 십중팔구 거절됩니다. 왜일까요? 이건 그냥 아이디어의 나열이지, 구체적인 기술적 구성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사관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라는 질문이 남는 거죠.


반면 "특정 센서로부터 수집된 진동 데이터를 전처리하는 단계, 이를 합성곱 신경망에 입력하여 특징을 추출하는 단계, 추출된 특징을 기반으로 설비 고장 시점을 예측하는 단계를 포함하는 방법"처럼 구체적인 데이터 흐름과 기술적 구성을 명시하면 등록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이 차이, 생각보다 큽니다. 저희 법인의 BM특허 및 소프트웨어 특허 등록율이 90% 이상을 유지하는 것도 이런 청구항 설계 노하우 덕분입니다. 하루 평균 20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AI알고리즘 특허에서 거절되는 케이스의 8할 이상이 바로 이 청구항 작성 단계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였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자주 하시는 실수


최근 상담한 스타트업 대표님 중에 이런 분이 계셨습니다.


본인이 개발한 추천 알고리즘을 논문으로 먼저 발표하신 겁니다. 학회에서 발표하고 나서야 특허 생각이 나서 저에게 연락을 주셨는데요.


다행히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을 활용해서 구제받을 수 있었지만, 이건 정말 운이 좋았던 케이스입니다. 발표일로부터 12개월 이내였기에 가능했던 거지, 만약 1년이 지났다면 손쓸 방법이 없었습니다.


AI알고리즘은 기술 발전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오늘 만든 모델이 6개월 뒤면 구식이 되는 분야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표님들이 특허보다 논문이나 오픈소스 공개를 먼저 서두르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특허 출원 전 공개는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학회 발표, 블로그 포스팅, 심지어 투자자 미팅에서의 상세한 자료 공유까지도 신규성 상실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대리를 찾는 분이 아닌, 장기적인 윈윈 관계를 원하는 분들을 전 좋아합니다.





우선심사, AI 분야는 꼭 활용하세요


그거 아시나요? 최근 특허법 개정으로 우선심사 신청 요건이 완화됐습니다.


AI알고리즘처럼 기술 변화가 빠른 분야는 일반 심사로 진행하면 등록까지 1년 반에서 2년 가까이 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 사이 시장 상황이 바뀌고, 경쟁사가 유사 서비스를 먼저 출시해버리면 특허를 받아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우선심사를 활용하면 이 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특히 벤처인증을 받았거나 정부 R&D 과제와 연계된 경우, 또는 실제 사업화가 진행 중인 경우라면 우선심사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 법인은 월 평균 100건 이상의 출원을 관리하면서, 이런 우선심사 활용 전략도 함께 컨설팅해 드리고 있습니다.


셀프 출원, 정말 위험합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AI알고리즘 특허는 절대로 셀프로 진행하시면 안 됩니다. 다른 분야보다도 더 위험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반 기계 발명은 도면과 구조만 봐도 어느 정도 발명의 실체가 파악됩니다. 하지만 AI알고리즘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 처리 로직이기 때문에, 이걸 특허 문서로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전문성의 영역입니다.


실제로 개발자 출신 대표님이 혼자 특허명세서를 작성해서 출원했다가, 청구항이 너무 추상적으로 작성되어 거절결정을 받으신 사례를 봤습니다. 소스코드는 완벽했지만, 그것을 특허법이 요구하는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에서 실패한 거죠. 결국 처음부터 다시 출원해야 했고, 그 사이 우선권까지 놓쳐버린 안타까운 경우였습니다.


인생 길다, 짧게 생각하지 말자는 말을 저는 늘 되뇌입니다. 지금 당장 비용 몇 십만원 아끼려다가, 나중에 훨씬 큰 손해로 돌아오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정리 드리면,


AI알고리즘은 그 자체로는 특허가 어렵지만 하드�웨어나 구체적 기술과 결합되면 충분히 등록 가능하고, 청구항 작성 방식이 등록 여부를 좌우하며, 공개 시점 관리와 우선심사 활용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생각과 업무철학에 동의하신다면 문의 주셔도 좋습니다. 가장 정확하고, 신속한 길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